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민들레 - 2015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논픽션 스페셜멘숀
김장성 글, 오현경 그림 / 이야기꽃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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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때문에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많이 행복했는데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했다. 나는 민들레의 샛노란 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밝아지고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민들레는 봄에 가장 빠르게 피어난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밀 때 누런 대지를 뚫고 노란 얼굴을 내밀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나는 민들레의 강력한 생명력에 경탄하며 존경하는 마음마저 든다. 민들레 씨앗은 바람에 잘 날리도록 설계되어 있어 지붕이나 자갈밭, 아스팔트 위에도 떨어진다. <민들레는 민들레>의 책에서 잘 표현한 대로 민들레는 보도블록 틈새나 콘크리트벽 틈새, 기와지붕의 틈새나 아스팔트위에서도 아주 조금만 흙이 있어도 뿌리를 내린다. 매년 봄이면 그런 민들레의 생명력에 감탄하며 길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몇 장은 카메라에 담곤 한다. 민들레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글이 잘 절제되어 있어 그림책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다. 민들레가 가장 이른 봄에 피고 생명력이 강하고 어디든지 씨앗이 날아가 뿌리는 내린다는 둥 설명하지 않는다. 글은 운율이 척척 맞는 한 편의 시다. 글만 모아서 큰 소리로 읽어보자.

 

민들레는 민들레

싹이 터도 민들레

잎이 나도 민들레

꽃줄기가 쏘옥 올라와도

민들레는 민들레

여기서도 민들레

저기서도 민들레

이런 곳에서도

민들레는 민들레

혼자여도 민들레

둘이어도 민들레

들판 가득 피어나도

민들레는 민들레

꽃이 져도 민들레

씨가 맺혀도 민들레

휘익 바람이 불어도

하늘하늘 날아가도

민들레는 민들레

 

민들레라는 말이 반복되어 낭독하는 재미가 있다.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다. 민들레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 내용들은 그림으로 전달한다. 쉬운 글, 명료한 그림으로 구성된 내용이지만 전달하는 주제가 결코 가볍지는 않다. 민들레는 장미나 백합을 흉내 내지 않는다. 추위가 물러간 늦은 봄이나 태양빛이 강렬한 여름에 피려고 꾀를 내지도 않는다. 흙이 넉넉한 옥토를 골라서 뿌리를 내리려고 낯을 가리지도 않는다. 그저 아주 조금의 흙이나 틈새만 있어도,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도 불평하지 않고 일단 뿌리를 내리고 본다. 그런 민들레의 삶은 우리의 삶의 태도를 비춰보는 거울이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민들레는 어떤 속성을 지닌 식물인가?

2. 봄에 민들레꽃을 관찰해본 적이 있는가? 그때의 느낌은?

3. 이 책은 글과 그림이 어떻게 상호보완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가?

4. 민들레가 알려주는 삶의 교훈은?

5. 민들레처럼 내가 뿌리를 내리고 싶은 틈새는?

6. 민들레의 생애 주기와 각 단계별 특징은?

7. 내가 민들레씨앗이라면 날아가 보고 싶은 곳은?

8. 본문에서 반복되는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말의 의미는?

9. “민들레는 민들레를 모방하여 아무개는 아무개라고 단어를 넣어서 표현해본다면?

10. 나에게도 민들레처럼 강인하게 생명력을 발휘해 본 경험이 있다면?

11. 우리가 민들레처럼 척박한 환경에도 뿌리는 잘 내리는 방법은?

12. 민들레의 노란색이 상징하는 것은?

13. 이 그림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과 그 까닭은?

14. 이 책에서 민들레가 피어나는 보도 불럭이나 콘크리트 틈새, 기와지붕 위, 풀숲, 들판, 민들레꽃밭을 내 삶에 비교해 본다면 어느 때와 장소일까?

15. 내 삶을 민들레 외에 다른 꽃으로 표현해 본다면?

 

 

<독후활동>

 

1. ‘민들레는 민들레를 응용하여 아무개는 아무개와 같이 패러디 시 쓰기.

