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하는 살인 - 죽음의 암호를 해독하라 동안 더 빅 북 The Big Book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이시언 옮김 / 동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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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이어즈의 피터 윔지를 좋아한다. 

이 소설은 피터 윔지의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세이어즈 본인이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한 경험을 살려 

카피라이터들이 어떻게 단어와 말로 장난하며 푸념하고 놀고 일하고 싸우는지 보여주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대, 

왜 굳이 어울리지도 않는 피터 윔지를 그 자리에 앉혀놓고 개성을 박탈해 버릴까.

피터윔지 특유의 세련된 옷차림과 귀여운 잘난척을 즐기지도 못하고

물론 영국말의 말장난들, 중의적인 표현들은 우리말이 아니니까 번역을 해도 맛이 떨어지지. 


경찰들 앞에서는 엄청 잘난척하는 윔지가 의외로 광고회사의 평민들에게는 매우 친절하고 상냥해서 의외의 느낌은 있다. 


진저 조 캐릭터가 재밌다. 맛있는 감초같은 조연의 전형이다. 

가난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사 낙관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아이 



2. 

너무 친절한 번역이 거슬린다. 

"마음대로 공표해서 지옥에 떨어지라고(웰링턴공이 중상 기사로 협박 받았을때의 대답)해 줬다는 거야......."

이런식이다. 저 괄호안의 문장은 작은 글씨로 편집되어 있는대, 사실 있으나 마니한 번역자의 해설이다. 

저런 관용구의 표현은 웰링턴공말고도 흔히 아무나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이고 어느나라나 있을법한 표현인대 

일일이 성서의 인용과 문학에서의 관용구들을 옆에다 작은 글씨로 해설을 달아놓았다. 

읽는대 엄청 거슬린다. 

저런 괄호가 너무 많아서 이해를 돕는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흐름을 차단하고 독서를 방해한다. 걸치적 거린다구.

"......자네가 그 살인범을 연행하면 정원은 완전히 깨끗해져(모두 문제가 없다는 뜻)."

아, 정말 나도 안다고요. 그걸 누가 모르겠냐고요. 

이정도면 독자를 바보로 아는 거지. 쯧.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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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전문의 - 하 밀리언셀러 클럽 123
라슈 케플레르 지음, 이유진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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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10년전 아이를 납치당했던 가족에게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유나는 식탁위에 명함을 두고 온다. 

복지담당 공무원과 피해자 가족지원 그룹의 전화번호. 

맞아.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사회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 

고통의 치유를 위해 마땅히 국가가 세금으로 이런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1990년대 초반, 개혁이라 불리며 시행되었던 정신보건 분야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울레르 오케르 정신병원은 여전히 운영 중이었다. 이 구조조정 탓에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수용 병원을 떠나 강제로 자립해야 했다...... 수용 환자들은 감소했지만, 노숙인들은 그와 같은 수로 증가했다. 신자유주의 노선을 선택한 결과 대규모 경제 위기가 스웨덴을 강타하자 어느 주 의회도 환자들을 다시 데려올 재원이 없었다. 

유나가 정신병원으로 가는 중에 설명되는 문장이다. 

음...... 스웨덴도 구조조정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봐. 그리고 그 개혁의 결과 복지는 후퇴하지. 

경제위기 때문에 신자유주의 노선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노선을 선택한 결과 대규모 경제위기가 온다는 표현은 

더욱 인상적이네. 

잔인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범죄소설의 한 모퉁이에 있는 문장이다. 

이런 문장을 대중소설에 쓰고, 읽는 스웨덴 사람들이 부럽다. 


음울해 보여. 유나는 생각하며 사실은 이런 종류의 장소는 사람이 회복될 곳이 아니라 보된되는 장소라고 혼잣말을 했다. 

정신병원에 대한 유나의 생각. 사실은 라슈의 판단이겠지. 

맞다. 정신병원 뿐 아니라 나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병원이 그렇게 느껴져. 왜 그럴까. 


