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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자립하고자 하는 여성 다이버의 이야기‘라는 설명만 듣고 잔뜩 기대했던 소설이다. 제니퍼 이건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맨해튼 비치>. 배경은 세계 2차 대전 무렵의 뉴욕. 남성 중심 사회에서 다이버가 되고자 고군분투하는 여성 애너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당대 혼란스러웠던 미국 사회와 갱스터 집단, 그에 휘말려 실종된 애너의 아버지는 소설의 중요한 축이다. 애너 이야기가 중심이기는 한데 그 못지않게 갱스터인 덱스터, 애너의 아버지 에디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모비딕>의 구절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분량도 670쪽 정도로 만만치 않게 길다.
솔직히 나와는 잘 맞지 않는 작품이었다. 일단 작중 배경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또, 소설 자체가 인물들의 심리나 관계보다는 더 큰 그림, 그러니까 사회상이나 상징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감정적으로 이입하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읽은 건 오기였다. 다 읽고 나니 굳이 다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아닌 것 같으면 일찍 덮는 게 최고.
제니퍼 이건의 다른 책들, 세계 2차 대전, 대공황, 누와르, 갱스터, 당대의 뉴욕, 모비딕 등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시대상이 꼼꼼하게 묘사되어 있어 저자가 레퍼런스 조사에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진다. 광활한 바다와 세 인물을 주축으로 소용돌이치는 이야기는 멋진 표지와도 잘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