2. 민들레꽃 시화 그리고 글쓰기

3. 민들레처럼 환경에 잘 적응하는 방법 100가지 목록 글쓰기(공동작업 가능)

4. 민들레 사진 찍어서 설명 붙이기

5.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옮겨 그리기

6. ‘아무개는 아무개라는 제목으로 패러디 그림책 만들어보기

7. 민들레 연구 책 만들기

민들레는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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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를 올리고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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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사이에 여백이 있어야 그림책답게 된다. 글은 그림을 반복하지 않고 그림은 글을 반복하지 않아야한다. 고정순 작가의 <가드를 올리고>는 이런 그림책의 문법을 십분 잘 활용하여 그림책의 속성을 연구하는 데도 가치가있어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책의 표지를 보면 가드를 올리고라는 제목과 함께 링 위에 한 사람이 가드를 올리고 서있다. 그런데 정작 글만 읽어보면 등산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극도로 절제된 문자서사는 시처럼 펼쳐 놓아도 한 쪽을 넘지 않는다. 우선 그림을 참고하지 말고 문자만 모아서 읽어보자.

 

산을 오른다.

처음에는 단박에 오를 것 같았지.

생각처럼 쉽지 않네.

좁은 길을 지나 골짜기를 넘어 커다란 바위를 만났어.

바위를 지나니 웅덩이

웅덩이를 넘으니 가파른 언덕

다른 길로 갈까?

그만 내려갈까?

조금만 더 가자.

바람이 불 때까지.

여기가 어디지?

나는 뭘 하는 거지?

올라갈 수 있을까?

더 이상 한 걸음도 못 걷겠어.

길을 잃었나봐.

땀이 비처럼 쏟아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산위에는 정말 바람이 불까?

바람이 분다.

 

여기까지 읽어보면 영락없이 등산하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가드를 올린다. 아무도 없는 모퉁이에서 다시 가드를 올리고라는 마지막 두 문장이 없다면 말이다.


다음은 글을 참고하지 않고 그림서사 부분을 관찰해보자. 책표지에 가드를 단단히 올린 권투선수가 링 위에 등장한다. 빨간색의 글러브를 착용했다. 다음 장면에서 그는 힘차게 주먹을 내지른다.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글러브의 색깔로 구별할 수 있다. 상대방의 펀치가 더 강하게 가슴을 때린다. 다시 기회를 보아 반격을 시도한다. 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며 상대방이 휘두른 주먹에 정통으로 턱을 얻어맞았다, ! 계속 얻어맞다가 다운을 당하고 만다. 다시 가드를 올리고 일어선다. 하지만 더 큰 주먹에 얼굴을 강타당하고 두 번째 다운! 비틀비틀 링의 줄을 잡고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쓴다. 겨우 일어서는 데 또다시 강펀치가 연달아 얼굴에 작렬한다. 세 번째 다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일어선다. 얼굴은 부어 있고 눈은 멍이 들었다. 바람이 분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가드로 얼굴을 가리고 두 다리에 힘을 주어 링 위에 우뚝 섰다. 이 마지막 장면이 이 책의 표지 그림이다. 이처럼 그림서사는 분명히 권투하는 이야기다.


이제 글과 그림을 합쳐서 읽어보자. “산을 오른다.”라는 첫 문장은 등산이야기가 아니라 권투 선수의 인생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즉 삶의 목표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서사를 다룬다. 또한 그림은 권투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삶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글은 그림으로 인하여 등산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그림은 글로 인하여 권투시합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글과 그림이 통합되어 더 큰 의미의 세계를 창조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림책의 세계다.