나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문장 "과거는 결코 죽지 않았고, 심지어 아직 지나가지도 않았다." 를 인용하고는 했다. 사람에게 일어났던 모든 소소한 일은 현재에도 따라다닌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모든 체험은 모든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만일 그 점이 정신적 외상 체험들에 대한 것이라면 과거는 현재에서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한다. 

정신적 외상. 현재에서 거의모든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과거의 고통이라니. 

과거는 죽은 것이 아니고, 심지어 아직 지나가지도 않은 현재의 고통이라는 말은 

정말 그래. 끝나지 않는 고통, 지속되는 고통이란 중단된 시간이다. 



2. 

라슈 케플레르, 이사람 뭐하는 걸까. 

최면으로 집단치료를 한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당한 사람들, 그래서 시간이 중단된,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사람들이 

최면상태에서 내면에 숨겨둔 학대당했던 과거의 경험을 말하고, 서로 들어주고 공감하며 치료를 한다.

이 집단에 고문전문가도 있어서, 고문 행위를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보면서 즐기던 최면 상태의 고백을 

학대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듣게 하는것이 어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거야. 


고문을 한 사람도 고통스럽다고? 그렇겠지. 그게 사람이 할 짓이냐. 

학대당한 피해자들에게 고문전문가의 영혼을 들여다보게 하다니. 잔인하다. 

반대로 저 고문전문가가 피해자들의 내면의 상처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상상이 되는 바람에 소름끼쳤다. 

소설속 살인자보다 이런 상황을 만든 작가가 더 잔인하다. 


캐릭터의 개성도스토리의 박진감도, 구성의 조밀함도 무엇하나 라르손과는 비교가 안된다. 

라슈는 자기가 뭘 쓰는지 모르는 느낌이다.

흉내는 내지만 산만해.

유셰프를 냅두고 에릭의 과거로 가는것도 집중력을 떨어트리고이야기가 따로 놀고

스토리가 맥락없이 길을 잃고 헤멘다는 느낌


교통사고로 이틀이나 누워 의식이 없던 켄넷이 의식을 회복하고 한나절만에 일어나서 범인을 추적하러 간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것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왜 이럴까? 자기가 아는 단서를 경찰에게 알려주면 되잖아.

왜 이렇게 말도 안되는 멍청하고 무리한 스토리를 만들까.


속는 셈치고 한번더 이 작가를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피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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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진구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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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집안의 가족들이 유산을 상속받으려고 별짓을 다 한다. 

진구와 고진, 두명의 탐정을 비롯해 캐릭터들이 비교적 설득력 있게 살아 있어서 

수월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나 

1. 살인의 방법은 황당하고, 저렇게 해서 죽일 수 있을까? 

2. 반전은 억지스럽다. 

3. 고진과 진구가 탐정이랍시고 어깨에 힘주고 잘난척 하는것도 재미를 떨어트리고 

4. 두 탐정의 시니컬도 과해서 몰입을 방해한다. 

5. 앞뒤에 붙은 이탁오, 이 사람의 살인이 너무 잔인해서 작품 전체를 어둡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더욱이 

6.후진 도덕 강의가 튄다는 느낌 

도진기는 판사출신이라더니 낙태를 반대하시는 모양인대, 낙태하는 여성에 대해 단죄하는 표현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7. 짜증나는 마초 

쌍방이 바람난 부부 이교준은 아내를 죽이고, 유재연은 낙태를 하는대 양쪽 모두 살인죄로 단죄하며 

심지어 유재연을 도덕적으로 더 후려치며 훈계한다. 하. 

아내는 죽여도 낙태는 하지 말라는 것이냐. 

8. 탐정이 사건을 해석하고 해결만 하는게 아니라, 자기 의도대로 사기도 치고 단죄도 한다. 뭐니. 


한국 추리소설 작가중에는 나름 팬덤을 거느린 검증된 작가인 모양인대 

내 감성에는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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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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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몸도 약할 뿐더러, 달리기를 하여도 철봉을 하여도 남에게 뒤지는 데다가, 선천적인 말더듬 증세가 더욱더 나를 내성적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모두들 내가 절간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외딴 절 주지의 아들 미조구치 

미시마는 탐미문학의 거봉이라고 책표지에 소개된다. 

