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1 - 정현민 대본집
정현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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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최신 견해가 다 들어있는 드라마라고 한다. 당시 일본의 여성해방 정도에 대한 설명과 조병갑보다 위에 있는 높으신 분들의 횡포가 새롭게 조명되어 참신했다. 다만 전봉준은 동학 신자가 아니란 소리도 있던데 그것까지는 아직 불확실했는지 설정에 담아놓지 않았던 듯하다. 다만 백성들에게 가장 횡포를 부렸던 걸로 유명한 거시기를 죽이지 않고 놓아주는 등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걸로 표현한다. 어쩌면 감독판에서 더 상세한 설명을 했을지 모르나 보지 않았다.

단점은 두 개 뽑을 수 있다. 하나는 무슨 장르를 찍던간에 금방 로맨스로 귀결되는 한국 드라마 특징이 5화만에 까발려졌단 점이다. 이현은 둘째치고(이현이 빡돌아서 저질러버린 제노사이드 이후론 졸지에 무대장치 되버렸단 느낌이 크다. 남녀 평등이 어쩌고 하더니 ㅋㅋ) 주인공 커플은 쓸데가 없단 느낌이 강하다. 물론 두 사람 다 중요한 역할은 하지만 굳이 커플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마지막은 거시기를 맡은 배우인데, 이 분이 야나두 홍보했던 사람이라 볼 때마다 그 광고가 동시에 음성지원되어 겹쳐진다(...) 아니 광고를 하던가 드라마를 찍던가 하나만 해 ㅠㅠ 다행히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거시기 안 나올 땐 집중이 잘 된다.

 

우리나라 사극의 특징.

"전하께서는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이럴 때부터 개우려되는 일 시작됨.

아무튼 고어물로써는 굉장히 참신했다. 레알 기대도 안 했던 수확물이 여기서 나오네(...) 이현 정말 무서웠음. 일본 애니메이션 이후로 사람을 이렇게 몰아가는 작품 처음이었다. 아무튼 저 장면 이후 약한 고어가 나오니 주의. 제노사이드는 사이코패스 2기 이후 간만이네요 이게 안 짤리고 풀로 나왔다고;?

나중에 조선이 망하고 친일파가 대규모로 생기고 나서야 알게 되지만 이현을 꼬시는 일본인의 번지르르한 말도 다 그짓부렁이었음. 물론 귀족의 힘은 막강했지만 일본인으로 태어나지 못했다는 열등감은 친일파들을 괴롭혔음. 다시 말해 한계가 명확했다는 말임. 그래서 러일전쟁 때는 일본 군인들마저 전쟁 싫다고 대놓고 도망다녔는데(골든 카무이 참조.) 친일파들은 일본 사람들보다도 더 일본 국가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골몰할 수밖에 없었음. 나중에 해방이 되어서야 간신히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앉히고 저마다 재산을 챙기긴 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로 한정하면 친일파의 삶은 결코 편안하진 않았음.

P.S 녹두꽃에서의 명장면은 역시 범궐이 아닐까 싶다. 예산의 한계가 보이지만(...) 그러고보니 전남친이 한 얘기 중 '궁궐 담을 좀 더 높였으면 민비를 지킬 수 있지 않았겠느냐' 이런 개소리도 있었는데, 지금 녹두꽃에서 범궐 상황을 보니 그냥 뭘 당했어도 이상하지 않았겠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간단히 쓰여져 있지만, 저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예전에 역사 공부하신 선생님과 이 이야기를 한적이 있는데, 고층빌딩도 자동차도로도 없던 시절에 목빼고 보명 빤히 보이는 운현궁에 낯선 외국 장정들이 칼들고 하루종일 왁자지껄 모여드는데 궁궐에서 알 수 없었다는 게 상상이 되지가 않는다. 그 때 고종도 일본군들에게 뭔가 당하고 있었다면 납득이 가지. 그리고 그 때 일본인들만 들어온게 아니고 이현처럼 한국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암살에 개입이 되어있었는데 이후에 반응이 너무 안 좋으니 다들 쉬쉬하고 비밀로 덮어버렸다. 일본에서는 그 사람들이 주동했다고 팩트폭력 해대고 그러다보니 학계에서도 정면으로 다루기 껄끄러운 문제가 되어버린 것 뿐이지 ㄷ.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말하지만 저 드라마에선 이현이란 인물 정말 잘 가져온 거 같다; 처음엔 왜 주인공이 동학의 원인이 된 인간 아들네미냐 했는데 전적으로 얘 만들어서 예시를 보이려고 한 게 아닌가 싶음. 가족 서사 들이대면 껄끄러워할 한국인도 거의 없고.

