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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 몸 ㅣ 페미니즘프레임 2
김명희 지음 / 낮은산 / 2019년 9월
평점 :
‘페미니즘 프레임‘ 두번째 책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의 주제는 ‘몸‘이다. 뇌, 털, 피부, 목소리, 생리, 목숨 등 열 세가지 꼭지로 구성된 이 책은 그야말로 촌철살인이다. 저자는 젠더 고정관념과 성차별주의가 얼마나 만연한지, 그로 인해 우리의 ‘몸‘이 얼마나 지배받고 있는지 정확하고 명쾌하게 짚어낸다. 다수의 연구 자료도 적절하게 수록되어있어 객관적인 자료로도 여성이 억압받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여성의 몸은 왜 주체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하는가. 타인의 시선으로 재단되는 여성의 몸. 색조 화장을 하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통계 결과와 목소리 톤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진다는 분석이 특히 흥미로웠다. 한국, 일본 등 특정 국가에서만 드러나는 현상인 ‘애교‘는 또 어떤가. 여성에게 애교가 강요된다는 것은 여성을 성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8-90년대 자행되었던 페미사이드는? 제대로 말해지기는 커녕 연구되지조차 않은 생리는? 노브라는? 여성의 몸은 여성의 몸이 아니다. 그야말로 환장하겠다.
페이지마다 그동안 문제의식을 느껴왔던 지점들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어 속이 시원했다. 그런데 이 문제라는게 하나씩 파고들수록 끝나지 않고 줄줄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여성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억압하며 살아왔다는 증거인듯해 울분이 터졌다. ‘한국 여성의 자살률은 그야말로 경쟁 상대가 없다. 압도적 1등이다‘라는 구절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젠더 고정관념과 성차별주의가 ‘실재‘하며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한 명이라도 더 깨닫고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것. 그것밖에는 믿을 것이 없다.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는 것. 연대와 사랑. 우리는, 더 이상 단 한 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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