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딱 하루만 반값' 좀 치워주삼~~
알라딘을 열때마다 요 '딱 하루만 반값' 박스가 신경을 거슬리며 걸치적 거린다.
반드시 한번은 클릭하게 만드는 무뢰한 침입자.  


2.
'40자평'을 '구매자'에게만 허락한다.
40자평이 문제가 아니라 '구매자'에게만 허락하는 코너가 생긴것이 문제다.


3. 
알라딘 메인화면 윗부분은 베스트셀러만들기를 강요한다.
그냥 편안하게 서점을 산책하게 냅둬주라.
이벤트 소리 시끄러운 장터인데,
심지어 눈길을 잡으려 천박하다.   

왜 가장 많이 팔린책, 베스트셀러, 알라딘이 추천하는 책이 뭔지 내가 알아야 하냐고요. 

 
4.
책 표지를 보고, 제목을 보고, 저자를 보고, 책소개를 보고,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고 음... 이런책이구나.
 
- 책 표지를 보고, 제목을 보고, '딱 하루만 반값'을 지우고, '이 책을 구입한 분들은 다음책도 구입하셨습니다'를  지나 밑에 저자와 책소개와 ..... 

왕짜증난다.
내가 검색하려는 책을 알기전에 왜 그 책을 산 사람이 다른 어떤 책을 샀는지 알아야 하는걸까.


4.
알라딘은 그동안도 서점이었다.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책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이 성공한 이유는 
다른 개성과 철학의 사람들이 책에 대한 애정과 소통을 서로 존중한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에대한 얘기를 하고 나누는 것에 동의한 셈이다.
서로다른 감각과 평가들이 공존하는 것이 오히려 즐겁게.

책이 좋고, 리뷰를 나누기 편리한 서재시스템이 알라딘을 클릭하게 한다.
거기에  비교적 조용한 것이 좋았는데

최근들어 알라딘 구성과 편집의 변화는
돈달라는 말을 너무 노골적으로 해서 불편하다.  

지금까지도 알라딘은 서점이었다.
눈에 거슬리는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딱히 내눈에 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

자본주의사회에 많이 팔리면 장땡이지. 그렇겠지.
그래서 더 많이 팔려고 노력하는게 뭐 문제될까.

다만 나는 짜증나기 시작했다.
알라딘 서재에 한칸을 차지하고, 리뷰를 쓰고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아직 서재에서 방을 빼지는 않고 있다.

서재에서 방을 빼지 못하기 때문에 위의 짜증남을 계속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부탁한다.  


누가 알라딘 좀 말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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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13일이니까 벌써 한달이 지났네.
아날로그에 익숙한 나는 생전 디지털로 찍는 사진은 별로라고
종이의 질감과 수정할 수 없는 순간의 포착이 있는 아날로그가 좋다고
디지털 사진 있는것은 쓸줄모르는 나에게는 없는 것과 같다고

그랬는데 문숙이가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와서 찍어서 내 멜로 쏴서
벌써 한시간이 넘게 이리저리 장난을 하고 바탕화면도 바꾸고
음---, 나름 재밌네. ^^

날씨도 좋고 사람도 좋아서



2.
거제도는 참 매력적인 섬이다.
섬인데도 산이 높고, 해안을 따라 어디할것 없이 풍광도 좋다.
이번에 알았는데 예쁘고 소박한 섬도 많이 거느리고 있네
오히려 외도는 비싸고 인공의 냄새가 많아 싫고

소매물도는 맨위에 폐교하나를 갖고 있는 작은 섬이다.
전기와 물이 문제이지
배에서 내려 정상의 넒은 마당까지 30분이면 올라가고
(주로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술을 먹더군요)
거기에 교실두칸짜리 작은 폐교가 있다
참 예쁜데 누군가 살려고 시도하다 실패한듯한 흔적이 있다

요기서 등대가 있는 곳까지 다시 30분
안타깝게도 등대에 가기전에 디지털 카메라의 밧데리가 없어서
사진은 못찍었다



3.
배경이고 뭐고 그저 사진은 사람이 큰게 장땡이라는 철학이 잘 드러나는

봄날 술, 햇살, 바람, 파도, 사람에 취해
끝내 섬에서 나오지 않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것으로 마무리한

다시 가서 나오기 싫은 소매물도 봄소풍

언니야, 문숙아, 기식아 담에는 술 안먹을게 또 가자! 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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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가는길에 생각한 올해 팥쥐의 목표

첫째는 지금처럼 계속 예뻐야 겠다. (ㅍㅎㅎㅎ)
둘째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번은 달래와 남산으로 산책을 간다.
셋째는 최대한 많이 쉰다.

