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 ~~, 심란하여라.

지난 10월 말부터 이런저런 일정과 갑작스런 동암형부의 죽음, 지역지부 선거까지 
정신없이 숨가쁘게 살다 목마른 마음으로 알라딘에 들렀다가
김종호씨의 복직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불매운동을 보았다.
참석하기로 했다.

연말 연하장을 알라딘에서는 구경만하고 시내 문구점에 가서 사고
조그만 시내 무구점을 다 돌아댕겨 고르고, 그러나 삼실와보니 부족해서
잠바, 목도리, 장갑끼고 뒤뚱뒤뚱 다시 사러 나가고(우~~씨)

연말 동지들에게 보내주기 위해 책을 사야 하는데 마루고 있다.
하필 이런때 어머님이 화장품을 주문해달라고 하셔서 그러마 했는데, 주문 할수가 없다.

심란하여 도서관에 가서 눈에 띄는 대로 척척 다른때보다 훨씬 빨리 책을 골랐는데
열다섯권이나 빌려와 버렸다.
실제 읽을지 안읽을지 알수가 없으나


2. 심란한 날의 도서관 산책


 

 

 

 

 

 나르시스의 꿈 / 김상봉 / 한길사


도덕교육의 파시즘을 읽고 철학을 하는 사람의 언어가 잘난척하기 위하여
어렵지만은 않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정갈하고 단단한, 자유로운 사고의 폭이 깊고 넓은 철학자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철학을 쉽게 선택하지는 않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런 심정으로 들고 왔다.
솔직히 자신은 없다.
어려우면 중간에 한두번만 망설이고 쉬 포기하자, 생각하다 굳이
이런 결의를 미리 할 필요는 또 머다냐. 쯧쯧.  















 점선뎐 / 김점선 / 시작

최병승동지 재판을 보러 부산에 다녀왔다.
너무 멀어서 하루전날 미리 울산가서 오래간만에 여러 동지들과 술도한잔 했는데
하룻밤 묶게해준 동지의 집 화장실에
아마도 시사인에서 올해의 책 뭐 이런 주제로 별책으로 묶어놓으것이 있었다.
변기위에 앉아 들추다가 김미화의 추천글이 마음에 들었다.
별나고 잘난 예술가의 삶이 평범한 자의 일상을 비루하게 만드는
그런 자서전은 아닐것이라는 믿음을 김미화가 주었다.














 유혹의 심리학 / 파트릭 르무안 / 북폴리오


나온지 좀 된 책이다.
2005년 6월 15일 1쇄가 찍혔고, 내가 빌려온 책은 초판 9쇄인데 2005년 9월 12일이다.

부제 '인간은 어떻게 서로에게 매혹되는가'
아마도 이 주제와 제목이 불과 석달만에 9쇄가 찍히는 베스트셀러를 만든것이 아닐까, 웃게 된다.
이성을 꼬시는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도록 만드는것
유혹하고 매혹되는것은 은밀하고 무척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가. 
이런 은밀한 주제를 책으로 만들만한 가치가 있는것으로 생각하는것이 나는 낯설다.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이 책으로 묶일 가치가 있다는, 혹은
책으로 묶이는 것은 머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어도 된다는
이런 깨달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낯선 주제의 책들이 일단 좋다. 
내용도 좋을지는 알수없지.


  












 순수에게 / 손석춘 / 사계절

나는 늘 순수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싫었다. 도대체 무엇이 순수하단 말이냐.
리얼리즘 문학은 순수하지 않은 참여형 문학이고
동시대의 인간들이야 죽든지 말든지 오로지 꽃이 아름답고 커피향이 좋아야 순수하다는
그런 천박한 논리의 반대편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승리한다는 묘한 주장이 있었다.

