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잡학 사전 미식 잡학 사전
프랑수아 레지스 고드리, 강현정 / 시트롱마카롱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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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스 라디오 채널 프랑스 앵케르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먹어봅시다"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미식에 관한 우리의 열정을 거만하지 않은 겸손한 자세로, 그러나 진지한 태도로 세밀히 파헤치고 분석한 우리들만의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요리 잡학서 라고 고드리가 안내해준다.

엄청큰 판형, 두꺼운 종이, 올컬러, 페이지마다 마치 잡지처럼 자유롭고 화려한 편집이다. 

크기와 부피, 두께,무게, 편집방식, 가격 모든 면에서 파격적이고 

실제 방소했던 것중 흥미로운 것을 가려뽑았다니 당연히 재미는 있지. 


그래도, 이런 책은 자신감의 승리하고 생각해. 

인기있었던 방송을 책으로 만든다는 생각이야 할 수 있지만, 단순히 방송을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미식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상을 차린것이다. 엄청 화려하고 큼직큼직하게. 자신감이다. 

맛있는 독서를 하라고 유혹하는 셈이다. 기꺼이 넘어 갔다.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빌린 책 중 가장 크고 무겁다. 맛있게 즐기려 한다. 

먹방이 유행하니까, 이런 책도 나오는 구나. 바야흐로 미식이 찬미되는 시대다. 



2.

요리사 오귀스트의 인생행로를 주요 연대별로 정리하며 예를들면 

1895 에밀 졸라에게 그의 음식을 서빙한다. 

이런 항목이 들어간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친목과 교류, 문화와 인생에 대해 폭넓게 말한다. 

그런가하면 두번째 이야기 주제는 프렌치 프라이인데 이 감자튀김의 어원, 프랑스와 벨기에의 비교, 그리고 

맛있는 프렌치 프라이 레시피를 소개한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프렌치 프라이를 놓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라고 하면서 말이다. 

탐나는 책이다. 

프랑스판 원조 수요미식회라고나 할까. 


포르투칼 사람들은 염장 대구를 조리하는 방법의 가짓수를 한해의 날짜 수보다 많다고들 말한다. 

심지어 포르투칼 사람들은 대구를 '믿음직한 친구'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염장 대구의 유래와 방법과 세계각국의 세계각국의 염장대구 요리를 소개한다. 

아, 정말 재밌네. 맛나다. 눈호강!


빅토르 위고 편도 재밌다. 

그의 식욕은 작품에 비례한다. 

문학평론가 생트 뵈브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위를 가진 세 부류가 있다. 그것은바로 오리, 상어, 그리고 빅토르 위고다."

이 사람들 인문학과 요리를 함께 즐기며 놀았구나. 


요리는 정말 창의적인 작업이다. 

태양의 요리사라고 불리는 로제 베르제의 레시피로 속을 채운 호박꽃 요리는 사진도 있는데, 예쁘다. 색감이 끝내줘. 

2015년 6월 5일 그가 세상을 떠났을때 뉴욕타임즈는 지면 한장을 온전히 그의 기사에 할애 했다. 

"대담한 용기도 그의 레파토리의 일부분이었다. 그는 전혀 주저함 없이 그 당시까지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단순하고 소박한 식재료들을 요리로 선보이곤 했다."


키비악이라는 그린란드 요리는 바다표범의 내장을 빼낸 몸체에 펭귄을 통째로 넣어 발효시킨 요리란다. 

냄새가 죽음이다, 라고 되어 있네. 으아~~.

냄새가 심한 식재료도 소개된다. 

앤서니 보댕이라는 셰프가 두리안의 냄새를 

"5년 정도 방치한 할머니의 시신을 꽉 끌어안는다면 아마도 이런 냄새가 날 것이다."라고 했다. 하...하... ^^;


세계적으로 다양한 요리와 소스를 소개하는데 한국음식은 언제 나오나 했더니 세상의 기상천외한 음식들 편에서

생쥐술이 중국과 함께 한국음료로 소개되고 보신탕이 한국음식으로 소개된다. 음...... 그렇군. 


파리의 특별한 미식명소, 유명한 식당들이 소개되는데 

라 투르 다르장은 설립연도가 1582년이고 오손 웰스가 단골이었다. 

라 프리트 셰즈는 1680년 서립이고, 루이 14세 건축양식이다. 

르 프로코프는 1686년 설립되었고 송아지 머리 코코트가 대표메뉴인데 볼테르의 단골이었다. 

