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당에 매달 1만원을 내면서 나는 내가 정치참여에 적극적인 인간이라 위안받는다. 마찬가지로 지금 속해있는 학교의 장학회에 소속되어 매달 1만원씩 내면서 그래도 아이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위안받는다.
마찬가지로 나는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노력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것은 결국 1만원 어치는 아니었을까.
십일조를 하기 때문에 나머지 90%는 어떻게 써도 기독교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처럼 나 역시 1만원을 기부(?)하고 있기에 나머지 99만원은 마음대로 써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내 사랑의 깊이도 결국은 만원 어치는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만원을 내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치 않다. 나는 위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