그랬는데 최근에는 심지어 순수한 노동자를 요구하더군.
정치를 하는 노동자, 정치를 아는 노동자는 순수하지 않다네.
그러니까 그저 주야간 맞교대로 허리가 휘게 일하고 월급받아먹는것으로 만족해야
그외에 용산에서 누가 죽든 말든, 국회에서 누가 지랄을 하든말든
오직 문학으로 순수한 시인처럼,
한눈 팔지 말고, 한눈 팔틈 없이, 감히 정치를 아는척 말고
노동으로 먹고살기에 바빠야 순수한 노동자라고

그래서, 오히려, 손석춘의 순수에게라는 제목이 좋았다.
손석춘이기 때문에, 그가 청소년들에게 하는 말들을 나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어보려 한다.
아름다운 집 이후 유령의 사랑을 지나 저널리스트의 죽음과 그후까지
언론인으로 손석춘을 신뢰한다.














 후퇴하는 민주주의 / 여러사람 / 철수와 영희


순수에게를 들고 나오는데 신간코너에 이 책이 있었다.
음---, 차라리 따로따로 작자들의 책을 찾아서 보지
이렇게 여러사람이 한주제로 한꼭지씩 글을 쓰고 그것을 모으는 방식의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호오가 엇갈리는 작가들이 섞여 있으면  
좋아하는 작가의 글이 잡티들 속에 섞여있는 느낌이라
이책에 함께 묶인 작가들은 중간 이상의 신뢰가 있는 사람들이기는 한데
손석춘이 가장먼저 이름이 있길래 그래, 머.
순수에게는 청소년에게 건네는 말이고 이 책은 서른살이 만나는 사회과학이라니까
나야 넬모래면 마흔이고
내 청소년시절과 서른에 이렇게 친절하게 일러주는 책을 본적이 없길래
마흔이 아닌척하고 한번보지 머, 이런 심정으로


   














 젊은 사자들 / 어윈 쇼 / 열린책들


열린책들의 미스터노 시리즈를 좋아한다.
편집과 번역에 아직은 실망한 기억이 없다.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이 시리즈로 손에 들었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실패했었다는 것이 문득 생각남. 미하일 불가코프, 그 정신없는 거장을 참기에 최근 내 주변이 너무 소란했던거라고.)
어윈 쇼는 처음이다. 서두르지않고 읽어보려 한다.
2차대전에 대한 반전의 내용이라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진걸 보면 답답하고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바그다드의 오디세우스 /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 밝은세상


슈미트가 프랑스 사람이라 망설이다가
아무리 프랑스 사람이라도 설마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불법체류자들의 고통에 관한 책을 쓰겠어, 싶은 마음에

주인공 사드 사드가 총탄을 피해 바그다드 땅을 떠나 불법체류자가 되어
세계의 여기저기로 정착할 곳을 찾아 '모험'을 한다네. 오디세우스 처럼.
읽어보지 않고는 잘 모르겠다.
















 자발적 복종 / 에티엔느 드 라보에티 / 울력 


1530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그 유명한 몽테뉴의 친구라네.
책 날개에 소개된 간단한 라보에티 소개를 읽어보니 
열여덟살에 이 책을 썼다는데, 참. 그외에 번역도 하고. 음---, 천재네. 

차례를 보면 옮긴이 서문의 제목이 부마항쟁과 라보에티 이고 
본문의  1. 인민과 노예근성, 2. 단 하나로서의 자유 4. 폭군의 유형... 등이 흥미롭다.    

인민을 인민으로 번역한 것도 좋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슈테판 볼만 / 웅진지식하우스



도서관에 서서 잠깐 책장을 넘기는데 소개된 그림들의 배치가 시원시원하고 좋아서

그래, 나 위험한 여자야!


3.
그외에 4권을 더 빌려왔는데 쓰기가 귀챦다.
집에 돌아와 책상위에 쌓아놓고
알라딘에 들어가 어떤 책들인지 검색하고 다른 알라디너의 리뷰도 보고 그러다가

습관적으로 즐겨찾기에 저장되어 있는 드팀전님의 서재에 들어갔다.
깜짝놀랐고 당황스럽고 우울해 졌다.