50년만 지나면 노포대접을 하는 한국에서는 부러운 일이다. 

일일이 이런 식당을 가서 먹어보고 싶으면 큰일이겠다. 

나는 그냥 이렇게 수다떨듯이 그림으로 보는 눈호강으로 만족한다. 

우리 동네 칼국수도 맛나거든. 생쥐술이나 보신탕 말고 말이다. 


18세기 대혁명 이후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심지어 현재 살고있는 21세기에도 공적 요리 분야는 남성들의 영역, 사적 요리분야는 여성들의 영역이라는 공식이 기본적으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말도 해주는 정도의 예의와 교양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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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증 에를렌뒤르 형사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 지음, 김이선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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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닝 망켈과 함께 북유럽 스릴러의 맛을 알려준 인드리다손 

에를렌뒤르 형사 시리즈의 신작을 오래 기다렸다. 

피해자의 마음,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연민하는 형사 

그의 동료들과 매사 당혹스러운 딸 에바를 오랜만에 보았다.


잔인한 살인사건도, 사이코패스의 납치도 아니고 

젊은 지식인 여성의 자살을 더듬어 그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자살이 분명해 보이는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라니, 참 한가한 사람 아닌가. 

인드리다손은 고통에 예민해.

그래서 늘 그의 작품을 읽으면 아이슬란드로 가서 소주를 먹고 싶어지지. 이번에도 좋다. 



2. 

사건현장에 도착한 형사들은 처음 시체를 발견한 카렌에게, 그리고 마리아의 남편에게 그녀의 죽음을 전달한 후에 

원하신다면 저희가 트라우마 심리 상담사를 연결해 준다고 말한다. 

맞아. 범죄의 피해자는 죽은 사람만이 아니다. 

목격자와 남겨진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줄 상담사를 경찰이 알려주는 이런 대목이 좋다. 

문득 세월호의 침몰을 중계방송으로 목격한 우리 국민 모두에게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해자 편에 서지 않는 경찰을 현실에서도 보고 싶고 



3. 

인드리다손이 좋은 이유. 

마리아가 자살했을리 없다고 말하며 그녀의 친구 카렌이 준 심령의식 테이프를 듣고 사건을 추적하고 

아들이 실종 된후 해마다 찾아오는 노인이 올해도 찾아와 건강이 악화되어 얼마 못살것 같다하니 

마음에 걸려 30년된 실종사건을 더듬는다. 

그리고 150페이지쯤 읽으면 이제 마리아와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 이 가족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마리아와 그녀의 남편은 정말 문제가 없었던 건지,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하!

자극적인 살인사건 하나 없이, 그래서 인드리다손은 선수다. 


"명확히 언급한 적은 없지만 마리아는 끊임없이 무언가에 시달렸어요. 끔찍했던 그때 사고와 관련해서 그애가 절대로 입밖에 내지 못할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 같았어요."

그일이 뭘까. 궁금해진다. 


그동안 국내에 번역된 에를렌뒤르 형사 시리즈에도 그의 어린시절 가족의 이야기가 있었던가? 

이혼한 아내와 딸의 이야기만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산속 눈보라에서 어릴적잃은 동생이야기를 들려준다. 

30년전 실종된 아들을 위해 해마다 경찰을 찾아오는 노인의 마음을 잘 아는 이유가 있었어. 


복수가 아니라 남은 자의 치유를 위해 수사하는 에를렌뒤르가 여전히 좋다. 

다음 시리즈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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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인형 살인사건 봉제인형 살인사건
다니엘 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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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이 너무 튀어서 재미가 떨어진다.

"넌 몇년동안 그 불쌍한 애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어. 두사람의 묘한 관계 때문에 이혼까지 당해놓고 너는 아직도 그대로야. 그건 둘 중 하나라는 뜻이야. 실제로는 백스터를 원하지만 용기가 없어서 덤비지 못하거나, 백스터를 우너하지 않지만 용기가 없어서 잘라내지 못하거나. 어느쪽이든 나흘 안에는 남자답게 결정을 해."

이런 캐릭터들 질색이다. 


울프는 처음부터 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하더니 애정관계가 우유부단해서 질질 흘리고 다니듯이 감정을 수습하지 못한다. 

울프는 잔인하고 백스터는 멍청하다. 

이 소설은 주요인물들이 취급도 안하고 무시하는 에드먼즈만 상식적인 경찰로서 열심히 일한다. 

콜이 유능하다고 소개한 울프와 백스터는 실제로는 엉뚱한 실수를 반복하고, 

사건보다는 자기들 감정을 주체못해 술이나 퍼먹고 질척거린다. 거참. 


