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친구 1
하즈키 맛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주일간 프렌즈 보면서 기묘한 생각이 든다. 정말 가족만 기억한다는데 만약 남주가 청혼해서 결혼하면 1주일 후 남주를 기억할까? 근데 그러진 않을 것 같다. 가족들과는 이때까지 쌓아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남주가 보살이라 계속 같이 붙어 지내면 언젠가는 남주도 기억하겠지만, 애초에 그렇게 인내심 많은 사람이 흔하진 않지.

아무튼 이 애니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생각했다는데 오히려 '애를 씀풍씀풍 낳으세요'라고 대놓고 홍보하는 것보다 더 생각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은 결혼해서 배우자의 같이 살 때 원가족의 부양에 익숙해진 상태라 일반 사람들보다 상당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물론 원가족의 간섭 자체가 상당한 것도 배제할 수 없겠다. ef가 장애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소녀의 연애 이야기라면, 일주일간 프렌즈는 좀 더 현실적인 스토리를 간접적으로 이야기한다 볼 수 있겠다.

 

나만 이거 고구마물 같나. 애초 고백해서 임펙트한 인상을 줬음 친구라 인식해 까먹지도 않았을 듯한데(뭐 후지미야는 그런 게 재밌다고 했지만.). 근데 여자애가 지 얘기 재미없다 한 거 가지고 조퇴하는 거 보면 키류 말대로 여자애도 기억도 안 나는 트라우마 가지고 끙끙대는 듯함. 어찌보면 또 그런 데서 통하네.

 

그보다 쟤네들 진짜 초등학교 때 친구 새끼들이냐. 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다 지나간 과거라고 건드리고 장난이 좀 지나치네. 다른 지방서 살다 전학 온 남자애도 좀 이상하다. 물론 약속 파토내는 게 어떤 사람에겐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걸로 딱히 지가 초등학교 때에 뭔 일 난 것도 아니면서 후지미야를 추궁하듯이 따지는 건 좀 과하다. 후지미야에게 아직도 호감이 있음 솔직히 그렇다고 하면 되는데, 딱히 그럴 것도 아니면서 사람 상처입을 말만 하는 건 도가 지나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까먹을 수도 있지 학급에서 만났다고 다 친구냐? 어차피 제도권에서 강제로 학교에 처넣은 거 어떤 애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내 마음 아님? 같은 학급 아니 학교에 있는 애새끼들이 전부 친구가 아니라 원수자식들이라면? 후지미야가 친구가 많았다 하지만 정작 후지미야 자신은 그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애들이 따라다닌 거 아닐까. 저땐 전학이 정말 절실한데 부모님이 애 학교에 대해 잘 몰랐던 게 폐단이구만. 일본 애니에서 흔히 그렇긴 하지만, 후지미야 아버지는 등장도 안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동전함 나데시코 Vol.7
사토 타츠오 감독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아무튼 목성도마뱀(?)과 지구의 싸움은 결국 보손점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적을 얻기 위한 싸움이라 밝혀졌다. 고작 그것 때문이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주를 뿅뿅 드나들 수 있는 그 말도 안 되는 능력을 에너지로 바꿀 때 그걸로 전력을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아무튼 유리카와 남주는 그걸 들고 사랑의 도피를 하려고 했으나 의외로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어떤 사람은 극장판 가지고 에반게리온 결말이라 하는데, 에반게리온 TV판 결말은 열린 결말이 아니라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진엔딩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 반면 나데시코 극장판은 '니네가 사랑을 지키자며 소꿉장난하기엔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단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실 이건 나데시코 TV판에서도 액자식 구성으로 설정된 애니 속 애니 게키강가 결말편과 나데시코에서의 '잔혹한 현실'을 비교함으로서 보여주었다. 그런 면에선 전쟁 끝날 거 같음 반드시 실종된 것 같았던 샤아같은 전쟁광이 다시 등장하고 머리 부서져 끝난 것 같았던 건담이 또 만들어져 다시 우주전쟁 일어나는(...) 기동전사 건담 설정을 닮았다 봐도 되지 않을까. 뭐 에반게리온에 지친 인간들에게 하도 비난을 받아서인지 가엾게도 나데시코는 이후 2탄은 커녕 리메이크마저도 나오지 못하게 되지만. 근데 이 감독의 무료우란 애니가 또 2편 내놓겠다 해놓고 영 소식이 없었다는 걸 보면 감독 스타일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것도 1기 26편 완결이었고(...)