좀 불편해도 이왕 시작한 불매니까
김종호씨가 지노위 중노위의 다툼을 계속하는 동안은 혼자 외롭지 않도록 불매를 계속해야 겠다.
리뷰를 슬때는 제목 앞에 [불매]를 달아야 겠다.
그리고 가끔 김종호씨의 블로그나 불매카페 가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지
그런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4.
드팀전님이 글을 쓰지 않는 알라딘을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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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만세 2009-12-2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한번 드팀전님의 서재에 가서 확인했더니
'기쁨도 아쉬움도 없는 평안한 마음으로 사라집니다'라고
'알라딘 - 마지막글'을 썼다.
심란하다.
 

1.
특히 명절에 싱글인 것이 좋다.
집에서 딩굴딩굴 하며 티브이 리모컨을 들고 먹고 자고
그러다가 심심하면 책장도 넘기며 늘어지게 논다.

며느리 노릇하러 넘의 집안 조상들을 위한 제사상을 준비하며
그집안 사람들은 빈둥빈둥 고스톱이나 치며 술먹는 꼴을 보지 않아도 되고
다른 문화적 차이의 양쪽 집안을 공평하게 들르느라 수고하지 않아도 되고
물론 돌봐주어야 하는 아이도 남편도 없으니

그리하여 명절을 즐기기위한 도서관 산책을 했다.



2.

 

 

 

 

 

 나, 독립한다 / 여러사람 / 도서출판 일다

한번은 읽어봐야 겠다고 마음먹은지 오래된 책인데
이상하게 도서관 가면 까먹고 그냥와서
오늘은 마음먹고 미리 인터넷으로 도서관 자료검색해서 책번호를 적어가서 빌려왔다.

나는 20대초에 혼자살기 시작했다가
30대중반부터 부모님이랑 산다.
현명하신 부모님 덕에 별다른 불편함없이 실은 얹혀살고 있는데
복이 많은게지.

다만 이땅에서 여자가 독립해서 가는 것의 고단함을 나는 안다고 생각하는데
그녀들의 독립이 어떨지.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 주노 디아스 / 문학동네 

 
디아스는 도미니카에서 태어나 여덟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그의 가족이 정식으로 이민을 간 것인지 불법 이주노동자였는지 모른다.
도미니카가 어떤 나란지도 모른다.

아마도 아메리카의 꿈을 안고 용기를 내서 낯선땅으로 가서 살아내겠지.
말해요 찬드라의 쇼크가 아직 있고 
하루아침에 다른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이질감과 두려움이 어떨지
그 넘어의 희망은 무엇인지 궁금


 

 

 

 

 


타임머신 / H.G. 웰스 / 엔북


초등학교때 아동욕으로 나온 타임머신을 보았는데
그냥 봤다는 기억만 있다.
미래사회의 사람들이 그때의 나에게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었다.
최근 에스에프를 보면서 뭐랄까, 굳이 계통과 계보를 따져서 보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읽어는 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고리오 영감 / 오노레 드 발자크 / 열린책들  

지난번 도서관 산책에서 빌린 디킨즈의 어려운시절을 아직 읽고 있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고전이 고전이라는 말을 획득한데는 이유가 있다.
거장의 필력이라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오래간만에 발자크를 들었다.
외제니 그랑제를 20년쯤 전에 읽었지.
뭐랄까 벽돌을 한장한장 쌓아가듯이 매우 고집스럽고 끈기있게
현실을 책으로 옮겨놓은 느낌이었다.
답답할 만큼 외고집이라는 느낌이 강했었어.
어떨지.


 

 

 

 

 

 예수전 / 김규항 / 돌베개 


2천년전 팔레스타인 인민을 위해 구원자로 나타난 예수의 삶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인데
김규항의 해석이라니 신뢰할 만하다 싶고
마르코복음을 읽기 위한 책
마르코복음이 가장 예수의 삶이 잘 남아 있나봐. 그 자체로 해석가능하게. 
틀림없이 예수는 대단히 매력적인 선동가였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떨지
혹은 그의 사랑을 짐작해 볼 만 한지
김규항은 어떻게 읽는지, 추석이니까 여유있게 즐겨볼 생각이다.