나의 삶이 불꽃처럼 날카롭고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20대가 있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 두려울 것도 없고, 미련없이 즐겁게 살아질거라 생각했다.
살아보니 미련은 없지만 두려운 것은 많고 가끔은 즐거울 시간도 없더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가 생긴 2003년 이후 5년이 지났다. 2003년 해고된 이후 2008년이 시작되는 지금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아직 지회조합원이고 싸움의 현장에 있다.
돌아보면 조합원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기도 하고, 끝없는 신뢰를 받기도 하고, 회사 관리자 경비들과 몸싸움으로 피가 나기도 하고, 납치되어 논바닥에 버려지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즐겁고 자랑스럽기도하고. 스펙타클, 버라이어티, 쌩쑈 같기도 하다.

세가지로 나누어 놓았지만, 실은 많이 쉬고 운동도 해서 젊게 살아보자는게 목표인 셈이다.

2003년 이후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것,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동지들의 죽음' 이다. 바로 며칠전 까지도 굳게 악수하며 인사하던 동지가 몸에 신나를 붓고 불을 붙여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은 오래도록 내안에 머물며 내몸을 누른다. 그들이 비겁하거나 약하지 않은 정당한 싸움을 하는 강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나의 인정은 그래서 나를 더 무력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열사들을 뒤로하고 그런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앞길이 보이지 않으니 스스로 더욱 한심하다.

우리 조합원들과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하는 동지들에게 열심히 열심히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뭉쳐서 싸우면 좋은 세상이 저기 저 산너머에 진달래꽃 처럼 피어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시냇물과 저산만 넘으면 겨울가고 봄이 오듯이 불평등이 없고, 억장이 무너지는 억울함으로 가슴칠 일이 없는 세상이 바로 저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면, 그게 사실이면 다시는 스스로 몸을 죽이는 동지들은 없을 것 같다.

바로 저기 봄바람이 불듯이 설레이는 노동해방 세상이 있다고.

그때가 언제인지 모른채, 서른 일곱이 되버렸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고,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정돈된다.
언제부터인가 예쁘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말과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불꽃처럼 날카롭고 아름다운것이 이제는 부담스럽고 피곤하다고 느끼는 나이.
서른 일곱이 되니까 살아가는 일에도 쉬어가는 페이지가 여백으로 넉넉히 있어야 '무리'가 없다는 걸 안다. 무리가 없어야 오래오래 지치지 않고 스스럼없이 웃으며 산다.
노동자들의 눈물과 한숨이 강이되어 가는 혁명의 막다른 고비라 할지라도 무리없이 사람들 마음의 이치를 다치지 않으며 물결처럼 순하게 가고 싶다.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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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사람 2008-01-19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랜만에 씩씩한 투쟁가 한 곡 들어보는 것 같아 신선하고도 낯설군요. 님이 꿈꾸는 세상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올 한 해 만드시길~~ 으샤!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에 다른 밤들과 다른 뭐가 있다고 해마다 연초가 되면 금연이니 독서니, 별것도 아닌것들을 목표랍시고 설레발들일까. 한가한 사람들. 금연을 왜 꼭 1월 1일부터 해야 하느냐고요?'

매사에 까칠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문득, 도서관 가는길에 그러고보니 연초이고, 올해는 뭘 목표로 해볼까 생각하다 2003년 겨울이 생각나 웃었다.

2003년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식칼테러가 나고, 금속노조 사내하청지회가 만들어진 해다. 5월에는 동서다이너스티 청소용역 조합원들이 업체 사무실에서 농성을 시작해서 의장부 조합원까지 잔업거부로 이어졌고, 이때 한꺼번에 28명이 해고되었다. 계속된 천막농성, 수배, 구속, 단식......  핵심적인 간부들은 돌아가며 몇달씩 교도소에 갔다온 후 겨울, 해고되었어도 노동조합 활동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던 14명정도의 간부와 조합원들은 현장에 우리 지회 사무실이 없어서, 정규직 노조(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아산본부) 사무실 한쪽의 대회의실로 날마다 출근을 했다.

정규직 노동조합 동지들이 배려해 준다 해도 남의사무실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날마다 날마다 좁은 공간에 모인 우리는 정규직 동지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 숨죽여 조용조용 노동운동의 역사를 공부하기도 하고 최근 다른 사업장들의 사례를 서로 조사해와서 알려 주기도 하고, 현장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우리가 잊혀지지 않고, 아직 이렇게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식당앞에서 돌아가면서 1인시위도 했다.

날마다 날마다, 2003년 내내 쉼없인 진행된 현대자동차 원, 하청 회사와의 싸움으로 지치고, 교묘한 회사의 회유와 협박에 지친 조합원들은 많이 탈퇴해서, 그 겨울 우리 지회의 조직률은 바닥을 치고 있었는데 한때 400을 넘던 조합원의 숫자가 50으로 내려가 있었다. 현장에는 무거운 먹구름이 일하는 조합원들 머리위에 머물렀다.

