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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 우울을 벗어나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2월
평점 :
아, 나만의 집을 가지고 싶다! 그러나 대한민국 서울에서의 현실은 뼈빠지게 일해도 내 집 하나 장만하기 어렵다는 것. 그런데 여기, 오래된 틈새 집을 사서 허물고 자신만의 집을 만든 이가 있다. 물론 시행착오는 덤이고 집고치기는 일상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나만의 집’이자 내가 만들고 고친 진짜 ‘내 집’이다!
저자와 집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역시 인연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저자 부부는 고단한 직장 생활을 견디며 빛을 청산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열 두평 단층 집을 삶에 들이며 본격적으로 일상을 가꿔나가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가진 ‘단단한 삶의 태도’다. 사실 사람은 제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것을 보고 경험한 아주 다른 존재들이 아니던가. 그러니 남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남을 좇아 숨을 헐떡이며 달릴 필요도 없다. 나를 제대로 알고 그런 나에게 맞는 환경을 가꾸며 일상을 살아나가면 그뿐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집을 고치며 어쩔 수 없이 책과 잡동사니들을 덜어내고, 생활 루틴에 맞게 부엌과 작업실 등 동선을 정리하는 장면들에서 특히.
또한 내가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 또는 휴식처로서 집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직 거창한 시도는 못하고 있지만, 나도 좋아하는 향초를 켜두고 미술작품 포스터를 붙이는 등 작은 꾸미기 만으로도 집이 한결 나다워짐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 더 나아가 집 전체를 나와 맞춰나가는 일이라니! 생각만해도 두근거린다. 언젠가는 나도 저자처럼 ‘빨간 대문집 여자’같은 또 다른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나와 내 일상의 속도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 나만의 공간을 꿈꾸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삶에 대한 태도를 정리하는데도 꽤 도움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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