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Haibane Renmei: The Complete Series (Anime Classics) (하이바네 연맹)(지역코드1)(한글무자막)(2DVD)
Funimation Prod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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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레인 지은 곳에서 만든 작품 아니랄까봐 일상물마저 괴랄하네요;; 천사들의 일상물 뭐 이런 건줄 알았는데 어딘가 무지 괴팍하고 우울해. 특히 중반이 심하다. 그 무엇보다도 무거운 죽음에 대해서 다루기 때문인데... 아니 초반부터 어린애가 가버려 ㅠㅠ

어느날부터 어떤 생각이 머리속을 끊임없이 맴돌았고 결국, 떨치기 힘들게 되었다.

"지금 난 사회적 약자를 썰어 맛있게 씹어먹고 있는데 대체 어떤 사회적 약자와 연대를 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를 의도치 않게 상처입히고, 그에 대해 평생 괴로워하며 살기도 한다. 사실 의도치 않게 상처입혔단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그에 맞는 조치(주인공의 경우 무덤 만들어주기였다)를 해두지 않음 마음의 병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없다. 조치는 즉 행동을 뜻한다. 용기있는 주인공은 하이바네의 룰을 어기는 위험을 무릅쓰며 그 일을 해냈다. (주인공은 레키에게도 비슷한 일을 해냈고 자살을 막는다는 점에서 그 장면이 사실 가장 감동적이지만 그 장면이 무엇인지 찾는 것은 일단 시청자들의 즐거움에 맡기겠다.) 그리고 자신을 도와주려다 상처입은 그이를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우울한 사람들이 보기 적합한 듯하다.

아리아와 비슷하게 느릿하면서도 지루한 구도를 가지고 있지만, 아리아처럼 여자만 배를 운전한다던가 하는 직업 구별이 없다. 하이바네는 남녀 구분 없이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다. 그 점이 깔끔한 결말과 함께 이 작품을 아리아보다 더 마음에 들게 한 계기가 되었다. 역시 음에 가까운 삶일수록 훨씬 깊고 인상에 남겨지는 힘이 세다고 할까.

P.S 오랜만에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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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눈 랑데부 4 - 완결
카와치 하루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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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지간한 절망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남주는 꽃가게를 운영 중인 한 여성을 짝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살림이 팍팍하여 고백할 용기는 못 내고 화초만 사는 중이라 가구도 별로 없는 원룸에 난데없는 화분만 즐비한 상황. 그러다 꽃가게 직원이 국제결혼을 하게 되어(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꽤 신기한 편, 일본은 그래도 다문화정책이 상당히 발달한 국가이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남성 시청자들이 주로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대놓고 얘기가 나오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특히 일본 여성과 외국인 남성 결혼의 경우 더욱 그렇다. 기타 일본이 외국인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을 참조.) 가게에서 새 직원을 구하자 그는 기회다 싶어 그쪽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고백할 용기를 못 내는 상황에서 직원의 은퇴 축하 파티 준비를 위해 우연히 사장님의 집에 들르게 된다. 그 집안에서 팬티바람으로 있는 남성을 발견하고 도망치듯이 나온 남주. 이후 은퇴 축하 파티에서 담배를 피러 나오다 남주는 다시 수수께끼의 남자를 보게 된다. 그는 자신이 여주의 전남편이자 유령이라고 고백하고, 하즈키의 몸에 한번만 빙의해보고 싶다고 청하는데...

잔잔한 애니메이션일 줄 알았는데 1화부터 네토라레의 충격이 짙다 ㅋ 그리고 토라도라에서 장난스런 그런 분위기(눈매가 무섭다고 소문났으나 전반적 그림체로 보면 귀여워 보이는 남주)가 아니라 정말 남주가 위험해보인다; 술담배도 꽤 하고 범죄자 A라고 해도 믿을만한 인상. 반면 유령씨는 정말 곱상해서 대비가 된다고 해야 하나. 아직 아내에게 미련이 있는 듯하지만, '결혼식 때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멩세했으니 죽었음 인연은 끝이다'라는 의견이 의외로 강고한 편이라고 할까. (그런데 다 허세였다 죽으면 이혼하라더니 막상 둘이 잘 되가니 왜 어린애처럼 질투하고 앉았어 ㅋㅋㅋ 그렇게 썩 성격 좋은 남편은 아니었던 듯.) 사람들이 말한대로 항시 진지해 재미없는 작품까진 아니지만, 여러모로 성인이 봐야 통할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러고보면 이 애니메이션 꽤 기묘한 면이 많다.