 

 

 

 

 

 
돌속의 거미 / 아사구레 미쓰후미 / 영림타디널


오직 인드리다손 때문에 영림카디널의 블랙캣 씨리즈를 신뢰하고 있다. 
지난 봄에 블랙캣 씨리즈중 캘리포니아걸을 빌려왔다가 바빠서 그냥 반납했는데 
미쓰후미는 리뷰에서 독특하다는 평이 많았던것이 기억나서 들고왔다. 


 

 

 

 

 

 
 고전산문 산책 / 안대회 / 휴머니스트


중학교 고등학교때 국어교과서의 것들은 외 그다지도 지루했을까 
두음법칙과 자음접변 문장의 서술구조 더나아가 어떤 문제가 시험에 출제되는지
그따위것들을 신경쓰느라 고전문학을 즐길수가 없었다.

열하일기를 읽고 박지원에게 놀랐을때라니
정민의 미쳐야미친다를 거쳐 김탁환의 조선추리소설 백탑파까지
음---, 이번에는 문장을 그자체로 즐기고 싶어서
뭐랄까 조선 후기 문장은 순하다는 느낌이있다.


  

 

 

 

 

 

깨긋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꿀처럼 / 이덕무 / 돌베개


내친김에 이덕무도 눈에 띄어 들고왔다.
이덕무는 천재인데 일상에서는 꼭 바보같고
문장은 순하고 착하다. 그러나 고집스러운것은 또 있어서. 
아하, 감탄하게 한다.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라 좋다는 느낌인데 보름달 밑에서 술한잔 나누어 좋을 걸.



 

 

 

 

 

 
역사속의 매춘부들 / 니키 로버츠 / 책세상


한번 읽어보고는 싶었는데 600페이지, 감당할수 있을지 망설이다가
추석연휴인걸! 질러버렸다.

로버츠는 영국에서 실제 매춘부였던 여성이고 그녀가 인류의 역사에서 매춘부들의 의미를 다시 쓴다.
돈과 권력으로 매춘을 즐기며 샀던 남자들의 시선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이없어 몸을 팔아 먹고살았던 여자들의 시선이다.

매춘하는 여성도 즐긴다고? 먹고살수 있는 여자들도 했다고?
그럼 '매춘'이라고 표현하지 않지.
돈주고 사서 즐기면서 그녀들을 더러운년, 나쁜년으로 몰아 소외시키는 것,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와 논리, 는 모두 저질 폭력이다.

다만, 부디, 어렵지 말아줘.


3.
휴가동안 온전히 쉰다고 생각해 그런가, 이렇게 놓고 보니 평소 보다 살짝 무거운듯도 하고
레이먼드 챈들러를 하나 빌려올걸 그랬나.  
아, 맞다. 미미여사를 하나 빌려올려고 했는데 아껴온 모방범은 어떨까 했는데
대출중이라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나른하게 서두르지말고 딩굴딩굴하며 충분히 여유있게 즐길 생각이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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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읽는 것만큼 도서관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오늘처럼 햇살좋은 가을아침은 더 좋다.
한꺼번에 잔뜩 빌려왔더니 또한 배부르다.

너무 많이 빌려왔나? 살짝 걱정 하는것도 즐겁다.


2.
 

 

 

 

 

 사랑받지 않을 용기/알리스 슈바르처/ 미래인  


페미니즘은 잘나고 똑똑한 여자들만 주장하는 것인줄 알았던
그래서 가난하고 똑똑하지 못한 나는 페미니스트들이 재수없다고 생각했는데
벨 훅스를 읽고나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반성을 한후
여성주의는 내 독서의 한주제다.
도서관 신간코너에 있길래 냉큼 집어왔다.

