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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로 푸는 과학 : 머리뼈 ㅣ 뼈로 푸는 과학
카밀라 드 라 베도예르 지음, 샌드라 도일 그림, 이정모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5년 11월
평점 :
뼈의 존재를 안다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 겉과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죠. 이 사실을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할 때 보면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책의 표지에서부터 마지막 장까지 오로지
뼈만을 빼곡히 담아낸 책, 《뼈로 푸는 과학 시리즈》 입니다. 이 시리즈는 머리뼈, 동물뼈, 공룡뼈 이렇게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받아본 책은 첫번째로 출간된 《뼈로 푸는 과학:머리뼈》 입니다.
책의 크기는 가로
22.5cm, 세로 29.6cm로 A4 사이즈 정도입니다. 꽤 큰 판형인데요, 이 책이 표방하고 있는 스크랩북에 어울리는 크기인 것 같아요.
마치 누군가 정성을 들여서 모아놓은 머리뼈에 관한 스크랩북을 우연히 발견한 독자가 신비로운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느낌도 들어요. 표지의 금박
글씨들도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을 주고 있어요.
책 안으로 들어가보면,
페이지마다 번호가 있고, 맨 앞 페이지에는 차례, 맨 뒷 페이지에는 찾아보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궁금한 동물들의 머리뼈를
빠르게 찾아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쭉 읽어가도
상관없어요. 특정 동물의 머리뼈 표본이 나오면 그 다음 페이지에는 그 동물이 속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거든요. 그런 구성이
자유로우면서도 부족함이 없어서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기며 보아도 지루함이 없어요. 동물에 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흥미롭죠. (모두 21개의 머리뼈 표본이 있고, 그에 따른 21개의 동물 보고서가 있어요)
동물은 뼈가 없는 것과 있는 것으로
구분됩니다. 등뼈가 있는 동물, 즉 척추동물은 모두 머리뼈가 있어요. 척추동물을 제외한 모든 동물, 즉 등뼈와 머리뼈가 없는 무척추동물은 전체
동물종의 97%를 차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하나의 세포로 되어 있는 단순한 구조의 동물에서부터 복잡한 구조의 다세포동물까지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척추동물은 다시 다섯가지로 나뉩니다. 어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포유류로 말이죠. 이 책에서는 이 다섯가지의 척추동물의
머리뼈를 모아 보여줍니다. 그럼 한번 살펴볼까요?
파충류의 대표주자
악어(머리뼈 표본 17번)예요. 겉으로 보기에도 턱이 엄청 크죠? 악어는 무는 힘은 세지만 씹지는 못해서 작은 먹이도 삼킨다고 해요. 눈구멍은
머리 위에 있고 콧구멍은 주둥이 위에 있어서 몸과 머리가 잠겨 있어도 주위를 살필 수 있고 숨도 쉴 수 있대요.
다음은 파충류 중에서도
특이하게 진화를 했다는 뱀의 한 종류인 가분살무사예요. 다른 맹수들의 뼈 표본도 으스스했지만 이 가분살무사의 송곳니를 보세요! 정말
무시무시하죠? 이 뱀은 독사 가운데 송곳니가 가장 길고 최대 약 5c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이 송곳니에는 관절이 달려 있어서 움직일 수도
있대요. 와우! 뱀은 다리가 퇴화된 대신 이렇게 강력한 무기를 진화시켰나봐요. 아래턱은 양쪽으로 떨어져 있어서 제각각 움직일 수 있다고 해요.
정말 입을 커다랗게 벌릴 수 있겠죠? 으아아아아 ㅠ_ㅠ
호랑이의 머리뼈가
아닙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육식 어류인 골리앗살벤자리입니다. 영어로는 골리앗 타이거 피쉬(Goliath Tiger Fish) 라고 하네요. 정말
호랑이처럼 무시무시한 이빨이예요. ㅠ_ㅠ 이 물고기의 눈구멍은 앞쪽을 향해 있어서 먹이를 잘 볼 수 있고, 머리뼈도 아주 단단하답니다.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새, 플라밍고의 머리뼈입니다. 긴 부리가 무거울 것 같은데, 공기가 가득찬 스펀지 뼈라서 가볍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리에 비해 뇌집은 작은
편이예요. 플라밍고의 깃털은 분홍색, 빨간색, 흰색인데 어떤 것을 먹었느냐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고 해요. 분홍색의 새우나 게를 먹으면 그 색소가
깃털에 저장되어 있다가 햇빛을 받으면 그 색이 도드라지는 거래요. 정말 신기하죠? 이런 재미있는 깨알 지식들도 꼼꼼하게 담겨
있네요.
맥시코에
사는 도롱뇽 아홀로틀입니다. 올챙이처럼 생겼지만 이게 다 자란 모습이래요. 개구리처럼 올챙이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지 않고 올챙이의 몸
그대로 번식을 한다고 해요. 그리고 멜라닌 색소를 만들 수 없어서 피부도 하얗답니다. 하지만 이래보여도 육식 동물이래요. 머리뼈 맨 뒷쪽에 턱뼈
관절이 붙어 있어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뾰쪽뾰족한 이빨도 아주 많은 게 보이죠? 이렇게 머리뼈만으로도 아홀로틀의 특성을 알 수 있다니
재미있어요.
아이들에게 캐릭터 그림으로
친숙한 하마예요. 그런데 실제로는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되는 동물이라고 해요. 턱뼈가 머리뼈 뒤쪽에 붙어 있어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엄니가
엄청나게 큰 것을 알 수 있어요. 이 엄니는 수컷의 경우 45cm까지 자라는데, 먹을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렇다면 왜 저렇게 큰
엄니가 필요한 걸까요? 게다가 하마는 초식동물인데요. 그것은 하마의 생태를 보면 약간 짐작해볼 수 있어요. 보통의 초식동물들은 이동을 하면서
먹이를 구하는데, 하마는 이동하지 않고 평생 그리고 대대손손 한 지역에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영역에 대한 애착이 강해졌고,
영역을 침범하는 적들을 위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엄니가 발달한 것은 아닐까요?
엄니가 있는 또다른 동물
코끼리예요. 코끼리의 머리뼈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긴 코는 보이지 않네요. 코끼리의 코는 윗입술과 코가 합쳐진 거래요. 이 코는 냄새를 잘
맡기 위해 길게 진화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앞니가 길고 뾰족하게 발달된 엄니는 나무 껍질을 벗기거나 진흙을 파거나 싸움을 한다고 합니다.
초식동물답게 이빨들이 고르고 네모반듯하게 나 있는 모습이예요. 사실 코끼리의 이빨은 볼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궁금증도 말끔히
해소해주고 있어요.
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만
해도 머리뼈를 스크랩한 책이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살펴보니 머리뼈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네요. 오히려 잘몰랐던 부분들까지
차근차근 알아가는 느낌이랄까요. 머리뼈만 보면서 이게 어떤 동물일까 알아맞혀 보는 걸 하니 아이도 너무 좋아해요. 뼈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하면서 동물의 생태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뼈에 대해 흥미가 생기기 시작한 아이와 함께 정말 좋은 한 권의 책일 것 같아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