 

 

그나저나 역시 어른되서 다시 보니 안 보이던 게 보이는군요. 예를 들어 사망한 목성간부 딸과 사귀는 남자분이라던가 ㅎㅎ. 어째 이미 할 거 다 해본 것 같은(?) 배경으로 나오는데 사귀어주겠다던 하루카 미나토는 어쩔 ㅎㅎ 아니면 다시 전전 남친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동전함 나데시코 1,2
사토 타츠오 감독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옛날에는 유리카가 좋았는데 지금은 이전에 성우를 했다던 메구미가 좋다. 옛날의 나를 보는 것 같은 친숙함이 들기도 하고, 사랑에 빠진 모습이 귀엽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대쉬로 밀고 나가는 유리카보다 좀 더 인간적인 면모가 있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은 결국 내 정체성은 없어요~라는 어필과 같지. 그러면서도 계속 상대방에게는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한다면 누가 그에 따를까. 그냥 솔직히 그의 곁에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하고 그를 찾아다니면 될 것을.

 

그리고 오렌지 안경 불쌍 ㅠ 그렇지 취미랑 연애는 다르지. 그나저나 동거까지 했음 정말 진지하게 살려고 했던 거 같은데 헤어졌구만 나도 남말이 아니지만. 서브컬쳐 같이 공유하던 인간들이 죄다 한남이었기에ㅠ

나도 초등학생 시절 무렵엔 남자아이들이 여자랑 놀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놀자고 울면서 따라다니다가 그만둔 적이 있긴 하다. 그런 걸 보면 난 딱히 그 남자애를 좋아하진 않아도 외로워서 따라다닌 타입인 것 같기도 하고. 예전엔 카드게임을 하다 진 적이 있는데, 놀림을 받다보니 갑자기 굉장히 화가 나서 그냥 뛰쳐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지는 게 싫어서 그랬다고 전남친에게 설명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이 생각나서 외로웠던 느낌이 들었던 듯하다. (말해도 이해하질 못해서 결국 입을 다물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기동전함 나데시코를 볼 때도 화가 났었다. 유리카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남자주인공을 보고는 몹시 짜증이 났다고 할까.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작품을 감상하다보니, 유리카는 자기중심적인 아가씨에 돌직구 타입으로서 남성에겐 좀 부담스러운 타입이라고 할 만하다. 결국 화성에서 같이 지낸 추억 때문에 둘은 관계를 맺지만, 남주의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지 PTSD에 대해서 아이들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잘 순화시켜 놓은 탓에, 남주의 캐릭터성에 혼란이 오게 된 건 아닌가 싶다.

남자답게가 왜 새롭지 않은 대사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는데, 보통 남자는 유사시 군대를 가서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하는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겪은 현 세대로써는 그 말의 의미를 간파했다는 말이다. 1996년이니 23년 전에 나온 애니인데, 여기서 1화 제목이 남자답게 가자!인건 의미가 크다. 아키토는 여기서 요리사 일을 전전하고 있을 뿐더러, 그마저도 PTSD를 앓고 있는 중이라 어디서도 오래 일하지 못한다. 뭐, 굳이 우기자면 결국 주인공은 파일럿이 되었지만. 그리고 엔딩 음악은 나답게다 ㅋㅋㅋ 나답게 요리사 겸 파일럿 되면 뭐가 이상하냐는 아키토의 당참.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남동생은 유리카가 다소 어처구니없는 4차원 캐릭터라고 말했었다. 이처럼 다소 길지만, 여러 명이서 보고 감상을 주고받기에는 꽤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사실 감상을 일방적으로 털어놓기보다는, 사람들과 모여 토론할 만한 소재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참 바보같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만큼 시간 죽이기에 효과적인 게 없는 것 같다. 영화에 비해서 러닝타임도 길지, 게다가 TV판 다 보면 극장판이 있는 작품이 흔하니 다음에 볼 걸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 난 액자식 구성을 설명하는 과제를 쓸 때 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게키강가3를 예로 들게 되는데... 가끔 저거 애니로 나왔으면 싶단 말이죠. (극장판은 있지만.)

작품은 묘한 부분을 개그로 처리하는 습성이 있다. 단순히 90년대 개그라기엔 오히려 잔인성이라던가 비극적인 장면을 희극으로 처리한 게 돋보인다 할까. 이 점에서 호불호가 엇갈리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여성 파일럿이 다수 있던 시절 로봇 중 하나의 색깔이 계속 복숭아를 떠올리게 한단 말이죠...