이책은 독일의 알리스가 최근의 페미니즘을 둘러싼 쟁점을 주제별로 주장하는 듯한데
차례를 보면 그 소제목들이 흥미롭다.
여자들은 원래 달라/낙태는 살인이야/아이는 엄마가 필요해/직업만으로는 행복할수 없어/
나는 너무 뚱뚱해/ 포르노는 성적으로 흥분시켜 / 성매매는 영원할거야
등등

ㅎㅎㅎ
어떤 마초들이 보면 기겁을 할 것이고
한국은 대부분의 여성들도 기겁을 하겠네.


 

 

 

 

 

 경관의 피 / 사사키 조 / 비채 


일본에서 출판되었을때 표지를 그대로 가져온것인가? 궁금해서 날개를 봤는데
보통 책 앞날개에는 표지 디자인을 누가했는지 써있기도 한데 안써있다.
음---, 내 마음에는 들어
어디에선가 하이드님의 추천을 본것이 기억나서 망설임없이 빌렸다.
사사키 조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고

비채의 블랙앤화이트 씨리즈중에는 루팡의 소식과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를 읽어봤는데
둘다 내 취향에는 그냥 그랬다.
아무리 봐도 표지가 맘에 들어  

 

 

 

  

 

네 가족을 믿지 말라 / 리저 러츠 / 김영사


엊그제 김혁동지 면회하러 수원구치소에 갔다가 무려 한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기다리면서 본 씨네 21의 광고에 네 남자를 믿지 말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 밑에보니 이미 나온 네 가족을 믿지 말라라는 책이 있다고 광고하더라

우연히 도서관 산책하다 발견하고 앗싸 하면서 들고 왔다.
책날개를 보니 리저 러츠는 스타작가라는데
난 왠지 스타작가라면 오히려 신뢰하기 어렵던데
책 뒤표지의 언론의 극찬도 쫌 지나치게 호들갑스런 느낌

그래도 머, 가족을 믿지 말라는 제목은 마음에 든다.
믿을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가족을
늘, 언제나, 항상, 반드시, 꼭 믿어야한다고 우기는 것은 이데올로기다.  
가족주의를 지긋지긋해 하는 나는 이런 일탈의 제목 좋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앤 라이스 / 황매  

  
뱀파이어 이야기는 유치할 뿐이라는 생각을 언제부터 했는지 모르겠는데 어릴때 
여름이면 방송사마다 보여주던 납량특집의 드라큘라들은 그때 내 감성으로는 지루하고 유치했어
오시이 마모루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그냥 킬링타임용으로는 그만한데

앤라이스의 뱀파이어 씨리즈가 새로나왔다고 해서 들고왔다.

 

 

 

 

 

 본컬렉터 / 제프리 디버 / 랜덤하우스 코리아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법의관 씨리즈를 좋아한다.
그래서 링컨 라임 씨리즈는 아끼고 있었다.
이게 말이 되나?
스카페타를 좋아하면 좋아했지, 왜 링컨 라임을 아낀다는 거야?

글쎄. 그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지금은 배가 부르니까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두는 초콜릿 같은거
휴가때 한꺼번에 빌려보려고 아껴둔 씨리즈였는데
몇번의 휴가를 여기저기 데모하러 다니느라 날려버린후, 그럼그렇지, 내 팔자에 무슨
기양 땡길때 보기로 했다.


 

 

 

 

 

 목소리 /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 영림커디널


아이슬란드의 에를렌두르는 내가 좋아하는 경찰이다.
한국에서는 하늘이 두쪽이나도 불가능한 일이지. 경찰을 좋아한다는 것은.
추리소설 속에서는 가능할수 있다고? 천만에 
현실에서 경찰의 폭력과 비열함이 상식을 초월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보고 사는데
어떻게 좋은 경찰을 상상해.

에를렌두르와 그의 딸 에바를 빨리 보고 싶어.
이번에도 한번도 보지 않은 아이슬란드의 서늘한 비를 그리워할까.  


