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레드] 인디고 기본 스프링 노트 인디고 기본 스프링 노트
인디고(주) 편집부 지음 / 인디고(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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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페이스 댄디가 레드라인을 표절한 건지 의심갈 정도로 놀랍게 비슷한 내용이다. 물론 스페이스 댄디가 내용은 더 풍부하지만, 스페이스 댄디에서도 주인공이 외계인과 같이 경주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스페이스 댄디 같은 경우에는 비행선으로 레이스를 했고 여기서는 경주용 차량으로 레이스를 펼치지만, 공중에 뜨지 않는다 뿐이지 수면을 달리는 건 기본이고 땅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많아서.. 튜닝을 너무 많이 했다고 이 자식들아. 아무튼 기껏 애니메이션 계열에서 보기 드문 레이스를 다루고 있으나, 미사일을 쏠 수 있게 한다거나 너무 많은 기능?을 추가해버린 탓에 더이상 레이스물이 아니게 되어버린 비운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남주와 여주는 나름대로 자신만의 복고풍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물을 달릴 수 있는 차량으로 개조된 시점에서 에어카 대신 사륜차로 경주하겠다고 굳이 고집할 의미가 있는 것인가..?

굳이 남주의 머리칼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사랑에 빠진 순수한 청년' 컨셉으로 물들여버린 것도 흠좀무.. 아무리 섹시한 목소리로 스와베 준이치를 따라잡을 만한 성우가 없다고 해도 그렇지. 최소한 죠스케를 연기한 오노 유우키 정도의 박력마저도 없는 것인가;; 찾아보니 하울 성우이다(...) 하울 캐릭터 싫어하는 본능적인 무언가라도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것인가. 비밀에 싸인 청년 컨셉을 잡을 예정이었던 듯한데, 장르가 워낙 하드하다보니 캐릭터가 겉돌고 무엇보다 성우가 남주의 성격을 캐치하는 데 실패한 듯하다. 어쨌든 예산이던 인건비던 간에 더이상 이런 작품이 나오긴 힘들테니, 한 번 기대를 버리고 킬링타임용으로 감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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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헨델 & 만차로 : 알레산드로 세베로 & 돈 크레푸스콜로 [3 for 2]
만차로 (Nicolas Mantzaros) 외 작곡, 페트로우 (George Petrou) / MDG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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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거기에서 이 내용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는데, 설정이 세부적으로 바뀐 게 많다. 오프닝 장면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듯한 여성들과 남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행성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실프라고 택배업같은 일을 하는 직종이 있다는 걸 아리아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은 다 기억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실프를 꿈꿨다 하는 젊은 여성이 꿈을 이루어 열심히 업무를 배우는 장면이 등장한다. 작품이 처음 나온 때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러간 만큼, 아리아도 시대의 변화에 맞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전에 아리아 세계관 내에서 직종에 관한 여성차별이 만발함을 서평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프라인의 서브컬처 모임에서도 그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는데, 많은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비록 이번이 완결같긴 하나, 아리아는 변화를 꾀함으로써 나같이 페미이자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달래주는 큰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어떤 아이돌 애니메이션은 여성들 세계에서는 별로 크게 회자되지도 않는 가슴 크기에 대한 열등감을 피력한 적이 있다. 원작이 큰 인기를 끌었던지라 애니메이션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당연히 이 작품이 캐릭터로 여성차별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내 의견도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서서히 시들었고, 지금은 아재들이 즐기는 지난 세월의 작품으로나마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비판은 생산성이 있어야 한다. 요즘 NTR이냐 순애보냐 그런 싸움이 만발하고 있던데, 순애보 장르에서도 성차별적인 시각이 등장하는 한편 NTR에서도 사랑이 시간에 따라 흘러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작품을 만드는 회사와 대중문화를 위한 건전한 비판이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서브컬처 시장을 성숙시킨다.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브컬처를 좋아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1세대 오타쿠들이 성장하면서 철이 들게 되어 그나마 내가 하는 말이 통하게 되었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떤 애니메이션 작품을 검색하면 일부 생산적이지 못한 비판들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마 유투브 크리에이터들이 하는 말이라던가, 미디어 외 다른 책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쓰는 글이라던가, 혹은 머릿속에 인간에 대한 편견과 증오 외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의 자극적인 농지거리를 계속 듣다보면 누구라도 세뇌되긴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세뇌를 받지 않기 위해 미디어 외 종이로 출판된 책이라던가 다양한 문화를 접하려는 노력이 일반 대중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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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톡톡 쌓이다! 사이다 1 - 바다탐험×인어공주 국립과천과학관 어린이 과학 시리즈
국립과천과학관 정원영 지음, 김정진 그림 / 상상아카데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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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도그 1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플라잉도그가 애니메이션 회사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레코드 레이블 회사라고 한다. 꽤 독특한 기념물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런가 그림도 인상적이지만 나는 음악이 가장 좋았다. 툭툭 솟아오른다는 느낌 그대로 시티팝 분위기를 살렸다고 해야 할까. 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에서 과하게 통통 튀는 느낌을 조금 억제시켜서 적당하게 되었다.

