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당에 매달 1만원을 내면서 나는 내가 정치참여에 적극적인 인간이라 위안받는다. 마찬가지로 지금 속해있는 학교의 장학회에 소속되어 매달 1만원씩 내면서 그래도 아이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위안받는다.

마찬가지로 나는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노력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것은 결국 1만원 어치는 아니었을까.

십일조를 하기 때문에 나머지 90%는 어떻게 써도 기독교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처럼 나 역시 1만원을 기부(?)하고 있기에 나머지 99만원은 마음대로 써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내 사랑의 깊이도 결국은 만원 어치는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만원을 내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치 않다. 나는 위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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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6-2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 보다는 나아요. ^^

waits 2006-06-23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비, 후원금으로 자기위안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 가치를 부러 절하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는 건, 우주님이 더 잘 알고 계시겠지요? ^^
나머지 99만원이라니, 부럽습니다..;; 전 그냥 즐겁게 욕심껏 냅니다만, 거지랍니다. ㅎㅎ

연우주 2006-06-2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그렇게 위안을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쨌든 감사한 댓글입니다. ^^

나어릴때님/ 음, 그냥 왜 사람들은 더 애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나 봅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 어떤 정치적 사안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 그런 식으로 사고를 확대해나가다보면 바로 그런 무관심이 사회를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두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적 차원에서 사랑해야 한다, 라는 원론적인 생각, 그걸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함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하고 있는 건 역시 만원어치는 아니었을까 싶었답니다. 그리고 99만원이라는 건 그냥 100%를 기준으로 한 은유법이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