글로 읽는데도 선생님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해야 하거나 이 사람을 그만 보고 싶다는 기분이 느껴질 때면 뾰루퉁해진 아이느낌이 전해져서 약간의 웃음이 났습니다. 하지만 피천득선생님과의 대화에서는 얼마나 사랑스러운 소녀같으신지요? 내년에는 박완서 선생님의 글들을 차곡차곡 읽어봐야겠습니다.
“나를 믿지 않는 자들은 나를 부정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고, 나를 믿는 자들은 나를 이용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구나” 예전에 어디선가 들은 글귀인데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났습니다.호기심가는 소재였고 동의하는 내용이었으나 명색이 소설인데 특별한 줄거리없이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읽는 내내 무척 지루했습니다. 요즘엔 교회가 대형화되고 기업화되면서 많은 문제들이 생겨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그런 와중에 이러한 책을 쓰신 작가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교회 내부적 문제뿐 아니라 세금문제나 정치적 문제도 다루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버스 운전기사의 감상이 아니라 운전기사를 위한 승객의 에티켓 가이드 같은 내용이 읽기 불편했습니다.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가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그녀의 마음씀씀이가 무척이나 따듯하고 자칫 부끄러울 수도 있는 속물근성을 감추려 하지 않아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는 것이지요. 저도 나이가 드니 친구들은 모두 육아로 바쁘고 남편도 회사일로 바빠 함께 여행을 갈 시간을 맞추기가 곤란합니다. 홀로 해외여행도 몇번 해보았지만 목적지를 헤메지 않고 척척 데려다 주는 패키지 여행의 잇점에 마음이 끌리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읽고 골드미스인 후배와 나홀로 패키지 여행은 어떻겠냐며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하지만 후배는 단번에 고개를 흔들며 ‘아휴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워요. 아줌마 부대들 사이에서 신상 다 털리고 시집도 안간, 아이도 없는 불쌍한 여자로 전락해서 더 우울해 질지도 몰라요’ 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어쨋든 한번 쯤은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