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화려한 표지로 이목을 사로잡는 <목소리를 드릴게요>. 저자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쓴 SF단편 8편이 실려있다. 정세랑의 소설을 읽을 때면 무해한 인물들, 명랑한 디스토피아, 끝까지 남아있는 희망(연대)의 끈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SF로 묶인 이번 소설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분명히 지금은 도래하지 않은 미래의 어떤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 익숙하게 느껴지고, 불행과 절망이 느껴져야 마땅할 장면인데도 그렇게 암울하지는 않다.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11분의 1‘과 ‘리틀 베이비 블루 필‘,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다. ‘11분의 1‘에서는 과학관에서 함께 근무한 혜정씨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인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리틀 베이비 블루 필‘에서는 그래서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았다는 결말이,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에서는 끝까지 양궁을 놓지 않는 주인공이 기억에 남는다. 비단 이 세 작품 뿐만 아니라 소설집에 실린 모든 작품들이 어딘가 귀여운 면이 있다. 또, 인간이 다른 종을 해치지 않는 미래에 대해 일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0년에도 정세랑 작가님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며. 올해의 마지막 책 소비를 이 책으로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마지막 맞겠지?)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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