총집편이 나오지만 지루하지 않다. 주인공이 히키코모리가 된 채 계속 보던 게키강가3의 등장인물들이 나데시코를 관람하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나데시코 총집편이냐고 투덜투덜 불평하면서 ㅋ 그 다음은 함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등장하면서, 각각의 공간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압축해 설명하고 있다. 다른 애니에서도 이렇게 총집편을 재밌게 만든다면 불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ㅋ 이런 거 보면 1분도 안 되는 새로운 장면 넣은 주제에 극장판에서 방영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R 1 (コミック)
Key / 角川書店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올 여름은 엄마의 냄새로 가득했어.

 

 

 

돌봐주는 사람도 역시 피가 섞인 친척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혈육과 부모관계와 부부 간 가족만들기(?)를 그렇게 중시하던 Key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여기선 만들어지는 부모관계에 대해 상당히 중요하게 나온다. 그래서 미스즈 외 여타 다른 여자아이들의 에피소드는 상당히 잘려 나온 편이고, 심지어 남주도 마지막까지 가서는 등장횟수가 상당히 적어지는 편이다. 미스즈는 현실상에선 정신지체가 있어보이는 아이로 보인다. 사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중인 익인이지만, 현실에서 이를 믿어줄리가 없다. 그래서 그녀를 기르는 사촌은 나중에 헤어질 때 이를 속상해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이후 부모가 그녀를 데려오려 할지도 모른단 생각에 그녀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남자주인공은 그녀를 비난하지만 사실 이는 적절한 선택이다. 예를 들어 평생 남존여비를 지키며 살던 할머니가 치매 걸린 할아버지를 키운다고 생각하며 결혼반지를 빼버리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결혼반지를 빼버렸다고 한다. 마침 미스즈의 병이 악화되었다 싶을 즈음, 모종의 직감이 있었던지 친척은 미스즈의 친가에 가서 그녀를 자신의 자식으로 삼겠다고 담판을 짓는다. 그리고 그녀가 기억을 죄다 날려버리던 혹은 어떤 변덕을 부리던 병이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 그녀는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이겨내겠다고 미스즈에게 약속한다. 그리고 확실히 미스즈의 친척은 강했다. (엄마는 강했다 혹은 아줌마는 강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건 내 블로그를 쭉 봐온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엔 치매 걸린 당사자의 가족들에게도 병이 있다고 확정지어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들의 아픔을 상징화해서 보여주는 좋은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한다. 항상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Key 애니메이션이라면 응당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우키 유우나는 용자다] 토고 미모리 - 1/8스케일 ABS&PVC 도색완료 완성품 피규어
キャラアニ(chara-ani)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생각해도 저 하얀 구더기같은 적들은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천사 SD화 같고 최종화 제목은 모 아이돌 애니의 에가오데스 같고 ㅋ 난데없는 백합 설정으로 감동팔이하고... 좋은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순 없을 듯.

OST를 듣다가 생각보다 음악이 굉장히 좋아서 애니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마마마 아류작 느낌이 난다는 느낌을 한눈에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마마에서는 없는 용사부의 훈훈한 일상이 좀 더 강조되어 진짜 아무 일도 없을 때 멍때리며 시청하면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국뽕만 믿음 어떻게 되는지를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휠체어 탄 여자애를 굉장히 매력적으로 표현한 데서도 가산점이 붙는다. 굉장히 마마마의 보라돌이 같은 느낌이 나지만. 근데 12화에 끝내려는 거 너무 빤히 보이잖아 ㅋㅋㅋ 토고의 심경 변화 넘 갑작스럽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애로 표현하긴 했지만 멘탈 강하다는 특성 있던 거 아니었어?

보고 있는데 용사부 부장이 계속 여자력 여자력 거리는 거 무지 기분이 나쁘다. 딱히 용사부 부장을 탓하는 건 아니지만, 여자아이들이 공물로 바쳐지고 있고 그를 위해 대사에게 이용당하는 걸 다 알게 된 상황에서도 끝까지 여자력을 보여주자니... 이용당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싸움으로써 진정한 용사가 되겠단 뜻은 알겠지만, 동시에 페미니즘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지금도 일본은 아직 여성차별의 혼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 여자아이들을 억압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하면 지나친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