턴블시장을 죽이는 방법까지는 괜찮았다. 

예고된 살인에 하필 경시청 건물로 피해 최고의 보안과 안전을 보장한다고 생각한 곳에서 

뻔이 눈에 보이는 곳에서 의외로 살해당하고 그 방법이 기발하다. 

칼리드의 죽음의 방식도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갈랜드의 사고부터는 상황이 황당하다. 어떻게 유능하다는 형사가 이런 사고를 칠까. 

똑똑하다는 백스터가 언론인 안드레아와 짜고 사고를 친다는 상황은 어이없어. 

다니엘이 스토리를 막 쓰면서 캐릭터를 망친다. 

안전가옥에 숨겨놓고 보안을 정확히 하면 되는데 

저런 멍청한 실수를 유능하다는 형사가 하다니. 재미를 떨어뜨린다. 

캐릭터는 튀고 스토리는 엉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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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아저씨의 오두막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3
해리엣 비처 스토 지음, 이종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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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두 흑인은 농장의 주요 일꾼으로 십장을 겸하고 있었다. 리그리는 자신의 불도그들처럼 이들에게 야만스러움과 잔혹함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켰다. 비정함과 잔인함을 긴 세월동안 훈련받은 탓에, 이 둘의 본성은 불도그의 그것과 비슷하게 되었다. 흔히 흑인 노예감독이 백인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하다고들 한다...... 

리그리는 우리가 역사책에서 만나는 몇몇 군주들처럼 자신의 농장을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상보와 큄보는 서로 진심으로 미워했고, 농장의 노예들은 하나같이 그 둘을 진심으로 증오했다. 리그리는 삼보와 큄보, 농장 노예라는 세 그룹을 서로 반목하게 만들어, 세 그룹중 아무에게서나 농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전에 정보를 캐냈다. 

통제국가의 기본이고 식민통치의 기본이다. 분할과 감시를 통한 통제. 

단결과 연대가 불가능해서 딱한사람 리그리 말고는 모두가 불행한 게임이 법칙. 


어릴때 어린이 판으로 봤을때 보다 흥미롭고 재밌다. 

특히 엘리자가 얼음이 깨지는 강을 건너고, 그녀의 남편이 재치있는 대담함으로 탈출하는 장면들 덕에 1편은 금방 읽는다. 

노예로 살 수 없는 사람의 절실한 마음이 어떻게 용기를 내고, 어떤 도움을 받는지 소박한 말투의 편안함도 장점 


2편도 나쁘지 않지만 1편보다는 지루하다. 

해리엇이 노예 해방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기독교적 사랑이고, 하나는 모성이다. 

그래서 에바는 예수이고 톰은 순교자다. 

에바에 대한 장황한 서술은 그래서 너무 길다. 순교자스럽게 모든 것을 인내하며 받아들이는 톰도 답답하지. 

현실에서 없는 사람들을 예로 들며 노예를 해방하자니 아무리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도 말이 안된다. 


그래서 실질적인 근거는 엄마에게서 아이를 빼앗아 다른 곳으로 팔아버리는 것은 안된다는 주장이다.

보편적인 인권개념으로 납득하기 쉬운 주장이다.  


그리하여 노예를 해방하면 해방된 노예들은 왔던 곳, 아프리카로 돌아가면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작품 속 캐나다로 도망가는 것에 성공한 노예는 아프리카의 인민들에게 예수의 복음을 전하러 떠난다. 

무슨말인지는 알겠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참 순진한 동화다. 

이 순진한 동화의 곳곳에 가부장제의 시스템은 완고하게 작동한다. 

 

대중의 수준에 눈높이를 맞춘 덕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노예제를 시대의 화두로 만든 공로가 있다고 하네. 

어릴적에 본 어린이판보다는 훨씬 좋다. 



3. 

"도대체 어떻게 그 둘이 비교가 될 수 있다는 거지?"

오필리어가 말했다. "영국 노동자들은 팔리거나 교환되거나 가족과 떨어져야 한다거나 매질을 당하지 않는데."

"마치 고용주에게 필린 것처럼 고용주의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노예이 주인은 말 안듣는 노예를 죽도록 매질 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들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해고하여 굶어 죽게 할 수 있죠. 가족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게 더 나쁜 건지 모르겠네요.아이가 다른데로 팔려가는 것과 아이가 집에 있으면서 굶어 죽는 것이."