이 책의 주제는 경쟁에서 승리하자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섬에 관한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실패를 경험한다. 경제적인 실패를 비롯해서 건강의 실패, 대인관계의 실패, 입시의 실패, 승진의 실패 등등. 객관적으로 같은 크기의 역경인데도 어떤 사람은 훌훌 털고 일어서는 데 어떤 사람은 크게 좌절하여 허우적거리는 것을 본다. 그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바로 회복탄력성의 차이다. 영어로 회복탄력성을 "resilience"라고 하는데 이는 고무줄처럼 늘였다가 놓으면 다시 원상태로 복원되는 힘을 가리킨다. 이 용어를 심리에 적용할 때는 우리 마음이 평상심으로 돌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고액의 복권에 당첨되거나 매우 중요한 승진을 했을 때처럼 기쁜 감정도 얼마 지나면 평상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회복탄력성을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다고 본다. 최근의 심리학의 경향은 문제 해결중심에서 평소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이 바로 이를 과제로 다룬다. 몸의 근육도 마찬가지겠지만 마음의 근육역시 평소에 꾸준히 길러두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서 깊이 토론해 보고 싶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이 작품을 한 사람이 낭독하고 그림 없이 글만 귀로 들어보자. 무슨 이야기인가?

2. 이 책을 그림만 관찰해 보자. 무슨 이야기인가? 어떤 인상을 받는가?

3. 이 작품을 글과 그림을 합쳤을 때 무엇에 관한 이야기가 되는가?

4. 권투 선수들이 착용하는 가드란 우리 삶에 어떤 은유적 표현인가?

5. 권투경기에서 가드는 어떤 기능을 하는가?

6. 권투경기와 인생은 어떤 점에서 닮아있는가? 또 다른 점은 무엇인가?

7.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 나의 회복탄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8. 내가 가드를 올려야 할 때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9. 내가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경험이 있다면?

10. 이 책의 그림을 보고 어떤 인상을 받는가?

11.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12. 이 책에서 산에 오른다.”라는 문장의 의미는? 등산과 우리 삶은 어떤 점에서 닮아있는가?

13. 이 책에서 바람이 분다.”라는 문장의 의미는?

14.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은유적 표현들인 산과 오른다, 좁은 골짜기, 바위, 웅덩이, 언덕, , 바람, 길 잃음 등의 의미를 해석해 본다면?

15. 이 책의 제목을 내가 다시 지어본다면?

16. 표지와 속표지, 본문을 하늘색으로 선택한 작가의 의도는?

17. 작가 고정순의 삶의 경험이 이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있는가?

 

<독후활동>

 

1.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작가 고정순에 관해 연구해보자.

2.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도화지에 그려보자. 그런 다음 제목도 짓고 설명도 붙여보자.

3. 가드를 올리고 있는 주인공에 대해서 순간포착 묘사 글쓰기를 해보자.

4. 내가 살면서 극복해 온 역경의 목록을 만들어보자.

5.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좋은 방법을 목록으로 만들어보자(공동작업 가능)

6. 역경을 딛고 성장한 사람들의 사례를 연구해보자.

7. “역경이란 나에게....”라는 주제로 공동 시 쓰기를 해보자.

8. 역경을 주제로 한 명언이나 시를 탐구해보자.

9. 권투 글로브를 끼고 주목을 휘둘러 본 다음 느낌을 이야기해보자.

10. 등산과 인생의 유사점을 이야기해보고 삶의 지침서를 만들어보자.

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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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 뜨인돌 그림책 63
안데르스 홀메르 지음, 이현아 해설 / 뜨인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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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작은 아이야! 속표지에 젊은 엄마가 너를 번쩍 들어 올렸구나. 엄마와 너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흐르고 볼에는 홍조가 피어났네. 초록색 상의를 입고 만세를 부르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인다. 다시 한 장을 넘겨보니 아파트를 종단면으로 잘라 놓은 집 그림이 특이하구나. 마치 반으로 잘라놓은 케이크 같다. 할머니는 화분에 물을 주고 너는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데 엄마가 소파에 앉아서 링거를 꼽고 있구나. 머리를 완전히 밀어 버린 엄마의 모습에서 말기 암 환자인 것을 금방 알아차리겠구나. 머리카락은 여성의 자존심이라고 하는데 모자로 감추지도 않은 모습이 뭔가 중대한 결심을 한 것 같구나. 너하고 할머니, 엄마와 고양이 이렇게 네 식구가 있는 거실의 모습인데 아무도 대화를 하지 않고 무거운 침묵이 흐르네.