리뷰에서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글이 많은데 난 공감이 된다(...) 사연이 있어 앞니 전부를 실력있는 치과 의사에게 보여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게 했지만, 나도 지금까지 앞니에 대한 콤플렉스가 엄청나다. 내 이에 대한 사연을 모르는 사람은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틀니를 오물거리는 것 같다는;; 평까지 할 정도이다. 입술로 앞니를 계속 말아넣는 것이다. 자꾸 그러다보면 이젠 마스크가 좋아지게 된다(솔직히 코로나19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자꾸 앞니를 안으로 밀어넣으려 시도하게 되면 팔자주름이 생기게 되므로 이상한 습관은 될 수 있는대로 들이지 말자 ㅠㅠ 근데 튀어난 앞니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인지 지금 팔자주름이 생겼어도 전에 한 습관에 대한 후회는 들지 않는다() 여주 때문에 영화가 지루하다는 말도 나왔는데 어릴 때 이빨 때문에 놀림받았던 적이 있어서 자신과 같은 사람은 두 번 다시 보기 싫은 인간이라면 모를까, 뻐드렁니로 태어날 운명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모두 흥미롭게 봤을 듯.

나는 라쿠고라던가 하이쿠라던가 시같은 걸 좋아해서 봤지만, 솔직히 대중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장르는 아니었다. 내가 인터넷방송 찾아서 보는 편이 아닌데도(주둥이방송라거나 오킹TV랑 뽀구미만 생각나면 가끔 본다. 내 블로그 자주 보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내가 게임에 경기를 일으키는 타입이라 그나마도 얘네들이 게임 시작하면 안 본다..) 그렇다. 최근 애니메이션이 MZ세대들에게 시들해지는 현상을 인식해서인지 자꾸 인터넷방송이라던가 MZ가 흥미로워할만한 주제를 섞으려 하는 경향이 있던데,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게 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직원들이 아재라는 사실만 더 드러내는 것 같다(...) 나는 그래도 재밌게 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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넨도로이드돌 의상 세트 하이카라짱
グッドスマイルカンパニ-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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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신세대 여자인 것처럼 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결국 왜 굳이 남자를 골라잡아야 하느냔 말이다 ㅋㅋ 남자가 데려갈 여자를 선택하는 시대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나 주인공의 친구는 결국 자신의 친족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고 심지어 그를 잊지 못해 다른 남자들과 두루 만나기까지 한다. 옛날 여성(이 아니라 사실 연애지만) 자유시대라고 불렸던 때의 한계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라 볼 수 있겠다. 게다가 남주가 일본인과 독일인의 혼혈이면서 일본에서의 생활에 익숙하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도(나같으면 독일 친족의 집으로 도망감;) 너무 일본인의 로망을 드러낸 게 아닌지 ㅋㅋ