날마다 날마다 술을 마시면 아산공장에 불지르고 죽어버린다고 화를 토해내던 조합원도 있었고 날마다 날마다 그러나 우리가 잘 견뎌내서 다시 현장의 비조합원들까지 설득해서 한바탕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현대자동차라는 상대가 너무 크지만, 우리도 우습게 보면 안된다고 스스로를 달래고 격려하고, 그러던 1월 어느날이었다.

새해 목표가 무엇인지, 노동조합과 관련된 것 말고 각자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것을 적어서 발표해보자고 했다.

'술을 적게 먹기' '담배 조금 덜 피우기' - 결코 끊는다는 사람은 없었다.

'연애, 혹은 결혼' - 그중 두명의 동지가 차례로 결혼을 했다. 짚신도 짝이있다는 말을 증거하는 사례들이라고 우리는 놀렸다. 해고되어 수입도 없는 사람을 뭐 볼것있다고 결혼을 한단말인가!!!

'동지들에게 편지쓰기' - 내가 받은 바없으니 실제 썼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미혼인 동지들 교육해서 짝지워주기' - 이 목표를 써낸 동지 말하길, 우리가 연애의 기술을 너무 모른다고, 자기가 교육해서 연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목표하고 했는데, 남들 연애하고 결혼하는 동안, 연애의 기술을 잘 안다는 본인은 아직 미혼이고, 내 알기론 그사이 연애한 바도 없다.

'한달에 한번, 한명씩 동지들에게 돌아가며 맥주사기' - 여름쯤 내차례가 되어 술을 마셨다. 

우울하고 답답한 그 사무실에서 한동안 웃음꽃을 피우며 말하는 동지들의 새해목표를 들으며 12월 31일과 1월1일이 사이에 밤에 뭔가 다른것이 있다해서 문제될것도 없다고 무심히 인정했다.

그 겨울이 끝날때쯤 우리는 불법파견투쟁을 기획하고 시작해서, 현장의 조합원들은 심지어 쓰레기통에 있는 사양지까지 줏어와서 근거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올때쯤 11월 현대자동차에 1만여명의 불법파견 노동자가 있다고 노동부가 판결했다. 비조합원들이 지회에 다시 가입하기 시작해서 몇몇은 복직도 하고, 다시 싸우고 해고되고, 또 수배되고 구속되고, 다시 싸우고 또 패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300여명되는 공개된 조합원 숫자에 그다지 변화가 없다.

문득 동네 도서관 가는길에 올해는 뭘 목표로 해볼까 생각도 하게된 덜 까칠해진 팥쥐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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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정규직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그것도 가장 앞에서 투쟁하다 해고된 동지들 중에는
당장 먹여살려야 할 가족들의 생계때문에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 돌려 우리 노동조합을 떠나야만 했던 동지들이 있다.

해고된 동지들이 아직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꼭 우리만의 잘못은 아니다.
류기혁열사 투쟁과 후퇴이후
패배의식 낮게 깔린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조합원동지들도
가끔 차비조차 없고,
어떤날은 현관에 0일까지 돈을 내지 않으면 수도를 끊겠다는 딱지도 붙어있어도
포기하지 못하고, 포기하지 못하고
버티고 있는 나또한 해고된 노동자이고 

 어쩔수없이 투쟁을 함께하지 못하고 노가다하러다니는 동지에게
가끔 안부전화 하는 것조차 마음이 아파 미안한 이유는
그동지가 현장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일잘하는 노동자였는지
함께 투쟁하던때 보여준 진지함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던 그 눈빛과
남을 먼저 배려하던 결고운 마음과

그런데 우리는 동지의 해고를 막지 못했고
그로인해 닥쳐온 무서운 가난을 함께 극복해주지 못했고

오래간만에 동지부부와 밥을 먹었던 지난 말복날
유난히 하얗던 피부가 여름 햇살에 검게 그을린 동지의 얼굴에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는 진지함과 성실함에 여전히 맑은 눈빛에
내가 언니라 부르는 함께 밥먹은 부인의 씩씩한 목소리에
자주 연락하자고 헤어져 여태 전화한번 못했는데

 

2. 시장 골목에서 누군가 반갑게 이름 불러 돌아보니
언니가 앞치마 두르고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다
죄지은 사람마냥 가슴이 덜컥 흔들리는 나에게
어쩌면 그렇게 밝게 웃으며
남양건설현장으로 노가다하러 가서 주말에만 온다고 동지의 근황을 말해준다

언니 자주 올게요. 많이 파세요.
웃으며 돌아서 오는데
오래전에 아물었던 상처가 다시 벌어지는 것처럼
발밑으로 눈물이 자꾸만 흔들린다.

 

3. 그렇게 쉽게, 그렇게 뻔뻔하게, 그렇게 태연하게, 그렇게 많이
우리를 해고했던 현대자동차 자본은 결코 모른다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 투쟁을 한다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다는 것을 우리가 멍청해서 모르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결의와 투쟁의 행간에 있는 눈물과
해고된 후에도 계속되는 우리의 가난한 삶에도

다만 우리는 사람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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