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세트 - 전3권
노암 촘스키 지음, 이종인 외 옮김 / 시대의창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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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놈의 미쿡소고기 때문에 말려든 문제였지만 무튼 나도 한 때 운동권(?)에서 활동했던 자로서 이 책을 읽고 시사한 점이 많았다. 특히 "20대의 혈기때문에 시위를 하면 내일 당장 일이 해결될 줄 아는 운동권자들" 어쩌고 할 때는 순간 움찔했다. (사실 요즘 운동권에 끼어들지 않는 이유의 일부가 거기 있었다는...)
 아나키즘이 어떤 모임인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먼저 보게 되었으나 촘스키의 진심이 담긴 연설들을 읽으며 전부 기득권자들의 페이크 수법임을 알게 되었다.
 특별한 사상을 강요하지도 않고,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해 잘난 체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고개를 숙이지도 않는 그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나 할까.
 용기를 내서 이 책을 보기를 잘한 것 같다. 물론 미국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조차 불가하리라 생각하지만, 비교적 미국 사회에 대해 예리하게 잘 설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촘스키가 답하는 장면은, 몇몇 현명한 질문들도 많았으나 대부분 우문현답이었다. (사실 90년대 미국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미국의 사태에 대해서 몰랐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911테러에 대해서 예고했다느니 어쩌고 하는 소리는 명백히 헛소리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우리 모두가 생존하기 위해선 희망, 행동, 민중투쟁이 필요하다는 것. 한 번 읽어보라.
 그 안에서 수많은 교훈들을 얻게 될 것이다. 심지어 연설자조차도 특정한 길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그는 시민의 입장에서 사실만을 이야기하는 미국의 양심이자 "세계의 양심"이기 때문에.
 PS. 한 가지 단점. 아무리 그의 말들이 옳다고는 하나 한국에 대한 말은 대부분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다.
 그냥 한 귀로 흘려듣고 잊어버려라. 그는 미국인이지 한국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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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렌 하우스호퍼 지음, 박광자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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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표지는 2009년에 새로 번역한 복사본이며, 본인은 도서관에서 맨 처음에 번역된 얇은 책으로 읽었다.
 '나'로 나오는 어느 여자가 원인모를 벽에 갇혀지내면서 2년 반동안의 생활을 기록한다는, 다소 판타지적인 내용. 심적 묘사가 굉장히 리얼하게 나오며 굉장히 끔찍한 상황마저도 아름답게 표현해내고 있다.
 요즘엔 책으로는 커녕 작문에 써도 비웃음을 당하는 감정이입 수법이 많이 도입되어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책이 더욱더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단,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여러 번 등장한 것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 모든 꿈과 환상을 이제 막 잃어버리고 허탈한 주인공의 심정을 표현해내기엔 적합하지만 말이다.
 실상 이 작가가 표현해내려고 한 것은 죽음의 세계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자살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붙들고 있는 주인공의 노력을 찬찬히 보다보면 생에 대한 인간의 집착에 대해선 어느정도 감격하고 만다.
 사실 이 책을 과하게 칭찬하는 감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조난상황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나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보다 더 숭고하고 치열한 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사실 개인적으로 현실에 근거한 책보단 어느정도 판타지 구석이 있는 책이 나로서는 더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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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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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책제목과 겉껍데기를 보면 무슨 동화책으로 착각할 만도 하다. 나중에 살펴본결과 출판사에서 정말 책 하나는 내용에 맞게 잘 뽑아줬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지만. 설마하니 소설을 패러디해서 또다른 소설을 패러디하는 발상을 낼 줄은.
 프롤로그부터 시니컬하면서도 함부로 사람을 웃을 수 없게 만들 수 있는 비장한(?) 감각이 발현되며,
 그 최면때문인지는 몰라도 읽는 사람들의 눈을 떼어내지 못하게 만든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 남자친구에 의해서도 그 사실은 증명되었다.)
 딱히 소설을 패러디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었던 일상의 가난들이 총출동되는 순간이랄까.
 말 그대로 그 시절을 겪어본, 혹은 그 시절을 들어온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쁜소설과 국기계양대가 가장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그저 가볍게 ㅋㅋㅋ하고 웃어넘길수도 있는, 그러면서도 진지한 의미를 돌이켜보는 소설들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분의 소설들과 에세이를 한 번 쭉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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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에로의 초대
이무석 지음 / 이유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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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그닥 충격적인 이야기들은 아니었으나, 내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을 상당부분 자극하는 내용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근본적으로 동물이기 때문에 성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의견이나, 현재까지도 성적인 이야기를 학계로 끌어들여 공식적인 의견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운가보다. 솔직히 그보다는 카우치에 누운 상태로 이야기하는 상황, 그리고 분석가와 환자간의 색다른 관계, 전이와 역전이가 훨씬 더 눈에 띄었는데. 어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야한 이야기, 혹은 불쾌한 이야기로 단축시키는가. 혹시 자신이 말하기 싫은 개인적인 일을 떠올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 말하고 싶다. 본인은 이 내용 중에서 절반정도는 배웠기 때문에 복습하는 식으로 읽으며 넘어갔다.  그러나 특히 역전이와 관련된 상담의 예가 매우 흥미로웠다. 내 생각이 맞는 것인가, 결국 인간이란 자신의 눈과 자신의 기억으로밖에 타인을 볼 수 없는가.
 진정한 의미의 공감이란 마음으로부터가 아니라 결국은 경험에 의한 공감이 아닌가.
 물론 책에서 말한 것처럼 단정적인 시선으로 보지 말아야 하지만, 본인은 성공담도 실패담도 아닌 그 짧은 내용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실 유태인 이야기만 아니었더라면 더 깊은 인상을 받을 뻔했다ㄱ-
 단지 단점이라면 프로이트의 마지막 이론이라 불리는 죽음의 본능이론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짧게 나온 것 뿐? 성과 마찬가지로 죽음도 아직까지는 금기사항으로 치부되는가보다.
 정신분석이 생물학적으로 연구되고 있고 나름대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2002년에 쓰여진 만큼 연구가 더 진전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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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 - 법구경 미니북
법정 엮음 / 이레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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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타니파타를 처음 읽을 때의 그 느낌보다는 살짝 반감되었지만 아무튼 여전히 함축적이면서도 교훈적인 말들인 것은 확실하다. 성경으로 따진다면 잠언같은..? 시적인 은유로 쓰여진 문구들 하나하나가 매우 인상깊었다. 특히 이 구절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
남이 했건 말았건 상관하지 말라
다만 내 자신이 저지른 허물과 게으름만을 보라
- 법구경의 '꽃' 구절 중에서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배웠던 모든 것들이 이 책에서 매우 적합한 말들로 그대로 적혀있는 것이었다...; (살아본 날은 이제 겨우 20년정도 되었다만. 후훗.)
 이래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불교로 돌아서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여전히 내세의 카르마이론은 반감이 들지만 뭐 무소유를 강조하는 종교인데다 인도에서 기반을 둔 종교이다보니 그런가보다 싶기도 하다.
 불교신자에게서 더 자세히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 흐음.
 나같이 불교에 대해선 깜깜한 사람까지도 이해하기 쉽도록 글을 써주신 법정스님께 다시금 마음으로 깊이 감사드린다. 역시 문장력 좋으신 분은 번역실력도 남다르시다는 사실을 깊이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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