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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잔상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평점 :
왜 하필 이 책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항상 새로이 읽고싶은 책들이 쌓여있는 나이기에 재독은 드문 편인데, 어젯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책장에서 주섬주섬 다시 읽고싶은 책들을 꺼내들었다. (아무래도 쿤데라의 <불멸>을 다시 읽으며 밑줄을 덧긋는 것에 재미가 들린게 아닐까 싶다.) 그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책은 <사랑과 잔상들>.
작년 출간 당시에 읽고 거의 일 년만에 다시 읽는다. 그때도 책의 만듦새에 반했었지만 다시 읽는 지금도 역시! 가름끈 색깔까지 완벽하다. 어여쁜 책은 가지고 다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랑의 잔상들>도 그 중 하나.
그래서 다시 읽은 것은 아니고. 이 책의 어떤 내용은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지만 또 어떤 부분은 완전히 휘발되었기 때문에 다시 읽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작년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가수 이소라가 콘서트에서 했던 멘트를 언급했던데. 멀리서 지켜보는 것도 사랑이라고. 이번 독서에서는 초반부에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이야기가 책장을 덮을 때까지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살면서 집 밖에 몇 번 나가지도 않은 여자가 고이 간직했던 단 하나의 사랑. 시 창작의 원천.
역시 나는 불멸의 사랑이 좋다. 그냥 그런 사랑이 좋아. 사랑의 원형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일생에 거쳐가는 모든 사랑은 단 하나의 사랑을 변주한 것들.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투영.
겨울과 무척 잘 어울리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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