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하는 세포 BLACK 8 - 완결
하츠요시야 잇세이 지음, 시미즈 아카네 감수, 하라다 시게미츠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월
평점 :
일하는 세포 원작의 몸이 청장년을 배경으로 한다면 일하는 세포 블랙은 중년 남성을 배경으로 하는 듯하다. 대체로 남성의 수명이 대체로 짧은 경향을 보인다고 하던데, 이 작품을 보면 무리도 아니지 싶다. 유혹에 빠지게 되면 대체로 수명이 준다. 맛없고 하기 싫은 것들이 대체로 건강에 더 좋다. 명심하세요 남자들이여..!
(솔직히 내가 요새 일하는 곳이 훨씬 더 막장 블랙기업같지만 어쨌든 일하는 세포에 비해선) 이 작품은 남성의 삶을 막장으로 극대화시킨 작품이다. 가뜩이나 혈관도 좁은데 흡연을 시작하질 않나, 심지어 임질까지 걸리는 경향을 보인다(...) 그걸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 같은데, 몸 안에서 세포의 반응을 보면 갑자기 몸 안으로 지시도 없이 무언가가 들어오는 경우이니 모두가 다 좋아지는 경우는 아닌 듯하다. 이과 계열이라 병원을 맹신할 것 같았는데, 도리어 조심스럽고 회의적인 경향을 보이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일하는 세포가 단순히 어린이들에게 세포를 설명해주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의 생애와 건강에 관련된 사회 시스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원작가의 마음이 들어가 있음을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알 수 있다.
세포들은 마치 인간처럼 일의 스트레스에 짓눌려 자신의 탄생에 관해 회의를 일으킨다. 작품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나, 이렇게 몸의 주인이 건강에 반대되는 방향으로만 갔다가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나 세포들의 정신(면역?)력이 꺾일 지 알 수 없는 지점이다. 인간은 직종이라도 선택할 수 있지, 세포는 그냥 직장에서 태어나 길러지면 영문도 모르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선 몸을 망치는 인간은 블랙기업이라고 하는 게 맞는 듯하다. 그러니 자신을 돌아보자. 근데 술을 즐기는 나도 솔직히 블랙기업 맞다 ㅋㅋ
OP랑 ED가 꽤 좋다. 각각 내 전화 울릴 때와 내 폰으로 전화걸 때 들리는 배경 음악으로 쓰고 싶었다. 그러나 직장에서 항상 폰은 무음으로 하라 해서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