탐미주의, 탐미문학이라고 소개되는 책을 잘 읽지 않는다. 

배불러 한가한 자들의 소일거리라서, 탐미란 나른하고 지루할 뿐 아니라 대체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미조구치, 이 아이는 시작부터 예민하고 소외되어 외롭지만 그래서 고집도 세다. 

게다가 태평양전쟁이 시작되는 시기. 전체주의 광풍이 몰아치는 폭력의 시대에 예민함이나 허약함은 경멸의 대상이 된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시작이다. 

교토 여행을 앞두고 읽었다. 



2.  

이 시대의 작가들은 흔히 그러는대 일본은 유난히 여성혐오가 심하다. 

미시마는 장난 아니구만. 

이웃의 예쁜 소녀 우이코는 군인의 아이를 갖더니 탈영한 군인을 배신하고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여자는 절에서 하얀 젖가슴을 꺼내 찻잔에 젖을 짜서 젊은 군인에게 준다. 

심지어 어머니는 모기장 속 결핵에 걸린 남편과 아들이 누운 옆에서 친척 남자와 정사를 나누고,

이 장면을 목격한 아들 미조구치의 등 뒤에서 아버지가 그의 눈을 가린다. 

그러니까, 나는 이런 가학적인 감성이 참 불편한다. 


금각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결핵에 걸린 아버지와 말더듬이 미조구치이고 

여성들은 금각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 아니라 언제든 욕망에 옷을 벗고, 속된 욕심으로 가득한 멍청한 존재다. 


청년이 된 미조구치가 미군에게 몸파는 창녀를 발로 짓밟고 차는 장면에서 일단, 책을 덮었다. 

찌질한 남자의 여성혐오에 대한 보고서를 탐미의 이름으로 더 읽어야 하는건지 생각 중이다. 

다 읽은 책만 리뷰를 쓴다는 기준을 위해 이 혐오를 더 보아야 하는가. 심지어 탐미.  



3. 

나는 예술가가 되기에는 너무도 오만하였다. 폭군이나 위대한 예술가가 되겠다는 꿈은 꿈일 뿐, 실제로 착수하여 무엇인가를 해내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남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유일한 긍지였기 때문에, 무엇인가 남들을 이해시키겠다는 표현의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 남들 눈에 띄는 것들이 나에게는 숙명적으로 부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독은 자꾸만 살쪄 갔다. 마치 돼지처럼. 

어떻게 고독이 돼지처럼 살쪄갈까. 

고독이란 마르고 가냘픈 결핍이 아니단가. 

그러나 한번도 생각해 본적 없는 살쪄가는 고독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 고독은 학처럼 여위는 것이 아니라, 돼지처럼 살찌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구나. 

이런 문장이 탐미 인가. 


나는 어두운 새벽길을 곧장 달렸다. 돌멩이도 나의 발길을 방해하지 못하였고, 어둠이 내 앞에 자유자재로 길을 터 주었다. 

우이코를 보기 위해 미조구치가 달려간다. 

나는 길 쪽을 엿보핬다. 멀리 하얗고 희미한 물체가 나타났다. 그것은 새벽의 색깔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우이코였다. 

섬세한 감성과 예민한 감성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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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 최후의 사건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에드먼드 클레리휴 벤틀리 지음, 유소영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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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가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고 기사를 쓴다. 

그런대 그 기사를 신문사로 보내지 않고 맨더슨 부인에게 보낸다. 

그리고 맨더슨 부인으로부터 도망쳐 1년쯤 시간이 지난후 재회 

사건의 새로운 반전이 밝혀지고, 마무리에 다시한번 반전 

트렌트가 기사를 쓴 후 맨더슨 부인과 감정이 얽히는 소설의 중반부터 지루하고 

말로에 의한 반전도 재미없다. 

사건 전체를 말로 편집본으로 보여주는 장면도 중언부언 길기만 하고 재미없는 이유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얽혀 상황으로 스토리로, 캐릭터로 엮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로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하품하면서 꾸역꾸역 본다는 거지.

트렌트와 머치경위의 살인사건 수사 게임은 너무 작위적이고 

시체를 앞에두고 게임을 즐기는 설정도 오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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