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정보 없이 부드러운 제목만 보고 읽기 시작한 글은 공포소설이었습니다. 이미 노령인구 과다로 많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시대에 이런 소설이 허구일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착실히 부어지고 있는 국민연금을 생각하니 불안해지기까지 합니다. (어째서 직장인의 국민연금 가입은 의무인가요?) 노년이라 불릴 수 있는 나이에 읽었다면 눈물이 났을 듯 합니다.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어느 부분에서 맞는 듯 합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것들을 이해받았던 그 행동을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이해받길 바랍니다 물론 이해하고 대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마치 인격이 형성되기 전의 어린아이처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하나로 무조건적으로 우위에 위치하려 하고 모든 사람이 자신을 모셔주길 바랍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반말하고,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대신 해주길 바라고, 내몸이 편해야 하니 다른 사람의 불편따위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나이들어 동심을 잃고 싶지는 않지만 품위있는 노인이 되고 싶습니다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대우받기 보다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공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 정말 유쾌하게 읽은 단편집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박상영작가가 나온 팟캐스트를 듣게 되었는데 입담도 대단하시네요. 박상영작가의 말 중 한국소설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분위기있고 침착하게 살고 있어 자신만 찌질한 것 같았는데 사실 모두 다 찌질하지 않느냐는 말에 깊이 동감하였습니다. 장편소설뿐 아니라 이미 많은 청탁을 받두셨다는 말에 그 모든 글들을 기대합니다.
읽는 내내 "모피코트를 입은 마돈나"가 떠올랐습니다. 같은 나라의 작가라서 그런지 문체의 분위기나 줄거리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젬은 한때 사랑했던 빨강머리의 여인을 금방 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만 라이프는 평생 마돈나를 그리워하며 스스로를 가두어 버리는 삶을 택했지요. 또한 읽는 내내 등장하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로 글을 풀어나간 면에서는 햄릿을 재구성한 '솔라'가 떠올랐습니다. 이렇듯 여기저기서 본듯한 이야기가 계속되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글은 저에게 그저 평범한 소설로 읽혔습니다.
그저 세간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이니 호기심으로 읽게 된 그의 이야기는 그가 굉장한 인격자도, 최고의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도 아님을 알게되는 책이었습니다.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하고 그 일을 함께 하는 자신의 동료들을 아끼는 그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부딪히는 것이 너무 많아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안타까운 의사일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