어떤 인간은 또 갑신정변이 실패하지 않았으면 저런 일 안 겪었을 거라 하던데 김옥균이 일본빠인 걸 알면서 그렇게 얘기하시는 거죠? ㅋㅋ

 

그러고보니 내 주변 남자놈들은 왜 다들 이따구인지.. 이젠 애비 멀쩡한 모습만 봐도 술처먹고 ㅈㄹ하고 어머니 죽이려 했던 거 생각나서 얼굴 대면하기도 힘들다. 서로 이혼할 기색도 없는 거 같은데 내가 왜 항상 얘네가 죽이고 살리고하는 장면을 맞닥뜨려야 할 가능성과 마주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왜 이런 인간에게 예의를 갖춰야 하는지? 하긴 나라란 환경이 드러우니 그렇겠지. 저 드라마에 등장하는 양반 놈들도 사실 다 남자였지 여자가 양반이랑 결혼했어도 여자가 양반이 되어보기라도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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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Hannibal: The Complete Series Collection Season 1-3 (한니발) (한글무자막)(Blu-ray)
LIONSGATE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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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생각보다 색감이 그닥 없다. 그러나 파란 배경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게 좋았다.

윌 그레이엄에서부터 드라마가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한니발이 주인공이 되니 인내심 있게 기다리길 바란다. 여하튼 윌 그레이엄은 살인사건을 보고 자신의 행위인 마냥 생각하며 사건을 재구성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상당히 변태같아(...) 번번히 그는 경찰들에게 수사 현장에 들어가는 걸 거부당한 모양. 잠든 상태로 돌아다니는 몽유병이라던가 시체를 보면서 그가 받는 스트레스도 그 스스로가 사건 현장을 거부하는 데 한 몫했다. 그러나 잭 크로포드는 윌을 적극적으로 수사에 참여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대신 한니발을 그의 정신상담가로 지목한다. 그러나 사실 그는 살인마 체서피크 리퍼였고, 그는 윌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도 잭의 날카로운 수사력에 말려들지 않게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대체로 리퍼의 영향을 받은 모방범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세계관이라(영화 한니발을 본 분이라면 대체로 어떤 상태인지 아실거라 생각한다.) 시체의 내장이 대체로 음식과 비유된다. (아마도) 동물의 장기로 요리를 하는 한니발의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데, 비건이 아닌 이상 평상시에는 잘 먹고 잘 다루기도 하는 내장이 낯설게 보인다. 채식주의자들을 이해 못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지간히 고어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 드라마는 채식주의자들의 시각에서 생각하게 되는 좋은 계기라고 본다. 난 스캇물 영화를 보면서 카레를 먹은 인간이라 사실 별 영향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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池袋ウエストゲ-トパ-ク (單行本)
이시다 에이라 / 文藝春秋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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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 중 가난한 사람들이나 유흥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곳이 있다. 처음 볼 땐 범죄의 온상이라는 인식이 있겠지만, 오래 생각해본 결과 야쿠자나 경찰 혹은 재력 있는 사람들 빼고는 다들 어딘가 범죄를 저지르는 데에 미숙함을 보이니 그냥 단순한 슬럼가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주인공 마코토는 한부모가정에서 자라 그들 중 누구보다도 불량아가 될 뻔했지만, 열심히 과일장사를 하는 어머니에게 감명을 받아(알고보니 부업으로 다단계를 하고 있었지만) 이제 막 패거리들에게서 청산했다. 그러나 그들 중 절친이라고 할 수 있는 킹은 그를 호시탐탐 탐내고 있다. 자잘한 범죄를 저지르지만 마약같은 심각한 일엔 손을 대지 않는 등 나름 선을 지키는 그는 인기도 많아, 순식간에 G-boys라는 큰 세력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잠깐 만났던 여자들 중 가장 호감이 갔던 리카가 어느 괴한에 의해 살해당하고, 마코토는 리카의 친구 미츠코와 범인을 찾아나선다. 결국 실패했지만 마코토는 여자친구를 얻고(...)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곤란한 일을 의뢰하기 시작하면서 일을 뺏긴 경찰들도 그를 회유하거나 경계하기 시작한다.

 

요번에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나왔다고 하며, 자세히 찾아보면 만화도 있고 원작인 소설도 있는 등 당시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뒷골목 세계 분위기가 짙기 때문에 그런지 사람이 칼에 찔리는 장면은 거의 예사로 나온다. (장치나 아파하는 배우들 연기도 쓸데없이 좋아서 최신 형사드라마 못지않게 잔인하다. 그러나 형사물보다는 범죄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반전이 꽤 쎄지만 몇 화만 정주행하다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다.) 그리고 옛날 드라마라서 그런지() 등장하는 남자들은 다 빻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은 어떤지 몰라도 옛날 일본 드라마들을 정주행하던 페친이 1980~1990년대 일본 드라마는 일본 애니메이션보다도 훨씬 여성차별적이라고 하더니, 과연.. 그러나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쟈니스 멤버들이 너무 잘생겨서 그런 거 신경쓰지 않음 잘 안 보이고ㅡㅡ 무엇보다 이들이 90년대 스트리트 룩을 입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워낙 보기 드문 일이라서 말이다. 무엇보다 주인공은 아이돌인데 왜 이리 연기들을 잘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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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推奴) O.S.T
엠씨 스나이퍼 (MC Sniper) 외 노래 / 포니캐년(Pony Canyon)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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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역사를 배경으로 했다지만 하도 하류층들의 삶을 담아내다 보니 딱히 한국사 시험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다만 몇가지 독창적인(?) 고사와 언어에 대한 교훈은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뒷골목 남정네들끼리 서로 부르는 '언니'라는 호칭이다.