턱없이 순진한 주장을 하는듯이 보이지만, 이런 대목은 해리엇 비처 스토의 직관을 잘 보여준다. 

그녀가 바보라서 순진하거나 바보라서 가부장제에 순종하며 살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최저임금을 임기중에 1만원까지 올려준다고 공약하고 당선된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자들에게 1년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최저임금에 상여금,각종수당 산입하는 법이 국회에서 논의중이다. 이대로가면 28일 통과될 모양이다. 

앞으로 최저임금 올라고 뒤로 깎아버린다. 황당하다.  

박근혜 보다 쫌 낫다고 노동자편은 아니고, 박근혜보다 쫌 나은것이 자랑은 아니지. 

아이가 집에서 굶어 죽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스토의 고찰을 

1억4천만원의 연봉에 각종 수당 겁나 많은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에게 알려주고 싶네. 

양심이 쫌 있으라고. 애들이 집에서 굶어 죽는다고. 


그래서 여전히 순진한 톰아저씨의 오두막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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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문제 -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
재키 플레밍 지음, 노지양 옮김 / 책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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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역사는 남성의 역사다. 아, 그런데 동시에 여성혐오의 역사구나!


계몽주의 시대의 산만한 천재이자 선천적 노출증 환자였던 장 자크 루소는 소녀들의 기를 어린 나이에 꺾어 놓아야만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자신의 본분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네. 그는 자신의 자녀들을 일찌감치 고아원으로 보내버렸는데, 이 역시 어릴때 기를 꺽어놓기 위해서였지. 

깜짝 놀랐다. 

루소는 인간혁명의 사상이 녹아있다는 그 유명한 교육서 에밀을 쓴 사람이다. 

인권에 관한 고전으로 꼽히는 인간 불평등의 기원도 그렇고. 

안 읽기로 했다. 소녀들의 기를 꺾어 놓아야 한다는 주장보다, 자기 자식들을 고아원에 보내버렸다는 사실이 더 용서가 안된다. 

인간혁명이고 인권이고 개뿔이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과 제인 오스틴 사이에 약 700년동안 글쓰는 여자들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는데, 글 쓰기에는 사색이 필요하고 사색은 육아에 방해만 될 뿐이기 때문이었다더군. 


영국의 비평가 존 리스킨이 말하길, "여자의 지성은 발명이나 창조를 위한 것이 아니다...여성들의 진정한 재능은 칭찬하는데 있다."


하지만 여자들은 여자 피카소까지는 배출해내지 못했는데, 피카소의 뮤즈들이 얼마나 많이 자살했는지를 고려하면 차라리 다행한 일이지. 

피카소가 말하길, 여자들은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하고 했네. 자수를 두거나 박수를 치던 존재에서 고통받는 존재로 변한게 어딘가 싶지만...

여성 혐오의 역사에 남을 주옥같은 말들이, 단순한 검은 펜선의 그림과 함께 짧고 위트를 담아 간단하게 적혀있다. 


1840년에 열린 세계 노예제 폐지 대회에서는 약 4,800티로미터를 여행해 온 여성 대표들의 참석 허용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 하느라 대회 첫 날의 반이 지나갔다네. 결국 여성 대표 입장은 허용되지 않았고 그녀들은 커튼 뒤에 관중처럼 앉아 있어야만 했다는군. 

한심한 것들. 여성들의 지위가 노예와 같으니 그 폐지를 위한 대회에 노예의 참석을 불허하는구나. 

이 사건은 곧 1세대 페미니즘 운동으로 이어졌고 여성으로서는 이렇다 할 업적을 남길수 없었던 지난 2,000년의 역사가 이렇게 종식되었지. 

그러게. 노예제 폐지를 위해 달려온 여성 대표들이 대회에 참석을 거부당하고 커튼뒤에 앉아 무슨 생각을 했겠어. 

아! 내가 노예구나. 각성한 후 폐미니즘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거지. 

문장은 짧지만 행간을 읽는 재미가 있다. 


쇼펜하우어가 간결하게 정리해 주었어. 여자는 '몸만 큰 아이'로 어린아이와 남자의 중간쯤 되는 존재라고. 여기서 남자란 진짜 인간, '인류'를 뜻하지. 


그러나, 잘난 남자들이 뭐라고 떠들든지 

마리 퀴리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진한 남색 웨딩드레스를 입었다는군. 나중에 연구실에서도 입을수 있도록 말이지. 

자긍심 높은 여성들의 발걸음은 혐오의 역사를 뚫고, 간다. 의연하게. 마리 퀴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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