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저널 2023.9
일본어저널 편집부 지음 / 다락원(잡지)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100여 년간 수해를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라는 사실은 '우에무라 우니기야의 100년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지대가 낮아 예로부터 홍수, 침수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하네요. 홍수로 침수됐을 때는 장어가 도망간 적도 있고 다다미가 전부 젖어 밖에서 말리던 때는 손님들도 가게 밖에 쪼그려 앉아 장어를 먹었다고! (...) 참고로 전통식 가게라 그런지 아직 카드는 안 되니까 꼭 현금을 준비하세요.



기가 센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인간 관계에도 해를 입으면서 살기 때문에 자신도 굳이 그들과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는 페친의 의견을 봤다. 자신만 해를 입는다면 오히려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해를 입는다. 기가 세다는 건 무엇인가. 자신의 신념과 고집이 없이 그저 아이처럼 떼를 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자녀가 대를 잇는 가게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자녀가 대를 이은 가게를 지키려 한다면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게 쉽지는 않다. 기가 세고 고집이 세서 결국 자기 식대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카드 분실로 인해 요새는 현금으로 계산하려고 하는데, 카드 계산을 미리 준비해놨다가 놀라는 직원들이 많다. 현금 계산도 옛말이 되려는가. 이전에 어느 맛집에 갔다가 현금 선불 계산만 가능하다던 노인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라 그냥 돌아왔던 일이 생각난다. 그 가게는 곧 자녀가 이어받아 결국 최첨단(?) 가게가 되었고 사람들도 많이 방문한다. 그러나 가끔가다 생각난다. 내가 현금으로 계산하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 가게를 사용했다면 그 가게는 아직도 현금만 받아들이는 가게가 될 수 있었을까. 물론 그 부부의 나이도 있고 가게가 변화된 원인은 딱히 나 말고도 숱하게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양심에 찔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가끔은 그 불편이 그립기도 하다. 요새는 가족싸움을 SNS에 올리기도 한다더라. 언제부터 한국은 실수를 용납할 수 없는 기쎈 나라가 된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츙코레 노래하는 왕자님♪ Shining Live 잇토키 오토야 (おもちゃ&ホビ-) 츙코레 노래하는 왕자님♪ Shining Live 1
ブロッコリ-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남주는 자신이 유달리 신체능력이 좋다고 생각했을 뿐 자신의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선 전혀 모르던 한 평범한 남학생일 뿐이었다. 그러나 심한 협박을 받게 되고 목숨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남주의 어머니는 독한 마음을 먹고 남주에게 아버지의 정체를 밝힌다. 그는 이가의 닌자였으며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이가의 지위를 물려받아 살아왔다. 그러나 그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선 닌자의 힘이 필요하다 판단한 그녀는 지체하지 않고 닌자 학교로 그를 보낸다. 갑작스럽게 학교의 친구들과 헤어지게 된 잇토키. 자칫 따를 당할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닌자 학교에서도 금방 친구들을 만든다. 그러나 이가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던 코우가 가문. 특히나 그 가문의 총아는 자신의 존경하는 사람을 이가가 죽였다 생각하고 잇토키를 극도로 미워한다. 결국 어머니가 희생되고, 잇토키는 모두를 위한 해결방법을 고심하게 된다.

이 애니가 인기없는 이유는 정말로 잇토키가 진지하게 평화를 고심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액션씬도 없다. 어딜봐도 그저 청춘물에 밋밋하기 그지없는 정통 닌자물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빛을 발한다. 코우가 가문의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주제넘게 나서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서 당하지도 않은 채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도망치는 잇토키는 어찌보면 왕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가해자에게 분노를 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결국 나도 똑같은 가해자가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노를 행동으로 표출하는 최악의 방법 외에는 이 굴레를 빠져나올 방법을 찾지 못하게 된다. 가장 빠른 방법은 상황에 따라선 가장 최악일 수도 있다. 최근 홍범도가 이슈인데, 빼앗긴 나라를 다시 되찾기 위한 군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위대'처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군대란 없다는 걸 명심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봇치·더·록! 5
하마지 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니 원작 그림 맞습니다.