현재는 손위자매에, 쉽게 말해 여자간에 국한되는 호칭인 '언니'는 20세기 들어 같은 성별의 손위 형제까지도 지칭했었다. 즉 20세기 초반 잠시 잠깐 남자 사이에서도 쓸 수 있었다는 얘기다. 언니란 호칭이 쓰인 건 추노 뿐만이 아니란 소리다. 그러나 홍명희의 임꺽정, 황석영의 장길산에서 같은 성별의 손위 형제를 언니라고 호칭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사실 시대 배경 상 고증이 틀린 것이다. 같은 성별의 '언니' 호칭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20세기 들어 와서야 도입된 용법이니까.

그러나 지금 언니라 부르던 과거에 언니라 불렀던 언제부터 남자들끼리 서로 언니라 불렀는지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사이버 공간같이 되버린 이 팬데믹 상황에서 같이 슬퍼하고 분노할 땐 소통하고 공감하며 뜻을 모으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노비 쫓는 추노꾼이 되어버리지 않는가. 뒷골목은 과거던 지금이던 간에 웃고 떠들고 놀며 일상의 걱정과 근심을 잠시 내려놓는 곳이지 고고한 양반 행세하는 곳이 아니니까. 심지어 몇십년이나 찾아헤메던 연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하더라도 그 남자와 친구맺을 수 있단 게 뒷골목의 눈부신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옛날에도 지적했던 것처럼 여혐발언들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방영 초창기 시청자 제보에 의해 호되게 당해서 이 드라마가 인물들마저 물갈이해버린 사건도 있었던 것이다. 선정성이나 여혐발언도 좀 뜸해졌었다. 그 항의가 없었다면 솔직히 어떤 막장드라마로 변해버렸을지 모르겠다. 그 때문에 내가 개인적으로 건 기대치보단 별로였고 결국 건진 건 BGM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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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조금 천천히 가면 어때?
헬로키티.냥송이 송금진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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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특촬물이 흔히 그러긴 하지만 페친분이 하도 항마력이 딸려서 캡쳐마저도 보기 힘들다고 하더라 항마력 주의(...)

키바는 진짜 시간여행으로 부모님이랑 만나는 장면에서 심장이 뛰고 찌르르한 느낌이 든다. 다른데서는 보통 무슨 시간의 규칙이나 흐름을 깬다 뭐다 하면서 못 만나거나 정체를 숨겨서 조금 아쉬우면서도 답답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 많아가지고 이렇게 시원하게 만나는 장면 보면 현판 소설 사이다 대목 읽는 느낌이랄까. 스포 아니다 2화만 봐도 금방 이해된다... 이 정도면 가족팔이물까진 아니란 건 인정한다.

다만 오글거리는 장면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80년대와 2008년(지금 막 책을 읽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 때 마침 우리나라는 숭례문이 불탔다. 2월 15일.)의 장면을 교차할 때 구름으로 연도를 표시하거나 한 건 아무리 애들 보는 드라마라 해도 좀 너무했다 ㅋㅋ 또한 반전들을 너무 많이 집어넣어서 연계가 안 되는 부분들이 좀 많다. 예를 들어 오토야는 어째서 마야가 쫓기고 있는 지경인데 유리를 만나서 연애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하긴 유리하고 당장 결혼한 사이가 아니기도 했지만(...) 뭔가 자신만의 정의감은 있으면서도 여자를 참 함부로 다루는 듯. 마야가 정작 아주 힘들 때 도와주지 않는 걸 보면 비열한 성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걸 애써 포장하는 이 드라마.. 아니 전대물도 참; 아이들이 이걸 보면 어쩌나하는 걱정까지 되는 순간이었다.

대체로 성당의 구조물같은 괴수들의 구조는 참신했다. 후반부에 킹과 퀸을 키워서 맺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괴인은 신부의 차림까지 하고 있다. 가면라이더 키바의 라이벌격 캐릭터인 이크사도 아예 여러 사람이 쓸 수 있도록 설정되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특이하다. 변신할 때의 기계음이라던가 여러모로 로봇 수트같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여성이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도 뭔가 유니섹스같은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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