또 한 장을 넘기니 너는 이제 엄마 앞에 서있어. 엄마가 네 어깨에 두 손을 얹고 무엇인가 말씀하시는데 아마도 작별의 말씀이겠지....? 이 책의 원래 제목이 작별’(Farväl)이기에 더욱 확신이 간다. 어떻게 원어의 뜻을 알았냐고? 그야 구글 번역기를 돌려 보았지. 엄마는 너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니? 아마 나는 너를 정말 사랑한다고. 하지만 이제 작별의 시간이 되었다고. 엄마가 없어도 할머니 말씀 잘 듣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엄마도 하늘나라에서 너를 지켜보며 응원하겠다고 말씀하셨을 것 같구나. 울며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니 너는 아직 엄마와 작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구나. 그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엄마와 작별하는 데 시간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지.


또 한 장을 넘겨본다. 너는 엄마와 이별이 너무나 슬퍼서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고 할머니께서 근심스럽게 네 방문 앞을 서성이시네. 그 다음 장면부터는 너의 상상여행이 펼쳐지는 게지. 강아지 탈을 뒤집어쓰고 사다리를 오르자 구름 위를 떠가는 거대한 배에 다다르지. 배 안에 들어가 기관실을 조정하고 밖으로 나와 밝은 달을 올려다봐. 아예 구름에다 사다리를 걸치고 잠자리채로 구름 조각을 낚아채지. 자전거와 놀이기구도 타고 동굴탐험도 하지. 거대하게 자란 식물에서 열매도 따고 파이프로 거대한 초록색 연기를 뿜어내는 괴물과 딱 마주쳐. 너는 이런 저런 가장집물을 보따리에 넣어서 짊어지고 실험실에 들어가. 아마 그것들은 엄마와 너의 추억이 서려있는 물품들일 것 같구나. 그것들을 모두 집어넣자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빨강색 하트가 그려진 종이쪽지 하나를 얻지. 너는 그 쪽지를 들고 집에 돌아와서 엄마와 마주서. 마침내 너는 아픈 엄마의 품에 안겨. 그 빨간색 하트는 엄마 손에 들려있고 말이야.


엄마 품에 꼭 안겨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 작별할 준비가 된 것 같구나. 엄마가 먼저 하늘나라에 가시지만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 엄마를 향한 너의 사랑은 영원히 남은 거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정말 슬프단다. 그 슬픔의 감정은 잘 못된 것이 아니란다. 그러니 마음껏 슬퍼하렴. 엄마와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낱낱이 헤아려보며 그분의 사랑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구나. 엄마와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들은 네가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새 힘을 주는 에너지원이 된단다.


네가 엄마와 작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도 울 엄마와 헤어질 때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단다. 우리 엄마도 위암으로 돌아가셨거든. 그때 나는 갓 30세였으니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작별할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됐었단다. 너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잘 이별할 수 있는 준비를 충분히 했더라면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 분의 아들이어서 어떤 때가 행복했는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깝구나. 작별인사도 정식으로 하고 말이야.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니 우리 아이들과 헤어질 때는 잘 해볼게. 누구에게나 작별의 시간은 있어. 그러기에 너처럼 잘 준비하지 않으면 세월이 흘러도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피할 수 없다면 잘 준비하는 것 말고 달리 대안이 없기에 말이야.

 

 

<토론을 위한 발문>


1. 책 표지를 펼쳐보면 거대한 괴물이 파이프를 물고 초록색 연기를 내 뿜는 앞에 소년이 마주서있다. 이 장면에 대해서 당신의 느낌은? 어떤 상황일까? 저자가 이 장면을 표지로 삼은 의도는 무엇일까?

2. 첫 장면의 집안 풍경을 볼 때 어떤 상황인가?

3. 공부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4. 엄마가 불치의 병에 들려 머리를 링거를 꼽고 머리카락까지 완전히 깍은 모습을 볼 때 아들의 심정은?

