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삶과 죽음은 한 쌍임에도 한쪽만이 조명을 받고 다른 한쪽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는다. 가까운 이가 혹은 자기 자신이 죽음음을 맞을 때까지 말이다. 그러나 죽음은 개개인에게 ‘단 한 번의 순간‘이기에 더욱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한 번쯤 제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인 롤란트 슐츠는 독일의 저널리스트로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발견할 수 있는 안내서‘로서 이 책, <죽음의 에티켓>을 집필했다. 그는 평범한 할머니, 청년, 아이 등 가공의 인물을 불러옴과 동시에 독자를 죽음을 향해 건너가는 이로 여기며 ‘당신‘이라고 지칭한다. 이같은 호칭은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진짜 죽음의 여정을 통과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책 전반적으로는 죽음에 앞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죽음이 찾아왔을 때 망자의 신체 안팎으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아남은 사람은 어떤 애도의 과정을 겪는지가 객관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러니까 아주 적나라하게.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꼈다. 이 책 속의 내용들이 너무 사실적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후에 신체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혹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지워지는지가 정말 있는 그대로 서술되고 있다. 나로서는 이제껏 죽음에 대해 이런 책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기에 낯설었고, ‘당신‘이라는 호칭때문에 내가 망자로서 그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책이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그 어디에서도 읽어볼 수 없는, 죽음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거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속의 죽음을 통해 아무 상관이 없는 타인의 죽음이 아니라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일생에 한 번쯤 삶에서 고개를 돌려 죽음을 제대로 아는 것도 필요하리라. <죽음의 에티켓>이 제대로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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