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올드독의 제주일기
정우열 지음 / 예담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 유명한 올드독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장강명의 시크함, 김중혁의 유머, 최민석의 허당기가 살짝씩 섞인 듯한 글과 그만의 세상을 보는 애정이 충분히 녹아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쿠폰을 모으는 자세로 성실히 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이곳에서 지낸 지 일 년이 되었다는 건, 지금부터 일어날 일의 상당부분은 이미 한 번 경험한 것들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운이 썩 나쁘지 않다면 이제 좋아하는 영화 다시보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만났던 새로운 장면들을 이번에는 좀 느긋하게, 그리고 꼼꼼히 음미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이런 정서가 멋지긴 해도 혹시 가짜가 아닐까 의심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수하물로 싣기 위해 케이지째 개의 무게를 달고,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그걸 들고 뒤뚱거리며 멀어지는 항공사 직원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왠만한 고난은 반드시 담담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 같다. 그건 내게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 때문이다. 그저 이번엔 내 차례가 된 것 뿐이다. 게다가 내 손에 있을땐 아픔이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게 남겨진 순간 킬로그램당 이천원짜리 수하물이 되기도 한다. 그런 걸로 호들갑을 달면 자신의 고통을 특수 하는 짓 전문용어로 ‘징징거림’이 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짐짓 담담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게 아니라 맥락이
이렇다 보니 저절로 담담해진다는 의미다.
••••••••••••••••••••••••••••••••••••••••••
"저도 그렇고 제 주변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이거 혹시 인류 멸망의 징조 아닌가요?"

나의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아, 걱정 말아요. 그건 인류의 멸종이 아니라 그 개체의 멸종일 뿐 이에요. 인류는 그렇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이어 갈 겁니다."

그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나의 의문이 얼마나 과대망상적인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아하, 그럼 저와 친구들은 도태되어가고 있는 거군요."

"그렇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이, 여행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20대 초반 읽었던 ‘키친’은 저에게 일본 소설의 담백함을 알려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기승전결도 모호한 일본 소설의 재미를 알게 된 것은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가 아닌 김난주라는 번역가의 힘인 것 같습니다. 이제 나이를 먹어 세상엔 바나나의 소설 속 사람들처럼 말랑말랑한 사람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신간이 나오면 읽고 나른해지는 기분을 느낄수 있게 되는 것은 한결같은 문체로 전달해주시는 번역가님 덕분입니다.

초반에는 클래식을 들으며 좀 지루하게 읽었지만 곧 즐거운 팝을 들으며 발을 까닥거리며 읽으니 나름 즐거운 글들이 되었습니다. 이제 바나나작가도 방황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입장이 아닌 “그때가 좋았지” 라고 회상하는 지긋한 나이가 되었음을 느꼈네요. 하~ 저도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 다음 바나나의 글도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범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영일기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영은 지음 / 들녘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인생의 베스트3를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수영을 배운 일일 것입니다. 운동신경은 평균이하고 유연성마저 통나무 저리가라였던 데다 쓸데없는 결벽증에 남자들이 있는 수영장에는 절대 안가겠다는 생각을 하던 제가 정말 큰맘을 먹고 늦은 나이에 수영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걱정 한가득으로 시작했던 수영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운동을 한다는 기분보다는 무슨 기술을 익히는 듯한 뿌듯함이었지요. 물론 함께 시작했던 다른 사람보다 아직 아랫반에 있지만 저는 지금 수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기쁩니다. 이렇게 즐거워하는 저를 보고 제 주위에서 6명이나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책을 읽으며 그때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작가님의 뿌듯함에 충분히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림도 예뻐 수영하는 작가님의 그림에 저를 슬며시 끼워 넣어 보고 혼자 슬쩍 웃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 몸과 마음, 물건과 사람, 자신과 마주하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개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라는 책부터 “ 그냥 편하게 살아라” 하는 책까지 모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에 “그럼 당신은 얼마나 잘사냐?”라고 되묻고 싶어질 지경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내 자신만을 위한 글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을 잘하기위한, 가족들과 화목하기 위한 조언이 아니라 그저 내가 행복하기 위한 글들이었습다. 그것도 이래라 저래라가 아닌 “난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라고 속삭여주는 듯했습니다.
가끔 저는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나는 남이 아니고 내가 나인데 왜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걸까요? 여전히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그 시간이 바로 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간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의 근사한 50살 ... 그리고 60살,70살을 지금의 내가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