1. 난 MBTI같이 이거겠지 싶은 정신론이나 감정적인 표현을 퍽 싫어한다(라고 하면 '너 T지?'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내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거다. 거기 나오는 잘나가는 심사위원들, 혹은 코치들의 두루뭉술하고 감정적이고 노래에 "진심"을 담으라는 조언 같은 거, 뭐 어쩌란 말인가 싶고 정말정말 듣기 괴롭다. 괴롭힘 외 그 이상이 아닌 것 같은 분들도 꽤 봤다.

보컬 코치라면 난 반드시 해부학적 지식이 있어야 하고 목소리가 어떤 원리로 나오는지 실질적으로 알고 그것을 위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상적인 심상을 통해 뭔가를 이끌어내는 건 가능은 하지만 간접적이고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난 철저히 이렇게 생각한다. 감정이 전혀 담겨 있지 않더라도 동일한 방식의 울림을 낸다면 동일한 소리가 난다. 이건 기타도 마찬가지고 작곡도 마찬가지다. 음악가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 충동적이고 감정적이고 말하는 게 두루뭉술하고 구름 속을 떠다니는 것 같고.... 난 이런 거 전부 싫어한다. 어떤 예술적 성취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적확한 방법론 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는 진심을 담아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기계적인 트레이닝을 충실히 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균일한 목소리가 나오는 가수다. 특히 유명 가수는 그 노래를 정말 수천 번은 부른다. 실전에서 말이다. 거기에 스스로 얼마나 서사를 부여하겠나. 어쩌다 여러분이 본 화려한 무대는 가수에게는 일이고 스쳐가는 무수한 업무 시간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연히 음악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안 그런다. 단 한 번의 무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한 캐릭터 각각의 심리적인 벽, 인간관계의 벽 등등을 넘어서 그 무대 하나를 서사적인 절정으로 만든다. '단 한 번의 사건'을 설정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아니다. ​

​2. 요즘 이걸로 생활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되게 멘탈이 약한 사람들이 많다. 그것만으로도 좀 위험한데 여성들의 경우 흔한 무언가가 섞이면.. 생존전략으로 동정 안 하는 척하지만 의식하게 된다. 예를들어 아이돌 음악을 듣는 게 너무 싫은데 자꾸만 보게 되는 그런 것. 그들의 외모와 나이가 소비되고 버려지는 사이클을 의식하게 되고 티비에 나와 수십 시간 동안 앞머리 각도를 유지하는 그들의 발버둥을 보게 되면 골아프다.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이를 자신에게 대입해 비교하고 강박적으로 검열하게 되는 것이다. 봇치는 앞으로 그걸 이겨내고 음악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을 온전히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공중에 내놓은 자기 얼굴과 이름, 결과물에 대한 얼토당토 않는 피드백을 감당할 수 있을까.

삶의 대부분의 궤적을 온갖 간섭과 참견 속에서 살아야 하는 여성은 타율적이고 수동적이고 방어적이고 또 매우매우 눈치에 예민한 성격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 이른바 여성적 성격인 것이다. 지금도 한국은 그 강박 속에 사로잡혀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은 죽을 때까지 다이어트와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던가.

봇치는 야망이 높지 않은 게 단점이라 볼 수 있다. 자신의 한계 속에서 그녀는 과연 얼마나 튀어오를 수 있을까. 적어도 그에게 자기 극복의 서사가 더 필요한 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한단 말인가. 여기서부터는 나도 정말 모른다. 작가의 전개에 맡긴다.

