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공부 - 나의 파랑새를 찾아서
김희삼 지음 / 생각의힘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열심히 배워볼 텐데.'
몇 년 전, 삶의 어려운 시기에 있었던 친구의 한탄이 아직도 귓가에 선명하다. 만약 그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주저없이 그 친구에게 선물해주었을 텐데. 아니, 이제라도. 행복해지고 싶지만 막막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래, 행복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저자는 돈, 직업, 사랑,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살피며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은 나의 지금 상태를 진단하며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그야말로 다정하면서도 깔끔한 행복 안내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타인을 위해 돈을 쓰는 '친사회적지출'이 행복과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대목이었다. 성과에 집착하는 성취주의자일수록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며 행복을 유보한다는 부분이나, 타인 의식과 비교 성향이 높을 수록 행복감이 반비례한다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내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들을 찾아냄과 동시에 개인의 영역에서 바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무엇보다 행복은 주관적인 느낌이며, 내가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읽으면 좋을 듯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것이 행복. 모두 각자의 '파랑새'와 함께- 행복을 매 순간 느끼시기를 바라며.

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랑하게 지구를 지키는 방법이 있을까? 이미 기후 위기는 현실이고, 환경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하지만 에코백은 최소 131번, 텀블러는 최소 220번은 써야 일회용품보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데,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그렇다고 당장의 편리함을 모두 버리고 급진적인 환경론자가 되자니 그 역시 찝찝하다.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즐겁고 명랑한 환경론자가 될 수 있을까? 그 답을 제안하는 책이 바로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이다.

이 책에서는 삶을 즐기면서도 지구를 지키는 ‘녹색 쾌락주의자’가 되는 법을 소개한다. 그러니까 ‘힙하고 우아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저자는 기후 위기에 대한 일장 연설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긍정하는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것들은 책임감 있게 환경을 지키면서도 즐겁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이다. 마냥 무겁고 진지한 환경론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야말로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다.

환경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당장 우리가 향유하는 온갖 편리한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극단적인 친환경을 추구해야한다면 그건 고행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바꾸는데에서 시작해, 결국 환경과 즐겁게 상생하는 라이프스타일 말이다. 예를 들면 전자기기를 완전히 끄고 독서에 몰입하기를 제안하고, 사치스러운 소비를 위한 여행이 아닌 조금 불편하더라도 과정과 경험이 목적을 둔 여행을 하기를 추천한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내 마음가짐 하나만 바꾼다면 일상 속에서 즐겁게 실천 가능한 것들이다.

‘두려움과 자기혐오가 아닌 ‘당신이 있어서 좋다!‘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말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무척 안심이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환경에 해가 되는 건 인간의 존재 자체가 아닌가!) 부정이 아닌 긍정에서 시작하는 ‘우아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삶이 궁금한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 ‘에코 라이프 스타일은 매력적이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퇴근 후 조금만 읽어볼까 했다가 그만 끝까지 읽어버렸다. 한여름에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을 연상케하는 소설. 환상 미스테리물을 연상케하는 연작 단편집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마이크로 세계의 스파이 이야기와 이쪽 세계 의 신입사원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저자가 7년간 매년 한 편씩 이어쓴 작품이라고. 무척 독특한 컨셉의 책. 한편씩 짧은 호흡으로 읽히면서도 책 전체를 다 읽었을 때 비로소 ‘아!’하고 알아차려지는 지점들이 있어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쾌감이 있다.



1년차부터 7년차까지 두 주인공의 성장 여정을 따라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마이크로 세계에서는 따돌림을 당하던 소년이 우연히 한 요원에게 구해지며 스파이로서의 삶을, 이쪽 세계에서는 취준생이었던 청년이 비로소 신입사원으로서 발자국을 내딛는다. 저자가 숨겨둔 디정하고 따스한 메시지도 좋았던 포인트. ‘그저 열린 마음으로,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와 ‘자존심은 그저 단어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매 이야기마다 노래 가사가 테마로 나오다보니, 자연스레 한여름 호숫가에서 벌어지는 음악 페스티벌이 떠올랐다. 실제로 저자가 페스티벌을 위해 작품 집필을 시작했던 것이 이 책의 시발점이라고.



