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페미니즘
벨 훅스 지음, 박정애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일단 쉽다. 무슨말인지 알겠다.

그동안 나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논쟁과 책들을 보며 너무 어려웠고, 지루했다.

그 책들이 여성인 나를 위한, 여성인 우리를 위한 책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은 똑똑하고 잘난 여자들이 똑똑하고 잘났는데도, 멍청하고 잘나지 못한 남성들 다음에야 승진도 하고 금뱃지도 달 수 있어서 너무 힘들다고, 똑똑하고 잘난것좀 알아달라고 소리지르는 것같아서, 나는 그렇게 느껴저서 사실은 페미니즘을 외치는 여자들을 경멸했었다.

"권력을 향한 너의 욕망에 내가 왜 동의해야 하는건데? 니가 권력에 가까이가면 이 땅의 가난한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뭘 할건지 말하지 않으면서, 너의 권력을 향한 페미니즘에 내가 왜 동의해야 하냐고."

지금도 대체로 그렇다.

2. 나는 무식하고, 못생기고, 배운것없고, 가진것도 없고, 비정규직이고 가난하고 그런데

잘 살아볼려고, 그렇게 사는 방법밖에 모르기 때문에 결혼해서 아이낳고 아는대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그렇게 열심히 살면 결국은 잘 살게 될거라고 근거없이 낙관적인 우리 언니들과 어머니들을 위한 페미니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의 주류 페미니즘이 그렇지 못하다고 나는 판단한다.

그래서 늘 어렵더라. 잘난 지들끼리 남성이 독식하고 있는 권력을 나누어 갖는 것이 목표인 그녀들은 권력과 더욱 거리가 먼 가난한 여성들의 권리와 자기들의 권리를 동일시 하지 않는다. 결코.

그래서 재수없다. 결국 지가 권력을 나누어갖기 위한 명함으로, 반남성전선의 기치로 페미니즘은 그저 욕망일 뿐이다. 그저 권력을 위한 욕망들이 다 그렇듯이 천박하고 재수없다.

3.

처음으로 마음에 쏙 드는 페미니즘 책을 보았다. 아!. 그렇구나. 페미니즘이 이런거구나.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종식시키려는 운동" 이라는 것을 다른 모든 오해를 걷어내고 직설적이고 명쾌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씌어진 책이다.

4. 딱한가지 '결혼' 과 '성' 과 관련한 장들은 좀 두루뭉실하다.

뭐, 좋은 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예민한 가족과 관련한 주제들은 살짝 피해갔다는 느낌이 있지만,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한다면 인정할 수도 있겠다.

5. 벨 훅스, 힘내요!. 언니들 우리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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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미니즘, 당신의 계급을 묻다
    from 일다의 블로그 소통 2009-02-19 02:28 
    페미니즘, 당신의 계급을 묻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정안나 벨 훅스의 에 크게 공감한 기억이 있어 이 책도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계급” 요즘 한국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신분제 사회가 아닌 한국에서 무슨 계급?’이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의 여러 상황들-부와 출생의 차이를 통해 고착화되는 주거와 교육, 건강-을 본다면, 단연코 한국은 계급의 심화를 걱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