내가 뭇 남성들의 무례함과 억울함을 하찮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들은 한 번도 타인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남의 말을 도통 귀담아 들어보려 하지 않는다. 상상해보지도 않는다. 이런 실질적인 문제들을 망상이나 피해의식 따위로 치부해 버린다. 한국에서 록이 성공하지 못하고 아이돌은 성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적어도 일본은 봇치를 성장시킨다. 그걸 찌질함으로 해석한다면 뭐.. 니 똥 굵은 거 맞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딱 인스타용 짤이 많았지만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작품을 높게 산다. 원작은 안 이럴 것 같은데 들어있는 양념이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아가는 펭귄드럼 크리스탈의 공주 -10th Anniversary- - 1/7스케일 ABS&PVC 도색완료 완성품 피규어
フリュ-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주년 기념이라고 극장판을 냈다고 한다. 돌아가는 펭귄드럼 보고 혁명적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호들갑난지가 언제인데 10년이 지났단 말인가..

일단 TVA가 훨씬 좋았다는 말만 하겠다. 역시 그 반쯤 정신나간 삼남매가 사이좋게 지내는 훈훈한 장면이 오래 나오는 편이 좋더라. 근데 처음부터 히마리가 죽는 장면이 등장하니(애니메이션에서도 1화부터 히마리 사망 장면이 등장하는 건 맞는데, 어린 시절의 형제가 그 장면을 형제의 착란 없이 완전히 100% 사실대로 스포일러까지 다 포함해 관조하는 이야기로 흘러가니 기분이 굉장히 이상해짐;) 그 이상하면서 화목했던 집안의 이미지는 완전히 죽어 없어졌다. 결국 이 삼남매가 만들었던 일상이란 환상이 막나가는 돌아가는 펭귄드럼을 바로 세웠던 주축이었다는 소리다. 그러니 TVA를 안 봤으면 그냥 다 미친년놈들로 보인다(...) 반면 TVA는 정리가 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정신이 혼란스러우면 극장판을 보면서 스토리를 정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크리스탈의 여왕이 아닌 모모카 그대로의 인격(애니에서와 달리 도와달라는 호소성 의도가 좀 더 짙었다.)은 이 극장판에서 처음 등장한 게 아닌가 싶다. 스토리를 정리하기 위해 넣은 신(?) 캐릭터인 듯.

뭐 굳이 본다면 말리지 않겠는데 TVA 안 봤으면 꼭 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스토킹에 살인에 온갖 범죄가 등장하는데, 다들 찔리는 데가 있는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처럼 서로서로 저 잘났다고 날뛰지 않고 어느 정도 남에 대해 봐주는 정신이 살아있다. 전편은 1쿨의 축약이고 후편은 2쿨의 축약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모닝 팝스 2023.9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호주 브리즈번에서 3개월 정도 지냈을 때의 일입니다. 하루는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새벽 3시에 응급실에 갔죠. 의사선생님에게 영어로 증상을 설명해야 했는데요. 응급실에 오기 두 달 전에 갑상선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의사 선생님에게 알려야 했습니다. (...) 'thyroid' 단어를 모르면 풀어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영어 회화를 하려면 일단 자기소개부터 정리하라고 하고 싶음. 왜 그런 짓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대학에서는 미국 교수님을 데려와서 영어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기가 죽어서 필사적으로 미국 선생님을 피해다녔지만, 필수과목에 계신 미국 선생님은 다행히 좋은 분이셔서 점수를 잘 주신 건 물론이고 나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생각해보면 그 덕분에 간신히 졸업이라도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누구나 그런 좋은 미국 선생님을 만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짖궂은 분을 만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경우 기죽지 않기 위해선 자기 소개부터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나 자신을 알아야 그 다음부터 나아갈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또한 아무리 옛날 사람들이 일본식으로 영어 교육을 받았고 그걸 개혁해야 한다고 해도 그걸 개선해야 하는 건 선생님들이고,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냥 이것저것 해보고 쉬운 걸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같은 시험이라고 해도 토익과 공무원 영어는 완전히 다르다. 점수를 따야하는 분야의 공부법이 자신에게 맞는다면 그 공부법을 따르는 게 맞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