어딘가 몽글몽글하고 애틋한 소설이다. 어느 여름날 호숫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비일상의 세계와 일상의 세계가 합쳐진다는 것이 유독 환상적으로 와닿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영화 <애프터썬>에서 ‘Under Pressure‘가 흘러나오던 시퀀스가 자꾸만 떠오르기도 했다. 성장담이자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여서일까.



오랜만에 산뜻한 마음으로 끝까지 읽은 책. 여름날의 소설책으로 추천!



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원서로 1/3쯤 읽었는데 번역본이 나왔다는 소식에 냉큼 구매해 읽어보았다. 명실상부 최고의 셀럽, 쿠바 출신 미모의 여배우 에블린 휴고가 그의 말년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기 인생의 진실들을 털어놓는 이야기. 일곱 명의 결혼 상대 중 그녀의 진정한 사랑은 누구였을까? 무명의 기자 모니크가 한 인간의 가감없는 진실을 받아 적는다.

일단, 스토리가 재미있다. 진정 매운맛.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셀럽, 일곱 번의 결혼이라는 키워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기가막힌 이야기였다. 반전과 반전이 거듭된. 타인의 삶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본능일까? 그것도 화려한 연예인의 삶이라면, 단연 호기심이 인다. 이 부분을 아주 제대로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진심이었거나, 위장이었거나, 어리석었거나. 에블린 휴고가 굴곡진 삶을 지나며 내린 선택들을 따라가노라면 그녀를 이해하게 될 수밖에. 스포일러이기에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에블린의 생 자체가 진짜 사랑을 향한 여정이었다.

또, 에블린 휴고라는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었다. 마냥 선한 것은 아닌 입체적인 캐릭터. 그녀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무기를 이용하는데 거리낌 없는 인물이다. 그리고 대중 앞에 숨겨왔던 진실을 드러낸 자의 당당한 태도 또한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에블린의 이야기가 모니크라는 젊은 여성에 의해 기록된다는 구성 또한 좋았다. 왜 에블린이 자신의 자서전을 기록해줄 이로 모니크를 선택했는지 그 답은 책의 마지막에 나온다. 이야기의 처음과 마지막에 질문을 던지고 기대감을 준다는 면에서, 또 그 기대감을 정확히 충족시킨다는 면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유일한 흠이라면 오탈자.

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관심 있는 주제. 현대인의 집중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콘텐츠 소비 방식도 그렇다. 요즘 누가 TV로 드라마를 보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나. OTT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속도로 본다. 이 책에서는 OTT시대가 도래하면서 출현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요즘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콘텐츠 소비 방식에 대해 논하고 있다. 책의 출발점이 된 기사가 2021년 3월에 쓰였고, 원서가 2022년 2월에 출간되었으니 이 책에서 논하고 있는 소비 방식의 변화는 이미 깊게 뿌리내렸다고 봐야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OTT로 보면 나도 모르게 ‘10초 뒤’ 버튼을 연타하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과정은 잘 모르겠고 결말이 궁금하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장면을 마구 뛰어넘게 된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이 책을 읽고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빨리 감기 시청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만연함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시간 가성비를 추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즉각적인 쾌락과 보장된 해피엔딩을 추구하는 요즘 세대의 특징에서 그 원인을 찾아낸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구독 소비로 인한 작품 하나하나의 가치 하락, sns 알고리즘의 필터 버블 등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즉,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맞다.

사람들은 점점 더 ‘소비’하기 쉬운 이야기, 즉각적인 재미와 만족을 주는 이야기를 원하는 것 같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드라마나 웹툰, 웹소설처럼 회차 구성을 지닌 콘텐츠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조금의 ‘고구마’도 견디기 어려워하며 ‘먼치킨 주인공’과 ‘해피엔딩’만을 바라는 소비자들. 사실 나조차도 콘텐츠를 소비하면서까지 쉽게 얻을 수 있는 쾌락이 눈 앞에 보이는데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싶지는 않다. 바로 뒤로가기를 눌러 쾌락적인 콘텐츠를 클릭하기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정말 이래도 괜찮을까? 이러다 점점 갈등을 회피하며, 모험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꺼려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두려워진다. 이미 그렇게 되어가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특히나 오싹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