1. 여자가 연상에 과부인 건 둘째치고 머리칼을 굉장히 짧게 자른 데다 화원 사장이라 흙투성이라는, 제법 참신한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2. 여주 자신은 맨날 연하남 주인공을 짝사랑한다는데, 사실 그건 주인공에 빙의된 남편이고 정작 주인공은 남편의 의식 속에서 계속 여자를 생각하며 방황한다는 것도 특이하다. 처음에 하즈키를 만났을 땐 점장이 젊은 남성 특유의 외모만 봤는데 나중에 남편 빙의될 때부터 성격 따진 걸 보면 남주 혼자만의 짝사랑 이야기라고 봐도 될 듯.

3. 가게 2층에 집이 있는 걸 보면 어쩐지 집을 아예 산 듯한데, 이건 그래도 여주가 재산을 꽤 가지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반면 남주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알바를 전전하던, 그야말로 가진 건 몸밖에 없는 22세다. 물론 몸이 젊다는 데선 메리트가 있지만, 작중에선 여주보단 여주의 남편이 그걸 훨씬 더 의식하는 걸로 나온다(물론 앞에선 외모 본다고 설명했으나 외모와 몸은 다르다). 남편 건강이 생전에 안 좋아서 그런다는 설정이지만.

4. 일본의 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죽기 직전인데도 롯카에게 '나 죽으면 이혼해'라고 하는 걸 보면 재혼하기 상당히 빡센게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은 상대방이 사망하면 바로 사별로 처리되는 걸로 알고 있다. 심지어 이혼 중 일방이 사망해도 다른 상대방이 망인 상속인을 상대로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 일본에서 국내 여성은 이혼 후 100일 내 재혼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법 규정이 채택되어 크게 파란이 일었다. 애니메이션이 나온 날은 2017년이지만, 아무래도 법 규정이 채택되기 전에 이슈화가 되기 때문에 아예 이 법과 작품이 관련없다고 보기엔 어렵다. 남편이 여성보다 적극적인 게 맘에 걸리나, '전 아내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다'는 메시지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면이 있다.

5. 남편은 병약미가 있고, 롯카는 단발머리일 때도 건강미가 넘치는 편. 산골마을 출신이라 나무도 잘 탄다는 설정도 있다. 남편 병수발하느라 여행도 못한다는 얘기가 있는 걸 보면, 여기도 한국처럼 부양가족에 대한 복지정책이 부족한 건지... 한국도 치매 가족구성원 부양가족에 대한 복지정책이 미숙해서 체감도는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아마 남편이 젊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부양가족의 괴로움을 덜어주는 건 원래 하즈키의 역할이 아니라 일본 국가의 역할이었을 것이다. 여기선 하즈키가 워낙 성격이 덤덤해서 부부 모두의 멘탈을 커버해주려 하지만.

난 나름 페미니즘 애니메이션이라 보는데 전에 에코페미니즘 동화책 다른 사람에게 추천했다가 가루가 되게 까여서 그냥 내 생각이라 말하겠다. 볼지 말지는 판단에 맡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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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 사무라이 디렉터스 컷 (2disc) - 무삭제 감독판 - 34P 설정자료집증정
키자키 후미노리 감독, 사무엘 L. 잭슨 외 목소리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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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내세워서 일본어하는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영어로 전부 말한다. 그래서 배경에 깔린 힙합스런 인스트루멘탈하고 대사가 자유롭게 조화가 된다. 힙합이라고 하지만 일본 특유의 조용한 재즈음악같은 힙합이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거부감이 없는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한다. 단 초반부터 인간 머리가 썽둥 썰리니 고어가 싫다면 주의를 요한다(...)

중요 내용은 이렇다. 세상엔 1번 머리띠와 2번 머리띠가 존재한다. 1번은 말 그대로 세계 최강이고 2번(야! 2등도 잘한거야!)은 모든 사람들의 선망과 동시에 자리싸움에 휘말려드는 복잡한 입장이다. 어느날 2번 머리띠를 지닌 자가 1번을 처리한다. 1번 머리띠를 가지고 있던 자의 아들인 아프로는 목숨을 위협받으며 성장했고, 어느 광대같은 인간과 함께 아버지의 목숨을 빼앗은 자를 찾아나선다. 복수를 위해서지만, 그는 자신을 처분하려는 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친절한 강강약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여자들 같은 약자들에게 호감을 사는 성격이다.

아버지와 2번 머리띠였던 사람은 자기가 원해서 그게 되고 싶었다고 하지만, 주인공 아프로는 다소 운명의 노예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애정은 풍부해서, 남들이 2번 머리띠를 뺏어도 어떻게든 찾아온다. 무한경쟁 속에서 무기를 집어든 사람들은 세상의 주목을 끌고 싶어 그들 나름대로 끊임없이 2번 머리띠를 탐한다. 식당을 차리는 등 자리를 잡은 이들은 무기를 잡은 이들의 횡포를 벗어날 수가 없다. 아프로 사무라이의 어두운 분위기는 등수를 구별하는 세상에 기인한다. 차별이 있는 세상은 국가 간 전쟁이 없다 해도 결코 평화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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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5 -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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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닥치고 아폴론 하나만으로도 2기를 높이 평가해야 할 거 같다. 그림체가 변태 그 자체인건 물론이고 목소리도 극히 재수 없다... 르네상스에서 신의 위엄이고 뭐고 다 실추되었단 걸 보여주는 표본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솔직히 아폴론 싫었던 관계로 이건 맘에 너무 든다ㅋㅋㅋ 성우는 오오사카 료타로 무려 빨강머리 백설공주의 왕자님 젠이다(...) 이번 연기로 역할이 꽤 다채로운 성우라 평가받았을 거라 기대한다.