5. 조용하게 화분에 물을 주고 계시는 할머니의 심정은?

6.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다른 가족들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7. 소년이 엄마와 작별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과정은?

8. 이 책의 원제 작별과 번역본 제목의 우리의 시간은 어떻게 뉘앙스가 다른가?

9. 마지막 소년의 손에 들려 있는 하트가 상징하는 것은?

10. 마지막 장면에서 할머니가 화분에 물을 주고 계시는데 이 장면의 의미는?

11. 이별과 상실감을 주제로 다루면서 작가가 초록색 톤을 활용한 의도는?

12. 이 책에 당신이 제목을 다시 붙여본다면?

13. 이 작품에 대한 당신의 인상과 느낌은?

14. 나에게는 어떤 상실의 경험이 있는가? 그 경험을 나는 어떻게 다루었는가?

15. 불치병 환자를 둔 가족들의 마음은 어떻게 치유해야하는가?

 

<독후활동>

 

1.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을 상기시켜줄 물건 하나씩 가져와서 설명하기.

2. 사랑하는 사람과 잘 작별하는 방법에 대해서 토론하고 매뉴얼 만들기

3. 표지 그림 다시 그려보기

4. 암 환자들의 일상에 대해서 연구해 보기.

5. 불치병 환자들의 가족을 위한 지침서 만들기

 

 

원제인 "작별"을 염두에 두고 읽어보면 또 다른 맛이 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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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실수 마음별 그림책 6
코리나 루켄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는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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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지만 실수를 하고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실수하면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다른 사람이 알까봐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실수(失手)를 문자 그대로 새기면 손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손이 제멋대로 가서 누군가를 한 대 치는 것이다. 사전에서 실수는 의도치 않게 저지르는 잘 못으로 새긴다. 실수는 고의성이 없이, 즉 우발적이고 우연히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우연)+(잘 못된 일)=실수다. 그 실수가 타인의 재산과 생명을 해치는 데 이르면 과실범이 되어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실수를 줄일 수는 있어도 실수를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 했을 때 그것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는가이다. 작은 실수를 들키지 않게 덮으려다 더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코리나 루켄의 <아름다운 실수>라는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실수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화자인 소녀가 얼굴을 그리려다 한 쪽 눈을 크게 그리는 실수를 한다. 균형을 맞추려고 다른 쪽 눈을 좀 크게 그렸는데 이번에는 너무 크다. 눈에다 안경을 씌워주니 실수가 만회된다. 길게 그린 목에는 목장식을 그려 넣어 만회한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 실수한 것들을 활용하여 점점 더 큰 그림을 완성해 간다. 마침내 그 실수들이 거대한 나무와 숲을 이루는데 이 모든 장면이 화자의 머리카락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즉 그 실수라는 것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고작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녀의 머리카락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다. 실수를 좀 더 길고 높은 차원에서 보면 하나의 성장과정임을 그림을 통해 잘 보여준다.


수능 1교시를 망친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렀다면 그런 선택을 했을 리 없다. 컴퓨터로 채점하는 답안지에 한 칸씩 밀려 쓰지 않았을까. 실수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험 종료시간이 다 되었고 바로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필시 부모들은 성공하는 방법은 강조했으되 실수 했을 때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는 가르치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무한경쟁에 내몰린 현대의 학생들은 실수를 용납하기 더욱 어려울 것이다. 내가 만약 그런 실수를 했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는지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2교시부터 더 집중해서 만회하겠다는 사람, 이번 시험은 포기하고 재수하겠다는 사람, 목표했던 학교나 학과를 조금 낮추겠다는 사람, 나 같은 사람이 많이 있겠지 위로하면서 집중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실수할 당시에 죽고 싶을 만큼 창피하고 후회스럽고 두렵겠지만 100세인 내가 그 순간을 돌아본다면 어떨까? 무엇보다도 작가가 제안하는 관점, 실수를 바탕으로 더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실수 하지 않는 방법을 열심히 가르칠 것이 아니라 실수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 자신에게도 말이다.

