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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송해나 지음, 이사림 그림 / 문예출판사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 학교에서 필독서로 지정해서 읽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도대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의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현재 한국에서 임신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비혼 비출산 여성이지만 언젠가 내 몸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일들에 이토록 무지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제대로 교육받은 적도 없지만 출산을 경험한 주변의 수많은 여성들로부터도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몸의 변화와 고통, 그에 수반되는 존엄성 훼손과 수치심, 직장인 여성일 때 겪어야하는 어려움,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사회 제도 같은 것들 말이다. 장장 10개월에 이르는 임신일기를 읽으며 ‘어쩌면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임신과 출산을 겪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공포가 밀려왔다.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여성에게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가 자연스럽게 요구된다. 하지만, 당연히, 여성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비혼, 비출산, 결혼, 출산 그것이 무엇이든 여성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여성의 이야기는 그동안 얼마나 은폐되어 왔는가. 화가 난다. 여성은 말하기 위해서 투쟁해야 한다. 그럼에도, 여성은 자꾸만 말해야 한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고, 여성의 삶은 여성이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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