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엄마 데려올래요! 사랑해, 사랑해 1
브리기테 라브 지음, 유혜자 옮김, 마누엘라 올텐 그림 / 두레아이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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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한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는 요람입니다. 가족과의 좋은 관계가 생존과 행복을 위해서 필수적이지만 역설적이기게도 그렇기 때문에 불편을 느끼기도합니다. 이처럼 좋은 특정 대상에 대해서 좋은 감정과 불편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양가감정이라고 하지요. 사랑하기 때문에 나를 격려하고 밀어주기도 하지만 여러가지로 제동을 걸기도 하지요.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런 양가감정을 유머러스하게 전개합니다.

주인공은 마음에 들지 않는 엄마와 아빠, 오빠와 언니를 대신에서 자신과 잘 놀아주는 새 엄마 책을 한 없이 읽어주는 새아빠, 심술을 부리지 않고 항상 친절한 새 오빠, 비밀을 말해주는 새 언니로 바꿔버립니다. 그러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말친절하게 채워줍니다. 물론 상상속에서 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놀이는 곧 지루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는 마법과 같은 세상이 있다면 얼마간은 신이나겠지만 곧 지루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결국 주인공은 예전의 엄마와 아빠, 언니와 오빠를 불러오고 그 안에서 자신의 평화를 누립니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면 항상 욕구갈등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만약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사람이라면 로봇이지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은 아니겠지요. 그러니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욕구갈등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시금석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갈등을 통해서 자신의 원하는 바를 주장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력할 줄아는 대인관계기술과 자기 조절 능력이 개발될 테니까요.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자신의 양가감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도록 촉진하는데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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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똥개 국민서관 그림동화 68
스티븐 마이클 킹 지음, 최재숙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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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는 떠 돌이개는 생존을 위해서 강해지고 영리해져야 했습니다. 아무도 그를 반겨주지 않고 매일 먹을 것, 잠자리를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삶은 고달프겠습니다. 그런던 어느날 노숙자 쉼터에서 일하는 한 아가씨의 눈에 띄면서 그의 운명이 바뀌는군요. 그 아가씨는 꼬질이를 차에 태우고 자기 집으로 갑니다. 다른 식구들역시 꼬질이 개를 반겨주고 목욕을 시키고 맛있는 음식을 주고 같이 놀아줍니다. 한 사람의 만남으로 인해서 꼬질이가 사랑스러운 애완견으로 변하는 과정을 익살스럽고 사랑스럽게 묘사한 그림책입니다. 꼬질이뿐일까요, 사람도 어떤 부모, 어떤 친구, 어떤 동료, 어떤 스승, 어떤 배우자를 만나는가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꼬질이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삶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손녀와 같이 읽었는데 많이 좋아합니다. 특히 꼬질이를 깨끗하게 단장하고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이름을 지어주는 데 수 곰돌이를 비롯해서 삐돌이, 멀뚱이, 잠돌이, 화가, 날파리, 도사, 두목, 날쌘돌이, 얌전이, 꾀돌이, 궁금이, 털털이, 태평이 등 별에별 이름을 다 생각해 냅니다. 이름에 맞는 강아지의 표정과 태도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멍멍이"라는 평범한 이름으로 낙찰됩니다. 이름을 짓는 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행위입니다.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기도하고요. 이제보니 멍멍이를 집으로 데려운 아가씨의 가족이 모두 일곱명이나 됩니다. 표정도 밝고 건강하고 행복해보입니다. 그리고 멍멍이를 데려오던 날 아가씨가 두루고 있던 빨강생 목도리가 계속해서 상징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목도리를 원래 추위를 막아주고 연인끼리 애정을 표현할 때도 둘러주는 것이지요.

 

집없는 강아지를 소재로 만든 그림책이지만 "만남"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좋은 그림책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남으로써 삶이 달라지고, 또 다른 사람들 역시 나를 만남으로써 운명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기왕이면 아름다운 만남, 복된 만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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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 웅진 세계그림책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 홍연미 옮김, 탐 리히텐헬드 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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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성은 호기심과 물음에서 비롯된다. 굳이 실생활에 필요도 없는데 단지 호기심때문에 사물과 현상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탐구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굳이 답을 듣지 않아도 질문 자체가 명료화 과정일수있다. 물음 속에는 이미 답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도 이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고 대답이 달라지면 처방이 달라져서 삶이 바뀐다. 예컨대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라고 물으면 그럴만한 이유를 반드시 찾아낼 수 있다. 반대로 "나는 왜 이렇게 복이많지?"라고 질문하면 복되 이유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올바른 질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이 세상의 모든 책은 어떤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한편 사람에게는 희로애락의 정서가 있다. 한마디로 감동하는 존재다. 영화 이퀼리브리엄에서 에밀리 왓슨 (메리 오브라이언 역)은 "나는 느끼기 위해서 산다."라고 했다. 느낌표로 상징화된 감동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과 같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아도 그 지식을 삶에 적용하려면 에너지, 즉 감동이 있어야한다. 우리의 느낌은 너무나 본질적이서 그것 없이는 살았으나 산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성과 감성은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두 가지 본질적인 요소이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동시에 작동하는 삶이야말로 두 다리로 설 수 있다.

