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얇고 작은 판형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시집 제외).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에. 그렇지만 휴대성과 가독성이 좋은 작은 판형 시리즈들이 대세는 대세인 모양이다. (핀시리즈, 미메시스, 쏜살문고 등)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급하게 읽을게 필요할 때 나도 작은 책들을 자주 찾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민음사 쏜살문고 시리즈로 나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
뒤라스의 에세이들이 담긴 이 책의 원제는 ‘Écrire’(쓰다)다. 다섯 편의 에세이가 실려있는데 주목할만한 작품은 단연 표제작 ‘글’이다. 작가로서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쓰는지와 더불어 글 쓰는 일의 충만함과 고독이 가감없이 적혀있다. 작가의 내밀한 속마음을 엿본 것 같아 살짝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글, 고독, 광기. 뒤라스의 작품은 <부영사>와 <연인>을 읽은 것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그녀가 글을 대하고 쓰는 방식을 알게되니 그녀의 작품세계가 어렴풋이 그려지는 듯했다. 글과 고독, 광기가 동의어라는 말에 공감이 가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는 ‘대체 고독을 어떻게 이겨나가야하는 건가요!’하고 묻고싶었다. 이 책에서 뒤라스는 고독의 중심에 서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써두기는 했지만. 사실 고독은 이겨야하는게 아니라 충분히 느끼고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하다. (나는 미숙하여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 삶을 매혹시킨 유일한 것 - 쓰기’ 뒤라스의 작품을 읽고 그녀의 작품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그녀가 글쓰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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