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를 잠시 쉬기로 했다
나타샤 스크립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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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같았으면 쳐다도 안봤을텐데 (제목과 표지 일러스트가 풍기는 느낌이…. 원제도 <Man Fast>이긴 하지만 한국어 제목이 좀 더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책을 집어들었고 뒷표지를 훑어봤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때까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말, ‘밀레니엄 독자들을 위한<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말에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책이 담고 있는 내용에 비해 제목이 아쉬워 슬프기까지 하다.



이 책은 저자 나타샤 스크립처가 자기 발견을 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UN에서 국제 구호원으로 일하는 30대 여성 나타샤는 삶의 목적을 되찾고자 어머니의 고향, 인도로 떠난다. 그 출발이 연애와 결혼을 종용하는 가족과 지인, 사회적 압박 때문이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 일부에 불과했다. 그녀는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그 슬픔과 고통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억누르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그 밖에도 그녀에게는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있었다. 사실상 책의 많은 부분은 그녀가 어떻게 ‘내가 나라는 사실만으로 온전한 느낌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에 할애되어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 - 요즘 내가 골몰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내가 누구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속도로 살아갈 것인지 아는 것은 사실상 살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질문들이다. 나는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니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해서 뭘 좀 알아야 하루가, 일상이, 삶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겠는가. 책 속에서 저자도 거듭 인용하고 깨닫듯 ‘결국 자기 자신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 뿐이다.‘



저자는 인도에서 요가와 명상, 글쓰기 수련을 통해 자기 발견을 위해 힘쓴다. 그녀의 방법이 모두에게 맞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가, 특히 여성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한 여정을 쓴 이 글을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소 엉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혼자서도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있다는 것만으로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와닿는 부분이 많아 메모를 하면서 읽었는데, 결정적으로 저자의 경험들은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완전하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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