 

<독서 토론을 위한 발문>


1. 책에서 주인공 소녀의 그리기 실수는 어떻게 활용되나?

2. 내가 살면서 실수한 경험은? 그때 나의 심정과 대처는 어떠했는가?

3. 실수 자체에 대한 나의 느낌은?

4. 실수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5. 실수와 실패는 어떻게 다른가?

6. 실수가 불러온 행운도 있을까?

7. 실제 실수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발명품들은?

8. 이 책에서 가강 인상 깊은 그림은?

9. ‘실수’(失手)라는 개념을 풀이해보면?

10. 내가 실수했을 때 성숙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11. 타인의 실수에 대해서 성숙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12. 작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덮으려다가 큰 실패를 초래하는 사례는?

13.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실수는 어떤 관계인가?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삶이 가능한가?

14. 실수에 대한 고사성어와 명언은?

15. 실수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은?

 

<독후활동>

 

1. 도화지에 먹물을 한 두 방울 떨어뜨린 다음 그것을 활용하여 완성된 그림을 그려보자.

2. 실수를 행운으로 바꾼 사례를 탐구하여 발표해보자.

3. 실수를 덮으려다 인생자체가 실패한 역사적 사례를 탐구해보자.

4. 실수에 관한 명언집을 만들어보자.

5. 내가 저질렀던 실수 목록을 작성하여 지금의 시점이라면 어떻게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연구해보자.

6. ‘실수란...’이란 주제로 공동 시 쓰기를 해보자.

실수는 시작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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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
김희경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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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이 글을 쓰고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라는 폴란드 출신 작가가 그림을 그린 <마음의 집>마음에 대한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주제를 효과적으로 다룬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이야기를 전달하는 독특한 매체인데 여기에 편집의 요소가 더해져 매우 창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책은 펼쳐보아야 책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각 장을 상하대칭, 또는 좌우 대칭으로 구성하여 독자가 책장을 펼치는 순간 다양한 움직임이 발생한다. 얼굴을 비춘 거울이 나타나고 발이나 의자가 펼쳐진다. 손가락도 펴지고 시계의 뚜껑도 열린다. 새는 좌우 날개를 펴고 방문이 열린다. 끝 장면에서 왼쪽에는 영어로 MAUM이라는 글자가 절반 나뉘어 세로로 새겨져 있고 오른 쪽에는 은박지 거울이 붙어있다. 몇 번을 읽고도 그 의도를 알 수 없었는데 우연히 좌우 페이지의 각도를 잘 조절해 보니 왼쪽의 글자가 오른쪽 거울에 비취자 온전한 MAUM이 나타난다. 이런 창의적이고 섬세한 디자인을 독자들이 알아차려 준다면 작가들도 몹시 행복할 것 같다.

 

마음은 집이다.”

 

이 책은 마음에 대한 이 은유를 다양한 가장집물을 보조관념으로 활용하여 펼쳐나간다.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마음은 잘 알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마음의 집은 사람마다 다르다. 마음의 집에는 문이 있어 안에서 열어 줘야만 누군가 들어 올 수 있다. 그래서 타인과 관계를 맺는 다는 표현을 마음의 문을 연다.’라고 하지 않는가. 마음의 집에는 방이 있다. 방은 거실도 있고 작은방, 큰방, 서재 등 다양한 종류가 있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다. 프로이드는 일찍이 사람의 마음을 의식과 무의식, 전의식 등 지정학적 공간 개념으로 설명했다. 여기에 심리학자 칼 융은 집단 무의식이라는 영역을 더 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마음의 방을 구별할 수도 있다. 요즘 자신의 뇌구조를 그려보는 활동이 유행이듯 말이다.

