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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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에 지식인이 있었을까? 라고 나는 바보같은 질문을 더이상 하지는 않는다.

솔출판사에서 나온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며 우리선배 지식인들이 생각보다

폭넓고, 편협하지 않으며 심지어 해학과 위트를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던 적이 있다.

멀리 서양의 문화를 우리의 것보다 먼저 익숙해지고,

세계지도의 한구석에 있는 한반도 위에서는 그다지 재미있는 일도,

뛰어난 인물도 없이 답답하고 지루했을것이라는 생각을 별다른 반성없이 당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그들도 시대를 고민하고 갑갑해하기도 하고

동지들과 술을 먹으며 노래하고 춤도추고 돈도 꾸고...

예나지금이나 마이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웃기도 했다.

2.

미친듯이 몰두하고 열정을 바쳐 살아가는 그들이 서로를 어찌나 아끼는지

그리고 궁핍한 일상을 어떻게 여유롭게 나누는지

그 고집과, 정열과, 농담과 인내가 따듯하기도하고 아프기도 하고

3.

무엇보다 그 모든것을 먼지묻은 책속에서 가려 뽑은

정민의 겸손한 태도가 좋다.

정민은 아마도 '벽에들린 조선 마이너 지식인들의 삶속에'  벽이들려

21세기 한국에서 마이너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비추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사랑하는 선배들의 삶과 그의 삶이 그리하여

시간을 넘어 서로 마음을 나누는데, 어쩌면

비오는 봄밤이나,  달밝은 가을저녁이면 백탑파 선배들과 술잔을 기울일지도 모를

작자에게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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