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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공간들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1월
평점 :
요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나는 주로 카페나 미술관, 공연장을 즐겨찾는데 특히 카페의 경우 입소문을 탄 소위 ‘핫플레이스‘들을 찾았다가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의 실패를 거치고 나자 나의 취향에 맞는 공간을 고르는 감이 생겼고 이제는 좋아하는 카페 몇 군데만을 계속해서 방문하는 편이다. 아무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요즘의 추세인듯하다. 좋다는 공간들이 왜 좋은지, 무엇이 특별한지 느낌으로는 알겠는데 제대로 말로 풀어낼 수 없어 답답했다. 그러던 중 <내가 사랑한 공간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사진작가인 저자가 우리나라에 위치한 스무 군데의 공간들을 추려 그 역사와 의미, 건축적 아름다움 등을 적은 에세이다. 중간중간 저자의 뚜렷한 생각들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이를테면 일상의 공간인 지하철이 아름다워야 한다거나, 멋진 문화시설이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들 말이다. (적극 동의!)
뿌듯하게도 책에 소개된 공간들 중 절반 이상은 직접 방문해보았던 것이라 더욱 반가웠다. 내가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좋음을 정리된 글로써 읽으니 ‘그래 이거지!‘하는 마음이 든 것도 덤이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겸손하고 편안한, 과거를 껴안는 건축과 보안 1942 공간에 얽힌 역사가 인상적이었다. 역시 뭐든 알고 나면 더 재미있는 법.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나도 나만의 공간을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개인 주거 공간이든 문화 공간이든)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웬만한 열정과 취향으로는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기란 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강하게 들었다. 좋은 것을 좋은 것이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싶다. 매 순간 성장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도 내가 품어온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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