마음의 집에는 창문도 있다. 창문과 출입문은 외부와 내부를 구분 짓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기능이 조금 다르다. 창문을 통해서는 외부를 내다보고 외부인 들이 그 창을 통해 내부를 엿보기도 한다. 출입문은 주인과 손님이 드나드는 문이다. 예부터 사람들은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생각했다. 즉 눈은 우리 두뇌가 밖으로 튀어 나와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마음의 집에는 계단도 있다. 이 작품에서 계단은 가족 간의 마음의 거리를 의미한다. 친밀한 사이는 한 계단쯤 될 것이고 소원해진 관계는 열 계단 그 이상도 될 것이다. 마음의 집에는 부엌도 있다. 이 책에서 부엌은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고 나누는 것을 말한다. 대개 가정에서는 자신만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화장실은 묵은 감정을 배출하는 기능이다. 가족을 이루어 살다보면 아옹다옹 다툴 일이 생기고 그때마다 감정의 찌꺼기들이 남는다. 그런 감정들을 그때그때 배설하지 않고 마음에 쌓아두면 숙변이 되어 자신을 해치고 관계도 상처가 난다.

마음의 집에는 주인도 있다. 이 책에서는 불안이나 희망, 슬픔, 기쁨과 같은 감정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주인 노릇을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주인은 감정뿐이 아니라 나를 지배하는 강한 욕구나 평생을 추구하는 가치관도 될 수도 있다. 성인이 되었는데도 타인이 나의 마음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적어도 내 마음의 주인은 내가 되는 것이 맞다. 마음은 다른 마음이라는 동료들도 있다. 혼자가 아니라 공감하고 연대할 누군가 다른 마음들이 있는 점에 위로가 된다.

이 책을 대여섯 명의 어른들이 함께 읽고 두 시간동안 토론했었다. 마음에 관한 다양한 은유들을 하나씩 해석해 보는 시간이 즐거웠다. 더 나가서 우리 자신들의 은유로 확장해 갔다. 어떤 이는 마음은 테라스라고 했다. 테라스라는 공간은 집에 있으면서 밖으로 향해 있는 공간이다. 요즘 아파트들은 내부를 확장하느라 베란다까지 없애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테라스에 작은 테이블과 몇 개의 의자를 설치하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밖의 풍경을 내다보는 낭만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마음은 난간이다. 난간은 가족들의 안전을 보호 하고 외부 인들에게 나의 영역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마음에도 난간이 있다. 아무나 허락 없이 난간을 뛰어 넘어 오는 것은 무례한 짓이다. 나또한 함부로 난간을 뛰어 넘어가면 추락사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건강한 마음은 튼튼하고 잘 기능하는 난간이 있다. 우리는 청소기나 초인종, 열쇠, 지하실 등 다양한 은유로 생각을 확장하며 즐겁게 놀았다.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요소인 마음, 이렇게 나에게 익숙한 가장집물을 보조관념 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좀 더 명료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림책이 이렇게 철학적이도 되나?’라는 생각에 즐거웠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작가는 마음을 어떤 은유로 표현하는가? 그 목록과 의미는?

2. 우리 마음은 어떤 속성이 있는가?

3. 우리 마음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

4. 내 마음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가꾸는 방법은?

5. 마음에 관한 속담이나 관용구들은?

6. 내 마음이 작동하는 규칙이 있다면?

7. 서로 자신들의 마음을 잘 전달하는 방법은?

8. 마음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을까?(감각, 기억, 인지 욕구, 정서, 사고, 초인지, 초감정/ 의식-전의식-무의식-집단무의식/ 가치관....)

9. 몸과 마음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작동하는 것일까?

10. 마음과 우리 환경은 어떤 관계일까?

11. 양심이란 무엇일까?

12. 마음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13.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14. 작가가 활용한 은유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15. 내가 생각하는 마음이란 무엇인가?

 

<독후활동>

1. 마음을 주제로 공동 시 쓰기

2. 마음에 관한 관용구 사전 만들기

3. 나의 두뇌지도 그림 그려보기

4. 마음을 잘 관리하는 100가지 방법 목록글쓰기(공동 작업 가능)\

5. 내 마음에 자양분 되는 단어 목록 만드릭

6. <마음의 집> 표지 다시 그려보기

 

친구가 미워질 때, 질투하는 마음이 생길 때, 잘난 척하고 싶을 때, 싸우고 싶을 땐 변기 손잡이를 꾹 누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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