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이 좋아지는 작은 살림 - 버리고 비우고 정리하는 단순한 살림의 기술
오하라 쇼코 지음, 김수연 옮김 / 소란(케이앤피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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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분의 살림은 작지 않습니다. 혼자 사시지만 2인 가족인 저의 집보다도 식기류가 많고 찬장의 규모도 그리 작지 않습니다. 발우공양 수준은 아니더라도 자족의 삶보다는 `센스`있는 수납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작은 냉장고 부분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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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 타인과 함께 사는 젊은이들
구보타 히로유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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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단지 정보를 모아놓은 논문같은 책. 재미가 너무 없어서 읽다가 포기. 역시 팩트의 집대성은 진실의 반대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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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민음사 모던 클래식 5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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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몰랐지만, 혹은 긴 시간 외면해 왔지만, 일본 (여성)현대문학의 시조, 원류 쯤 되는 모양이다. 어쨌든 작가의 후기가 참 공감이 갔다.
나는 옛날부터 오직 한 가지를 얘기하고 싶어 소설을 썼고, 그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질 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쓰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호흡의 문장과 감상으로만 이루어진 문장들의 나열이 자꾸만 나오는 의미없는 쉼표와 더불어 내게 귀여니 소설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읽다보니 제법 진지한 것이, 한때 좋아했던 나나난 키리코 류의 만화책이 생각나는 덤덤하고도 감성적인 소설들 세 편이었다. 하이틴 로맨스이긴 하지만 등교, 하교, 등교로 이루어진 로맨스가 아닌,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지어먹고 아르바이트를 다녀 오고, 저녁에 다시 만나고 하는 얼리 어덜트 로맨스. 결코 달달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기 보다는 삶을 성찰해야 할 시기에 일상을 버텨내는 데 집중된 삶이랄까, 여튼 그런 기분이었다. 나나난 키리코라고 하기엔 섹스가 결여되어 있고, 에쿠니 가오리라 하기엔 서사가 결여되어 있고, 여튼 요시모토 바나나를 어쩌면 예정된 시간보다 한참 뒤에 읽게 된 나는-그러니까, 일본 소설을 처음 접한지 12년이 흐른 뒤 처음 읽게 된 지금 말이다-이게 뭐지, 하며 사실 엄청나게 생뚱맞은 그런 독자의 위치에서 이 책을 잡게 된 게 아닐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나 자신을 5월이 올 때까지 어영부영 느슨하게 지내도록 놔두었다. 그랬더니 극락처럼 매일이 편안했다.
  아르바이트는 빠짐없이 다녔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청소하고 텔레비전 보고 케이크를 굽고, 주부 같은 생활을 하였다.
  마음으로 조금씩 빛과 바람이 통하여, 기뻤다. (p.25, 키친)
이 세 줄이 나의 마음에 와닿았다. 뭐랄까, 이 소설의 후크였달까. 우리는 언제나 이 순간을 찾아, 자신의 5월을 찾아 그 광풍을 헤매며 길을 찾고 노를 저어 이만큼 해안가에 나와 숨쉴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커다란 상실은 인간의 마음에 정말 많은 것들을 불러 일으킨다. 꼭 굳이 그 상실만큼의 무게나 부피가 아니어도 좋다. 그저 예상치도 못했던 감정들과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그런 일들이 아주 물밀듯이 마음으로 들어와 나는 내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 숨이나 쉬면 다행일 그런 나날들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심지어 내 주변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았는데 그래, 그렇지 하며 누구 한 명 죽은 것처럼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나는 왜 항상 상실과 함께인가. 아무것도 잃지 않았는데 항상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의 마음이 되어 살아가는가. 그것이 나의 운명이고 이 소설의 아주아주 평범한 문장들은 신기하게도 나의 운명을 뒤돌아보게 했으니 그걸로 좋은 소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단 한 단을 밟는 검은 구두와 스타킹과, 내 교복의 치맛자락을 기억하고 있다.(p.125, 달빛 그림자)

 

이렇듯 항상 상실을 살아가는 나에게 결여된 것은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시선이었다. 삶을 삶으로 여겨보지 않은 사람은 죽음도 감내할 수 없듯, 소중한 것이 없는 그 사람은 그렇기에 모든 것을 잃은 채 살아가는 것이겠지.
 
세 소설의 화자는 모두 젊은 여성으로 이상적이라 해도 좋을만큼 멋진 연애를 했거나 하고 있다. 그 점이 나에겐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아마 하이틴 로맨스니 어쩌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지. 다음과 같은 뻐기기 용 구절들이 손발을 오글거리게 해서 이런 연애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기나 한가, 싶게끔 만들었으니까. 아마 그래서 내가 이 소설의 발표연도를 들춰봤던 것이다. 88년도. 아, 그때면 이런 묘사들이 아주 신선했겠지. 당돌해보이기도 했을 테고?
 
영문도 모르는 채 그는 아주 친절했다. 나 기분이 굉장히 우울하니까, 지금 당장 아라비아로 달 구경 하러 가자고 해도 응,하고 간단히 대답해줄 것 같았다.
(p.80, 만월)
 
어찌됐든 이 자기 분수를 알고 성실한 작가는 후기에 썼던 대로, 이 소설들을 통해 한 작품, 한 작품 그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했다.
 