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들이대며 받아들이라 요구하는 건 맘에 안 들지만, 활발한 성격의 주인공 베니오가 신부 수업을 받는 맨 처음 에피소드는 맘에 든다. 남주와 서로 첫눈에 반했으면서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데, 아마도 상황을 강요받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나도 젊었을 때엔 우연찮게 만나서 서로 사랑해 결혼하는 게 최고가 아닌가 싶었지만, 지금은 중매로 인해 만나는 것도 귀중한 인연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바꾸었다. 아무튼 원작이 옛날 순정만화라 그런지 그 다음부터는 너무 드라마적인 연출에 러일 전쟁에 대한 환상까지 합쳐 좀 항마력 딸리게 흘러가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물로는 평범하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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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드뷔시 : 현악4중주 Op. 10 (조나단 모튼 편곡) / 타케미츠 : 노스탤지어
드뷔시 (Claude Debussy) 외 작곡, 모튼 (Jonathan Morton) 지휘 / Linn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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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이제 영화 리뷰 안 하려고 했는데 너무 감동적이어서 쓰게 되었다.

1. 빡대가리들은 이 영화 싫어한다는 리뷰가 있던데 딱히 대중이 빡대가리라서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지루함이 무슨 인류 최대의 적이라도 되나 사람들은 왜 그걸 참지 못하고 마지막의 중요한 부분을 보지 못한 채 지나치는 걸까?

2. 아무튼 주변 사람들 다 졸고 있을 때 난 너무 재미있게 봤고 내 인생 두번째(첫번째는 물랑루즈) 영화로 꼽을 수 있으며 이 분의 다른 작품도 또 보고 싶다. 언뜻 희생이란 작품과 연결이 되는 것 같은 대사도 나오고. 무엇보다 거울이 좀 더 감독의 성장배경에 대해 다룬다던데 그것도 보고 싶다.

3. 대체 어떻게 뭘 먹고 자라면 저런 대사들을 쓸 수 있을까? 그렇게 심오한 정도까진 아닌데, 툭툭 던져지는 대사들이 내가 종교에 관해 내가 생각한 것과 많이 비슷하다. 예를 들면 왜 여자들만 교회에서 그렇게도 많이들 기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여주인공이 질문할 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ㅋㅋ 그런데 그 분도 걍 다른 남자와 사귀는 걸 선택하더라.. 그냥 사람 다 결국 혼자라는 걸 의식하고 살면 편한데.

4. 자신을 정상인이라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자주 등장한다. 내 생각엔 남주도 여주를 인정하지 못하고 '미친 년'이라 부르다가 마지막에 자신이 두둔했던 노인을 그녀가 미친 놈이 아니었다고 하니 드디어 용서한 것 같다 ㅋ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여성차별적인 듯하면서도 한편으론 굉장히 페미니스트적인 영화라고 해야 하나? 모두들 어느 정도 비정상이라는 걸 인정해야 서로 편하다는 걸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5. 한국 사람들은 노동자들의 분신투쟁과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 같다. 남주가 촛불 꺼뜨리지 않으려고 무진 애쓰는 장면에서 나도 촛불시위 참가할 때 촛불 꺼뜨리지 않으려고 애썼던 거 생각나더라(...) 그런데 옆에 사람이 있으면 자기 촛불로 얼른 남주 촛불을 켜줄 수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선 남주가 자업자득임. 노인이 처음에 같이 촛불시위하자고 할 때 그냥 순순히 하지 왜 자꾸 튕겨 ㅠㅠ 여주 다루는 것도 죤나 너무하고 얘 나쁜 놈은 맞는 거 같음 ㅋㅋ

6. 아 초반에 흑백영환 줄 알고 끄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고 연옥? 아님 남주 정신? 세계를 그린 부분만 흑백이고 현실 부분은 컬러이니 안심하고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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