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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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이 한데 묶인 페미니즘 테마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 <현남오빠에게>를 이은 두번째 기획 소설집으로 장류진, 하유지, 정지향, 박민정, 김현, 김현진 작가의 작품이 실려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남성의 섹스 판타지를 만족시키는 도구로만 존재하고, 어느 집단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한 어린 소녀들은 ‘그루밍‘을 당하며, 노동 현장에서 여성은 평가절하당한다. 위의 것들 중 어느 것 하나 현실이 아닌 것이 없다. 이 소설집에 실린 여섯 편의 이야기 모두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에게는 ‘페미니즘 테마소설‘이라는 말이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굳이 눈에 힘을 주고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소설들이 정말 현실을 반영한 것 같은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독서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첫번째로 실린 ‘새벽의 방문자들‘, 연대의 희망을 보여준 ‘룰루와 랄라‘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이 소설집의 독자는 여성분들이 대다수일 거라 생각하지만‘(김현진 작가노트 중에서)

‘응, 이거 네 얘기야.‘(장류진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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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윈도 모중석 스릴러 클럽 47
A. J. 핀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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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건지 책이 나를 읽는건지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져사는 것 같을 때 내가 선택하는 책(....?)은 무조건 빨리 읽히는 페이지 터너 소설이다. 주로 판타지, 로맨스, 추리소설 종류. 이번에 읽게 된 책은 A.J.핀의 <우먼 인 윈도>. 생각보다 두꺼워서 과연 빨리 읽힐까 반신반의했으나, 정말 빨리 읽히긴 하더라.



제목 그대로다. 창가에 선 여인.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주인공 애나는 창문에 붙어 이웃들을 관찰한다. 모든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고 술과 약에 빠져산다. 그런 그녀는 어느 날 ‘완벽한 가족‘처럼 보이는 이웃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이 사건, 진짜일까? 유일한 목격자인 애나는 혼란에 빠진다.



단번에 히치콕의 영화 <이창>을 생각나게 하는 이 책속에는 다수의 필름 누아르 작품들이 등장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소설. 하지만 나처럼, 꼭 그렇지 않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대체 애나 이 여자는 뭐가 문제인지,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는 한 건지 의문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 새 끝나있을테니. 물론 마지막 장에는 반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이야기를 끌고가는 저자의 필력만큼은 인정한다.어쨌든 눈 깜짝할 사이에 읽어치우기는 했으니까.



속도감내서 읽기에 나쁘지 않았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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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옥타비아 - 2059 만들어진 세계 활자에 잠긴 시
유진목 지음, 백두리 그림 / 알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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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너무 아름다워서 집중해서 읽고 싶은 책이 있다‘고 인스타 스토리에 적었었다. 그 책이 바로 유진목의 <디스옥타비아>다. 이 책은 시인 유진목이 옥타비아 버틀러의 세계 안에서 2059년의 ‘모‘가 되어 적은 일기이다. 우연의 일치로 때마침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을 읽은 뒤였기에 <디스옥타비아>의 세계에 더욱 속수무책으로 빠져버렸다.



2059년 미래. 24년간 함께한 ‘그‘를 잃은 모는 요양시설에서 몰래 일기를 써내려간다. 모의 일기는 역순으로 구성되어있다. 독자는 일기의 마지막장에서부터 첫번째 장으로 여행하게 된다. 점차 드러나는 이야기 속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맞춰가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째로 모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며 끝까지 글을 쓰는 작가이기 때문이고 둘째로 ‘그‘를 향한 모의 사랑 때문이다.



‘자신을 살려두는 것 만으로도 살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는 내가 이 세상에 혼자인 사람으로 있지 않을 수 있도록 내 곁에 있었다‘ : 위와 같은 문장을 만났을 때의 두근거림과 희열이란.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책은 오랜만이다. 백두리 작가의 그림도 글과 참 잘 어울렸다. ‘그‘가 없는 세계는 모에게 영원한 흑백일테니.



옥타비아 버틀러에서 유진목까지, 유진목에서 옥타비아 버틀러까지. 나에서 당신까지, 당신에서 나까지.



더욱 맑은 정신일 때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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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쓰는 글들 - 허수경 유고집
허수경 지음 / 난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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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밤을 침대 맡에 두고 읽었다. 허수경 시인의 유고집 <가기 전에 쓰는 글들>. 책에는 시인의 7년간의 시작 메모, 문예지에 발표했던 시들, 작품론과 시론 각각 한 편씩이 실려있다.



시인의 글을 읽으면서 참 고독하고 쓸쓸했다. 이국에서 고독에 잠겼을 시인을 상상하며 여행 사진첩을 뒤적여보기도 했다. 조금이나마 더 닿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근래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새벽에 불쑥 일어나 이 책을 뒤적인 적도 있다. 시인이 자신의 고아-고아성과 시 쓰는 찰나를 적은 부분을 뚫어지게 읽었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그게 제가 당신의 시를 좋아하는 이유에요‘라고 휘갈기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저도 비슷한 생각으로 매일 괴로워요‘라고 적었다. 시인이 응답이라도 할 것처럼.



허수경 시인의 시와 산문을 깊게 읽었던 이라면 꼭 이 유고집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 시인의 시를 더욱 아끼게 되었다. 아! 시작 메모중에서 자신의 시집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겠다‘는 후기를 발견하고 아연실색하던 메모가 생각난다. (그럴수도 있죠!) 시인은 자신의 시집들을 고아들이라 칭한 이였다. ‘이제는 또 다른 고아(독자, 나)인 제가 시집들 소중히 잘 돌볼게요. 걱정 마세요.‘ 중얼중얼 이렇게 내뱉어도 본다.



온라인 서점 등에서 볼 수 있는 ‘편집자의 책 소개‘도 꼭 함께 읽어주시길. 시인을 대신해 이 책을 완성한 김민정 시인(이자 편집자)의 글이 적혀있다. 두 시인의 마음이 전해져옴은 물론이고 일년여의 시간이 지나 유고집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알 수 있다.



시인의 시들이 내게는 정말 큰 위안이 되어주었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가기 전에 쓰는 글들>도 물론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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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비비안북스 > 에세이/여성학 <뒤에 올 여성들에게> 성차별 페미니즘 여성경제학

새삼 빠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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