어느 쪽이 좋은지, 인간은 선택할 수 없다. 각자는 각자의 인생을 살도록 만들어져 있다.(p.63, 만월)
인생은 그렇기에 받아들이기 쉬운 쪽도, 어려운 쪽도 아니다. 인생은 무조건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작가는 독자가 자신을 '행동하는 철학자'로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삶이 어떠하든 독자도 초대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말했듯 쓰고 싶지 않을 때까지 이렇게 소설을 쓰면서. 그러므로 살아가다 '사람에 따라서는 평생에 한번도 하지 않아도 좋을 일(임신 중절, 물장사, 큰 병치레 등)중 하나에 이렇게 참가하게 되어 유감'스러울 때, 요시모토 바나나의 어떤 소설을 집어들든 그만큼의 위로는 분명 받을 것이다, 이렇게나 멀리서도 어깨를 토닥여 주는 친구가 있구나, 하는 느낌 말이다.

 

(음.. 한마디로 평하자면 유.치.해! 그래도 만화보듯 읽으면 재밌다. 클라이맥스 부분이 덤덤하고도 휘황찬란하다. 근데 문장이 정말... 작가가 생각하는 깊이가 없는 모양인지 문장마다 감정묘사를 붙잡고 낱낱이 토막나 있다. 지못미... 하고 싶은 말은 여기에 다 했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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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Let Me Go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 Vintage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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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잡았을 때, 그리 어려운 단어가 아님에도 영한사전을 몇 번이고 찾게 했던 단어들이 있다. carer, donor, fourth donation가 그 단어들이다. carer는 간병인이고, donor가 장기 기증자인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저 fourth donation의 fourth라는 단어가 영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 번째라는 뜻 말고, 다른 뜻이 있나? 도대체 어떻게 장기기증을 네 번째까지 할 수가 있는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함께 산 번역본의 뒷 페이지를 운 좋게도 읽지 않았기에 이 책의 중반을 지날 때까지 이들의 삶이 타인에 의해 철저히 계획된 삶이고 이들은 인간의 장기 기증을 위해 만들어진 복제 생명체들임을 전혀 몰랐다. 펼쳐지는 줄거리에서도 아무런 직접적인 언급이 없고-줄거리는 주인공 셋의 헤일셤 시절 회상 내용이 주를 이룬다- 다만 언뜻 언뜻 비치는 단어들로 그들을 기다리는 운명을 잠깐씩 생각해 보게 되면 그것은 너무도 끔찍해서, 나는 나의 상상력이 극단적으로 치달아 빚어낸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그리고 나의 모자란 영어 실력이 잘못 해석한 조악한 암시라고, 짐짓 그들의 현실에 직면하기를 미뤄왔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타난 나의 그런 반응은 누구보다도 내가 그들을 타자화하는 the world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The world didn't want to think about you students, or about the conditions you were brought up in. In other words, my dears, they wanted you back in the shadows.>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들이 그늘 속에 머물러 있기를, 자신들의 골칫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믿기 힘들만큼 악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이 목적이라는 좋은 명목을 만나 이뤄낸 성과란 이런 것이다. 애초에 인간이란 존재가 그런 일을 할 줄을 모르면 그런 존재가 생기지도 않았다. 상상력이 가는 모든 곳에는 실현가능성이 내포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그들을 창조해 낸 과학자는 아니지만 조금도 죄책감을 피해갈 수 없었다.

 

자신의 삶이 자신에게만 비밀이라면, 어떨까. 눈부실 만큼 아름다운 유년시절과 아이 특유의 천진함과 조바심 섞인 교우관계를 위해서라면, 이들은 자신의 운명을 몰랐어도 좋았던 걸까. 모든 일의 결국을 그들이 알았더라면, 달라질 게 있었을까.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모든 것이 인간과 같지만 자율성만은 없는 존재. 그 존재들이 경험하는 인간의 삶.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어떤 것이기에 인간과 똑같은 질료와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삶의 부분이 있는 걸까? 사람들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란 존재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지 알기 위해 철저히 통제된 상황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남기고 모두 남김없이 가져가버리는 구성으로 등장 인물들을 실험해 보기 좋아한다. 심지어 그들이 등장인물에게 남긴 것이,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주어지는 상황적인 어떤 것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해야 인간이란 존재의 가장 자연스러운 면을 보게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건 일견 사실이고.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는 듯한 상황에서도 존재가 피할 수 없는 그 실존 상황은 그들이 인간임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발로가 된다.

 

복제 인간의 처우에 대해 이런 저런 논의가 오가고 여러 풍조와 시류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도 삶이 있다는 것이다. 외부인인 우리에게는 그들의 정체-범주화-가 중요하지만, 주체인 그들에게는 그들의 대상화된 삶 자체가 가진 전부이기에.

 

"It might be just some trend that came and went, But for us, it's our life."

 

그 누구도 'poor creature'가 아닌 존재가 세상에 있었던가. 삶 앞에서는 죽음도 시간을 멈추는 것을.

 

챕터 12, 책의 중반부에서(이 책은 챕터 23개로 구성되었다) 이 책의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단락이 나온다.

 

Why would there be a "natural" generation between us and our models? They could have used babies, old people, what difference would it have made?

But around here, we'd all sense we were near territory we didn't want to enter, and the arguments would fizzle out.

 

아이나 노인을 가져다 쓰면 될 것이지, 왜 꼭 우리여야 하나? 하지만 더 이상 얘기하다간 돌아올 수 없는 인식의 강을 건너게 될 위험을 감지하고 입을 다물어 버린다.

 

아는 것과 질문하는 것은 한가지이다.그들은  인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질문을 하고, 인간이 아니면 감지할 수 없는 인식의 위험성을 감지한다. 답을 알기에 질문하는 것. 인생의 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은 인간임을 드러낸다. 그것을 가리는 것은 철저한 비인간성,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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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 Kidston 2014 Small Diary (Diary)
Quadrille +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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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크기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튼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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