워게임 기대 많이 했는데 1화만으로 간추린 게 아쉽다. 그러나 아폴론의 수하 팰 때 나오는 우스꽝스러운 표정, 그리고 헤스티아가 조건을 제시할 때 말 그대로 붉으락푸르락해지는 아폴론의 얼굴 색채는 꽤 맘에 든다. 쓸데없는 스토리도 최대한 줄여 '열심히 하면 이루어진다'는 작품의 메시지를 잘 살리려 노력한 듯하다.

 

술은 즐기라고 있는 거지 취해서 뇌세포를 파괴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저 교훈성 kia 전투씬 보려다 확 깨네. 영화 레퀴엠 보는 줄 아 그건 약물근절 켐페인 영상이었나? 릴리스케 욕하는 인간들 있던데 그럼 다들 유혹적인 상황에 빠지고서도 조절들 하시는 거죠^^?

 

주인공에게 얼굴 떡이 되도록 맞긴 했지만 사실 히아킨토스 성격도 얼굴도 내 취향임.

'니 이상형과 결혼하면 넌 인생 파탄난다'는 얘기 자주 들어봤다. 하긴 슬레이어즈의 제로스도 뭐... 아무튼 얘 또 등장했음 좋겠는데 무리일려나 ㅠㅠ

 

하루히메 편은 매우 별로였다. 애니 보단 이건 원작 자체 탓이라 보는데, 솔직히 하루히메 배경도 너무 억지스럽고.. 하루히메가 창부 생활을 하면서 의지가 꺾여버린 건 알겠으나 창부 운운하는 게 너무 변명같아 보인다.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전혀 부합하지도 않고. 뭔가 영웅, 신화라는 키워드에 맞춘 동화같은 느낌의 진행에서 갑자기 어른의 사정이 등장해서 갈피를 못잡다가 무리하게 동화처럼 억지로 구겨서 넘어간 느낌. 르네상스 신들이 좀 놀았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근본도 없이 엉망진창으로 지내는 느낌은 아니건만. 제우스도 여자를 납치한 건 사실이지만 나름 몰래 변장해서 저질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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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아바도 심포니 에디션 (브루크너 교향곡 1번 루체른 페스티벌 실황 최초 수록) [41CD 한정반]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외 작곡, 아바도 (Claudio Abba / DG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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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 그래도 상당히 루즈한 분위기이다. 테일즈 시리즈 특성상 액션보다는 대화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녀를 구한다는 중심적인 줄거리도 이미 해결을 본 상태라서 스토리의 중심이 없다. 그 와중에 무리 중 배신자가 여럿이다 ㄷㄷㄷ 하프엘프 관련 떡밥이 풀린 건 좋지만 너무 배신자가 많다보니 배신을 당해도 충격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건 기분 탓인가. 하기사 애니가 무슨 죄일까. 원작 스토리가 죄지. 그냥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의 끝을 보기 위해 만들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고보면 유포가 직원들 착취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서 그렇지(...) 의외로 착실한 듯하다. 세금을 안 냈다는 의혹을 받아 조사하는 도중에도 페이트 중 가장 인기 없는 헤븐즈필 시리즈 끝을 보겠다고 3탄까지 내놓는 걸 보면 근성이 있다고 할까.

배신 이야기를 해서 그런데, 진심으로 처음부터 사기를 치려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다고 한다. 예를 들어 돈을 아는 사람에게 빌려서 정말 진심으로 갚으려 했지만 안 될 경우도 많다. 그러나 법은 진심으로 갚으려 했는지보다 갚을 능력이 있었는지를 본다. 의사를 입증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문제가 뭐냐면 무조건 배신당했다고 느끼고 화가 난 사람들이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사기죄로 고소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왜 처음에 신뢰를 했는지 의아할 만큼. 그런데 이렇게 무조건 상대방을 불신하여 고소하면 반대로 무고죄가 나한테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 명심하시길.

두 나라의 갈등이 해결되도 그 두 나라 안에서 공통으로 인종(?) 차별이 있었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그 차별이 심포니아 내 최종보스의 근원적 배경이 되었다는 결말도 퍼즐처럼 맞아떨어져 참신한 편이다. 복잡한 현실세계의 일면을 잡아내려 많이 노력한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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