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1.
6.8혁명 시기 SF문학의 특성과 '두개솔의 서'의 위치에 대한 작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이 책이 SF장르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 좀 속상한듯하고, 그 변인듯도 한데

내게 SF는 좀 허무맹랑하고 쉽게 씌어진, 소설적 인과도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결말을 내는...
뭐 이런 이미지인데
실버버그는 SF가 장르안에서 현실과 반응하며 여러가지 실험과 고민도 한다는것을 말한다.
그저 상업적인 이유로만 생산되지 않거나
잘팔리기 위한 고민으로 때론 시대의식을 담기도 하거나

잘팔리든 시대의식이든 문학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재미있는 소설이다.


2.
4명의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각자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는 것들의 흐름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보기에 대체로 미국을 대표하는 개성적인 인물들이다. 4명다 말투가 냉소적이고 시니컬하게 비틀기 잘하고, 역시 6.8의 영향일까?

3.
'영원히 살고싶은' 욕망에 관한 탐색은 고전적인 주제이다.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방법이 작중인물 중 한명인 네드의 표현처럼
'매력적인, 승부욕을 자극하며, 미학적이다.'
어떤 방법인지 미리알면 재미없다오. ㅎㅎㅎ


4.
올리버의 욕망에 대한 단상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밭, 끝없이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표백된 하늘이나 황량함을
나는 알지 못한다.
좁은 한반도의 남쪽 이념에서 태어난 나는 무한한, 끝없는, 지루한... 이런것을 잘 모른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미국의 꿈과 욕망이 한국의 꿈과 욕망과는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세계를 주무르는 소수 엘리트 그룹으로 들어가는 통로인데, 말하지면 한반도 남쪽 아이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봤자 미국의 아이비리그 것들에게는 변방에 불과하다는,

그래서 아무리 독일과 프랑스의 학문이 전통있어도
우리나라 재벌 2세, 3세들은 미국으로 유학간다는거.
아마도 걔네들은 신분질서에 대한 느긋한 신념과 절대 가난해질 수 없는 오만함으로
변방 왕세자로서 대국 엘리트들과 인맥을 나누고 세련된 교양을 배워와서 
실은 부자 부모 만난것이 전부인 '능력'이 노력해서 된 것처럼 사기도 치겠지, 세련되게.


5.
ㅎㅎㅎ
영생도 철학도 욕망도 오로지 남자들의 것이구나.
성서이래로 니네는 수천년을 남성중심적이지.  
니네에게 여성은 피할수 없는 욕망을 일깨우는 통과의례일 뿐.
니네의 통제와 명령을 기다려야하고 반항조차 너희들의 허용범위 안에 있어야 하는거지.

여성에 대해 태연하게 폭력적이고 천박하다.

6.
죽음과 더불어 삶과 욕망에 대해 말하지만 벌리기만 하고 깊이가 없다.
특히 갑자기 찾아오는 마무리의 인과관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런 방식으로 영생을 얻어 그런방식으로 살아서 뭐하냐고.... 죽고말지.
그저 끝없이 사는 것이 끝없이 사는 이유가 되는. 

욕망없이 살거면 영생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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