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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
로버트 카파 지음, 우태정 옮김 / 필맥 / 2006년 5월
평점 :
1.
전설적 포토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 이다.
카파가 2차대전에 참전하게 되는 1942년 여름부터 시간순서로 진행된다.
사랑과 전쟁이 함께 왔다가는 2차대전 참전기.
카파 스스로가 쓴 글인데, 뭐랄까
가슴에 확 와서 박히는 사진을 찍을줄아는 그의 글이
낭만적인 로맨티스트의 글이라 살짝 당황했다.
죽음과 함께 숨쉬며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람은
냉정하고 치밀할 줄 알았는데,
대책없이 즉흥적이고 철이 없어 보인다.
사고치고 보는, 수중에 돈이 있으면 일단 최고급 호텔에서 묶고, 마시고
미래보다 현제를 사는데 골몰한 밉지않은 악동의 이미지를 스스로 그려낸다.
재밌는 사람.
2.
전쟁, 죽음과 살육의 현장을 보고하는자의 긴장과 무거움이 없다.
어쩌면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헝가리 출신 유대인 사진작가에게
전쟁이란 그저 먹고살게 해주는 일상이고 삶이었을지도 모르지.
묘하게도 부랑자, 어느 땅에서도 거부되는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있다.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이렇게 번거롭고 끈질기게 절차를 밟아야 하다니
현실에 씩씩하게 적응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일조차 태연하게 부딪혀보고 두드려서 문이열리게 하는
그의 열정과 술한잔 하고 싶다.
미래가 불안하니, 그저 하루하루 현제를 즐기며 살 수밖에 없는
보험도 적금도 없이, 오늘 하루에 올인하는 자의 낭만. 과 유머.
3.
소설책처럼 재미있다.
날짜나 시간등에 엄밀하지 않다.
1942년 어느 여름날 시작된 이야기는 '다음날 아침','사흘후'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전쟁후 카파의 기억을 재생한 것이고,
카파는 어떻게 글을 쓰면 재미있는지, 독자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아는사람이다.
4.
흑백사진 같은 매력이 있다.
종이로 인화된 우연한 순간포착이 절묘한 아날로그 사진의 매력.
전쟁 보다 인간에 촛점을 맞춘 사진들.
5.
전반적으로 내용이 경쾌하고 낭만적인데
전쟁에 대해 너무 가볍게 다른 것이 아닌지 경계하며 읽다가도 오히려
전쟁의 시기에 그럴수 있을것 같아.
삶과 죽음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내일의 생존에 의혹이 생기면
다른 가치나 허식이나 체면보다 오늘의 삶을 더 즐기는데 몰두하지 않을까.
대중적으로 쉽고 솔직하게 쓴 카파식 2차대전 영웅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