 책속에서 등장한 물음표(?)는 느낌표를 만나자마자 끝없이 질문을 쏟아낸다. 그 질문으로 인해서 느낌표가 자신의 언어를 찾는 다는 우화적 내용이다. 이 책은 느낌표와 물음표, 그리고 마침표라는 세가지 기호만 가지고 너무나 멋진 그림책을 만들어냈다. 글작가와 그림작가 저자들의 창의성에 많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대단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만 그림책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끝부분도 재미있는 데 마침내 느낌표가 질문을 던지고 물음표는 느끼게 된다. 다실 둘은 떨어지면 힘을 잃는다. 그래서일까 이 둘을 합쳐서 느낌 물음표를 개발했다고 한다. 일명 인터러뱅이라고 부르는데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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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현장은 인지개발적으로 너무 치우진 감이 없지 않다. 영어와 수학, 국어가 학교에서 얼마나 강조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21세기는 창의성과 창조성, 예술적 감각이 요구된다. 다시말해서 느낌표가 주목을 받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둘을 합쳐서 인터러뱅의 시대를 열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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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까봐 꿈공작소 5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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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과 그림이 서로를 반복하지 않고 상호 보완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그림책의 원리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우선 표지를 넘기자마자 속표지 양쪽 가득하게 주인공 소녀와 할아버지가 함께 보낸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져있습니다. 이 부분을 빠뜨리고 읽으면 이야기의 발단부분을 놓치는 셈입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하던 시절 소녀는 어린이다운 호기심과 상상력을 지닌 건강하고 밝고 사랑스러움을 발산하는군요. 소녀에게 할아버지는 안전기지와 같았겠지요.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앉으시던 빈 의자가 두 페이지에 가득 그려집니다. 마음이 아플까봐 소녀는 자신의 심장을 꺼내서 병속에 간직합니다. 덕분에 그녀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고 안전감을 느끼며 성인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소녀다운 상상력과 호기심과 풍부한 감수성역시 병속으로 들어갑니다.

자기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소녀를 만나면서 주인공은 뭔가 잘 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소녀는 자신의 어린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자신의 거울이었던 것이지요. 마침내 병속에 든 마음(심장)을 꺼낼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만난 작은 소녀가 너무도 쉽게 마음을 꺼내줍니다.

원제는 "The Heart and the Bottle"인데 번역하자면 "마음과 병"입니다.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직접다루기보다는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거부감을 줄여주는 상징적인 제목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책은 "마음이 아플까봐"라고 주제를 드러내어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기능을 많이 약화시키고 말았습니다. "병에 담은 마음"정도로 제목을 붙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심장을 병에 담았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억압이나 부인과 같은 방어기제로 슬픈 감정을 다룬다는 뜻입니다. 억압이나 부인은 매우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면 슬픔을 느끼지 않습니다. 문제는 다른 감정들과 호기심과 상상력마져 마비시켜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상실감은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에  걸리기 쉬운데 상징과 은유를 통해서 보다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런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훌륭한 매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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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미래의 고전 33
유순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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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거울이라는 매체가 필요합니다. 거울은 세 종류가 있습니다. 유리로 제작되어 빛을 반사하여 상을 비춰주는 물리적 거울과 내 모습을 보고 알려주는 사람이라는 거울입니다. 하지만 둘 다 객관적인 거울은 아닙니다. 물리적 거울은 겉 모양만 비춰줄뿐(좌우가 뒤바뀐 상을) 이면을 보여주지 못하며 사람거울 역시 자기들 마음대로 이러쿵 저러쿵 평가를 내린 나를 보여줍니다. 설사 이 두 종류의 거울이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객관적인 정보가 되지 못합니다. 최종적으로 내 마음의 거울로 재 해석하여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이와 루시아 공주가 지니고 다니면서 끊임없이 비췄던 거울은 실제로 자기 마음의 거울을 상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들이 가지고 다니는 거울을 바닷속 깊은 곳에 빠뜨려도 여전히 작동할 것입니다. 여름이와 루시아가 지닌 거울은 다름 아닌 "자아상"(self image)이라는 거울입니다.

자아상이라는 마음의 거울은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됩니다. 특히 부모와 같은 양육자의 반응이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신실하게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를 경험한다면 밝고 긍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될 것입니다. 반대로 어린시절 불안전한 애착이 형성되고 학대를 당한다면 부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될 것입니다. 이 마음의 거울은 살아가면서 자신에 관련된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됩니다. 이 책은 거울이라는 상징을 통해서 이러한 심리적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입니다. 특히 루시아 공주가 백설공주를 학대하는 마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루시아와 여름이 모두 거울을 버리는 장면이 감동을 줍니다. 그것은 새로운 자아상을 지녔다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다시말해서 끊임없이 비교하고, 아름다운 것만이 가치있다고 속삭이는 과거의 자아상입니다. 새로운 자아상은 비교를 멈추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강한 거울입니다. 거울을 완벽하게 없앨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떤 거울인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투명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춰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도록 돕는 그런 거울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백반증으로 인한 열등감을 살짝 끼워넣어서 루시아 공주와 여름이의 이야기가 같은 맥락으로 전개되게 하는 방법도 재미 있었습니다. 자아상과 자존감, 정체성에 관한 무거운 주제를 백설공주라는 고전적인 이야기를 패러디하여 기술하지만 원작을 훨씬 뛰어넘는 훌륭한 서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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