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2020 신년 에디션) - 나를 지키는 일상의 좋은 루틴 모음집
신미경 지음 / 뜻밖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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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아니라 삶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결정적으로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으면서 나만의 일상 루틴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맞는, 내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만들어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적정 선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고 믿게 된 덕이다. 그래서 일상의 루틴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들을 주목하게 되었는데,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가 그중 하나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실제 나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질적인 팁들이 적혀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람 하나 하나는 처한 환경이나 성격이나 천차만별로 다르겠지만, 저자의 일상 루틴 목록을 읽으며 ‘이건 나도 해볼 수 있겠다‘, ‘이건 내 일상에도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레몬 사용하는 꿀팁이라던지 냉동실 안에 길티 플레져를 두는 것이라던지. 무엇보다 지금을 단단하게 살겠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했고.



내가 나를 잘 알고 돌볼 수 있어야 그 다음이 있다. 곧 새해를 맞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나도 냉동실 안의 길티 플레져(하겐다즈 초코 아이스크림..)를 꺼내먹어야지! 나 자신으로 잘 사는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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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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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덩달아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하 <콜바넴>)의 속펀 <파인드 미>가 나왔다. 안드레 애치먼이 영화를 보고 나서 집필을 시작한 소설이라고. 총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번 소설집은 시간차를 두고 각각 엘리오의 아버지 새뮤얼, 엘리오, 올리버, 엘리오의 시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래도 전작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다보니 많은 독자들이 ‘그래서 엘리오와 올리버는 어떻게 되었는가‘를 궁금해하며 이 책을 펼쳐들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2의<콜바넴>을 기대하며 읽기보다는 그로부터 영감을 받은 평행우주 속 이야기로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저자의 섬세한 문장과 표현은 여전하지만 <콜바넴>과 <파인드 미>는 독립된 두 작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불러올 수밖에 없으니까. 덧붙이자면 나는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읽어서인지 이번소설도 꽤 재미있었다.



<파인드 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나이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사랑, 그러니까 사랑의 원형 자체다. 주변의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게 되고, 나를 알아주는 상대와 상대를 알아주는 나만이 중요해지는 순간들. 이 소설집에는 그 순간들에 대한 장면들이 가득하다. 서로를 만나기 전에 지나쳐온 관계들을 부정하지 않고 기꺼이 그 기억들까지 함께 가져가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웠다. 지난한 현실을 초월해버리는 사랑, 오로지 상대의 눈빛과 손길만이 중요한 순간들. 끊이지않고 이어지는 사랑 노래.



엘리오와 올리버의 ‘단 하나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암시는 첫 소설부터 계속 이어진다. 20년이 흘러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파인드 미>의 결말에 만족하는 이도 그렇지 못한 이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좋아하는 소설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유형의 독자이기 때문에 또 다른 책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더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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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ebook 상품권이 생겨서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가장 궁금했던 <캣퍼슨>을 골랐다. 열 두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저자의 첫번째 단행본이다. 저자는 표제작 ‘캣퍼슨‘이 뉴요커 잡지에서 이례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그동안 자기 자신만을 위해 글을 써왔다고 밝힌 작가는 빠르게 작품들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의 경우가 생각나기도.) 다채로운 열 두편이었다.



그러나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표제작인 ‘캣퍼슨‘이다. 마고와 로버트의 짧은 데이트 이야기다. 어린 마고는 자신의 의견을 로버트에게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물론 제대로 거절도 하지 못한다. 이 관계에서 남은 것은 미적지근한 썸과 엉망진창이었던 데이트, 불쾌한 섹스 뿐이다. 데이트 초반에 ‘이건 아니다‘라는 촉이 왔음에도 제대로 거절하지 못하는 마고를 보면서 공감하지 않을 여성이 얼마나 있을까. 로버트의 집에 갔을 때 마고는 공포를 느끼기까지 한다.(분명히 고양이를 기른다고 했는데 고양이의 흔적도 없었다 - 그리하여, 캣퍼슨) 이런 상황을 고려해보면 마고의 행동이 무조건 답답하고 잘못되었다고만 말 할 것이 아니다. 정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불안! 이 작품이 왜 그토록 화제가 되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밖의 작품들 중에는 ‘죽고싶어하는 여자‘와 ‘무는 여자‘가 기억에 남는다. 전자는 자신을 때려야만 섹스를 하겠다는, 주인공이 틴더에서 만난 여성에 대한 이야기고 후자는 사람을 무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주인공이 추근덕대는 남자 동료를 물게된다는 이야기다. 어딘가 비틀린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 인상깊게 읽었다.



사실 열 두편 모두 고르게 좋았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그러나 다채로운 이야기 구성을 시도했다는 점, 거의 모든 이야기가 사회적 제약과 인간의 욕망에 대해 다루고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무엇보다 굉장히 잘 읽힌다.



(종이책 덕후는 이북 리더기가 없어 핸드폰으로 독서를 하였습니다. 읽다보니까 리더기 사고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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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제인 마운트 지음, 진영인 옮김 / 아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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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는 책! 표지의 일러스트만 봐도 느낌이 온다. 이건 책 덕후를 위한 책이다. 소장해야 하는 책! (난 빌려 읽었지만 언젠가는 구매해서 내 책장에 꽂아두리라.)



‘책 초상화가’ 제인 마운틴이 그린 책 표지 일러스트가 이 책을 화려하게 채우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한국 독자들에게도 낯익은 책 표지들이 꽤 있다. 일러스트만 봐도 웃음이 나는 책인데 내용도 꽤 실하다.



전 세계의 가보고 싶은 서점과 도서관에 대한 소개, 각 테마별 추천 도서들이 페이지마다 이어진다!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이미 국내에 소개된 책들은 번역된 제목으로, 아직 소개되지 않은 책들은 원제를 함께 소개한 점이 섬세하다. 책 맨 마지막에는 친절하게도 소개된 책 리스트가 총정리 되어있다. 이 책을 다 읽는 순간 저자의 말대로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산더미처럼 늘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세계지도 위에 각 국의 대표 책들이 한 권씩 표시된 페이지였다. 예상 가능하게도 한국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일본에는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가 소개되어있는 식이다. 생경한 나라의 대표 문학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던 페이지!



아무래도 이 책은 책덕후에게 최적화된 책인 것 같다. 선물받으면 난리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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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예능 - 많이 웃었지만, 그만큼 울고 싶었다 아무튼 시리즈 23
복길 지음 / 코난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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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예능>은 트위터상에서 한국 방송의 열혈 시청자(?)로 알려진 저자 복길이 쓴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와 한국 예능의 변천사를 간략하게 짚고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예능 속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또한, 마지막 마무리는 박미선, 이영자, 송은이를 비롯한 여성 예능인에 대한 기대로 매듭짓는다.



TV를 본 지는 백만년 전이고 특히나 예능은 더더욱 잘 보지 않는 나이기에 이 책이 잘 읽힐까 걱정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진정 한국 예능을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이만이 가능할 법한 방법으로 그간의 예능 방송들을 애정어린 냉철함을 가지고 되짚어본다. 저자에게 삶의 큰 즐거움이 되었던 한국 예능이기에 그간 두드러졌던 남성연대나 예민하지 못했던 대처들에 대해 저자가 느낀 실망도 컸던 것이 아닐까.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애정이 담긴 비판. 굳이 분류해본다면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예능에 대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리라.



언젠가부터 텔레비전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지 않게 된 이들이라면 저자의 글에 크게 공감할듯 하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주는 것은 예능프로그램의 가장 큰 역할. 혐오와 외면이 아닌 연대와 직시로 나아가는 앞으로의 예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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