 

 

 

 

 

전쟁 전 한잔/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링컨라임 씨리즈 처럼 아끼던 켄지와 제나로 씨리즈인데
실은 얼마전에 다른 도서관에서 가라 아이야 가라를 빌려왔는데
검색했더니 전쟁전 한잔이 데뷔작이고 먼저 나온책이라길래
머, 반드시 꼭 순서대로 보아야 하는것은아니고 그러지도 않지만

도서관 산책하다 눈에 띄길래, 아, 참. 조것이 데뷔작이라고 했던가
들고와 버렸다.


 

 

 

 

 

어려운 시절 / 찰스 디킨즈 / 창비  

 
올리버 트위스트와 위대한 유산을 고등학교때 봤었다. 20년 전이다.
최근들어 스타인벡과 에밀졸라와 도스토예프스키와 제인 오스틴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20년 전과는 다를거다. 아마도.  
그때처럼 문장이 내몸을 관통할까?
꼭 그랬으면 좋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잘 모르겠다.   
심장은 뛰어주면 좋지 않을까?

유감스럽게도 올리버 트위스트는 도서관에 아동용 밖에 없더군.


 

 

 

 

 

 말해요, 찬드라 / 이란주 / 삶이보이는창 

 
지난 4월쯤에 읽으며 이주노동자들의 사연이 가슴아팠었는데
쌍차고 용산이고 너무 바빠서 도무지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던 책이다.
그러고는 잊고 있다가 얼마전 이란주의 새책 아빠, 제발 잡히지마가 새로 나온걸 알았다.
새책을 읽기 위해 말해요 찬드라를 마저 읽는다.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내가 당장할수 있는 것이 없는데, 알기라도 해야 하니까.
그리고 이란주는 글을 잘쓴다.
경험이 생생해서 눈에 보이는 것처럼 쓴다.


3.
모두 열권이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한번빌릴때 빌릴수 있는 책의 수를 제한하지는 않는데
반납은 2주안에 해야 한다.
연체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배부른 일요일.
책을 읽는 것 만큼 도서관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책을 읽는 것 만큼 페이퍼 만드는 것을 좋아하게 될것같은 불길한
이런저런 주제의 족보와 카테고리를 만드는 재미는 마약같아서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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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등학교때 나는 수학과 영어시간에 수업을 들은 기억이 없다.

수학이나 영어시간이면 만화책을 읽든지 '하이틴 로맨스'류의 책을 읽었다.

아마도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들은 우리의 딴짓을 알았을 것이다. 

 

언젠가 나이 많은 선배와의 이야기 도중 하이틴 로맨스가 화제에 오른적이 있다.

그 가볍고 어처구니없이 천편일률적인 신데렐라 이야기가

선배는 혐오스럽다고 했던 것 같다.

 

"선배, 하이틴 로맨스는 책이 아니야. 생필품이야."

 

물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나에게 하이틴 로맨스라는 생필품은

더이상 효용가치가 없어졌지만

그시절,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음에도

'학교수업'에서 소외되어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야 했던 많은 우리들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그런 드라마에 익숙해졌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드라마는 하이틴로맨스 수준이다.

드라마 또한 생필품이다.

 


 

 

 

 

2.

흔히 스카페타 씨리즈라고 불리는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학 시리즈들.

 

'케이 스카페타'

매력적인 여성, 똑독하고 날씬하고 예쁘고

짙은 감색과 회색의 정장을 즐겨입고 최고급 차를 몰고다니는

성공한 법의학 의사

 

그러니까 드라마 같은 구조다.

개성적인 캐릭터의 사람들

거기에 법의학이라는 전혀 보통 사람들이 알지못하는 지식과

추리소설 자체의 사건발생과 극적인 진행이 관건인데

 

재밌다.

한번 손에 들면 내일이 시험인데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겨야 하는 중독성

스카페타와 마리노의 티격태격 서로 헐띁으며 하는 애정표현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나이를 먹고 스카페타의 똑똑하던 어린 조카는 대학을 가더니 일을 함께하고

씨리즈를 더해 갈수록 함께 나이먹는 느낌까지 더해져 더욱 좋다.

 

반드시 봐야하는 주말드라마는 있는게 좋은 것인지

없는게 좋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불길한 중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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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규방철학 / 사드

 

 

 

 소돔 120일 / 사드

 

1. 아주 오랫동안 나에게 사드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쾌락과 금기 - 전혀 다른 의미의 말인데, 나는 이것이 동일한 말로 교육된 사람이다. 쾌락은 그 자체로 추구하면 안되는 금기이다. 왜 그럴까?

사드는 도대체 어떤 글을 썼길래 쾌락을 섬기는 자들의 신이되는 한편에서는 늘 금서로 묶여 있어야 했을까? 그가 넘어선 금기읜 선은 도대체 어디일까?

2. 읽어봤더니

'금서로 하지 않았으면 신이되지 않았을 것' 이라고 단언한다.

못하게 하고 못보게 하니까 궁금한거지, 반복되는 묘사와 행위들은 그것이 금기이건 아니건 그저 역겹고, 역겨움의 반복은 지루하고 지겹다. 스토리 자체가 다음페이지를 넘겨야 할 이유를 주지 못한다.

금서가 아니었으면 누구나 몇페이지 넘기고 말 것이다. 또한 극단적인 인간의 육체에 대한, 혹은 욕망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경멸과 무시가 없었다면 사드가 이렇게 집요하게 폭력적 성에 대해 집착했을까 싶다.

물론 인간의 감성은 천차만별이고 그중에는 채찍으로 때리고 맞아야 욕망이 충족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다. 그건 그저 개인의 감성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편에서는 금기로 만들고, 한편에서는 마치 혁명적인 인식의 전환이라도 있는듯이 사드를 평가하는 양자 모두에 동의할 수 없다.

3. 그래서 하는 생각인데, 부디 사드가 궁금하면 사드를 읽어보면 된다. 사드에 대해 해설한 책들은 사드의 성욕에 대한 집착 만큼이나 엉뚱한 집착들이 많아서 오히려 사드에 대한 독서를 방해 할 뿐이다.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 마광수

 

4. 이에 비하면 마광수는 애들 장난이다.

대한민국 법원이 애들장난을 가지고 어찌나 설레발치며 띄워놨는지,

그저 심심풀이 땅콩으로 '선데이 서울' 류의 책을 보고 쓰고 대학교수가 그러면 안된다고? 왜?

그래서 참으로 천박한 수준의 대학교수의 장난이 금기에 맞서 싸우는 지성이 되었다.

 

 

 

 

 아임 소리 마마 / 기리노 나쓰오

 

5. 이건 좀 다른 형태인데,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책을 다 읽어야 평을 말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좀처럼 드문 경우인데, (위의 세권도 다 못읽었다. 지루해서) 이 경우는 토할 것 같아서 도저히 더 읽을 수가 없었다.

기리노 나쓰오가 옳바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의 감성은 나의 감성과 안맞는 거겠지.

생각만 해도 지금도 기름이 목에서 올라온다.

단순히 폭력적인 행위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문제로 고민하면 좀 더 정리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싫다. 생각도 하기 싫다. 이런 경우는 그냥 밀쳐두기로 한다.

살다보면 잘 모르는 것도 있는 거지뭐. 알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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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단향 2008-06-16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리노 나쓰오꺼 읽을까 말까 많이 망설였던게... 다들 리뷰가 이런식이더라구요.. 대단하긴 하지만... 뭔지 좀 역겹다는...

팥쥐만세 2008-06-16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읽어보시죠. 음----, 모험해볼 가치는 있어요.
범상치 않아요. 뭔가 있어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엄청 좋아하기도 하고.
별아님이 읽어보시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신다면 나도 다른 작품으로 다시한번 시도를...
나는 회피했지만, 오히려 마음 넓은 분들이 적절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