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 꿈꿀자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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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항에서 돌아오자마자 흐무라와 나는 쑨이셴 대학 동료들과 어울려 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과일을 맛보기 시작했다. 기숙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몇 자루의 칼로 수박을 자르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하지만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얘기하자면 두리안은 수박과 다르다. (...) 결코 누군지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의 속옷 같은 냄새가 나지만 맛은 바닐라 커스터드 케이크 비슷하다. 굴 속에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말이다.

 


무슨 맛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저 맛으로 포테토칩 출시된다던데.


이처럼 미국식 유머가 많이 쓰여서 상당히 재밌다.
게다가 비유하는 수준이 상당히 높음. 초반부터 광우병 바이러스 비유에 커트 보네커트가 나온다. 의사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역시 의사는 아니네 ㅋ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읽는 것 같다. 두께는 굵지만.

이 책을 쓴 당시가 에이즈에 대한 논란이 무르익었을 때였는지, 그 병을 겨냥하여 비교적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럴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멋대로 생각하고 있던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많이 유용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원숭이에게서 왔을지도 모르지만 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정치적 종교적으로 이용당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연히 에이즈와 비슷한 증상이 아프리카 영장류에게서도 발견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에이즈를 발견했던 사람들 중 몇이 병의 근원을 찾아 아프리카를 뒤졌다. 원숭이가 만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종이라면(그렇게 생각하는 원인은 책의 앞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결론만 말하자면 종마다 하나씩 목숨을 위협하지는 않는 바이러스가 공존하고 있다. 그게 옮겨지면서 병이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옮을 때 진화했을테고, 그 중간이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그 중간(원숭이의 바이러스에 가까운)이 세네갈의 창녀들에게 발견되었다. 그들이 지닌 바이러스는 지금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널리 퍼진 에이즈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그래서 전자의 에이즈 바이러스는 HIV-2라고 부르고, 후자는 HIV-1이라 부른다.

결론만 말하자면 에이즈를 반대하기 전에 사냥이나, 혹은 사냥해서 죽인 동물을 먹는 걸 반대하는 게 낫다. (몸에 큰 상처가 나거나 혹은 상처가 있는데도 사냥을 할 때 감염될 확률은 더 커진다고 한다. 에이즈 환자의 피를 만져보게 하는 켐페인이 지금 실시되고 있다는데, 혹시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주의를 요한다. 혹시나 싶어서.) 동물실험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며, 수간을 걱정하기보단 사창가에 가지 않는 게 더 낫다. 에이즈가 '이성애 동성애 관련없이 콘돔 없는' 섹스로 전파될지도 모르나, 수혈로 인해 전파되는 가능성이 많다.

또한 에이즈는 옛날 아픈 사람들을 돕겠다는 서양의 간섭하에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일회용 주사기가 개발되지 않아서 모든 사람들의 팔에 한 주사기가 꽂혀 들어갔다. 또한 혈장을 만들겠다고 모든 사람들의 피를 섞었으나 에이즈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콘돔을 안 쓴) 동성애자들에게 아예 혐의가 없는 건 아니나 정 에이즈 바이러스가 무섭다면 혈장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계화를 반대하는 게 최고의 방책이다.

에이즈는 종간전파를 일으킨 후 종말을 맞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 살아남아 크게 성공한 바이러스이다. 다시 말해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바이러스가 있는데 종간전파의 기회가 있어야, 즉 운이 좋아야 그렇게 되는 거라 한다. 생태계를 뒤집는 종이 제일 먼저 감염될 확률이 높다. 자 그럼 이 지구에서 가장 크게 생태계를 뒤집는 종은? 성경에서는 지구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결국 현실은 자기네들이 눈에 드러나게 보이는 지뢰를 스스로 밟아버려서 자멸한 자업자득의 종이 아닐지.

 

 

컴퓨터 위에는 '바이러스 생태계'를 찬양하는, 즉 지구 위에 존재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모든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옆에 걸린 또 한 장의 포스터는 에드워드 호퍼의 유명한 그림 '밤샘하는 사람들'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를 호머 심슨으로 바꿔놓은 것이었다. 그건 뭘 찬양하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도넛?

 


결국 무엇에 몰두하거나 열중하는 사람이라면 애니 덕후에 빠져드는 것도 시간문제... 응?

탁월한 취재와 함께 상당히 주제넘은 상상을 담고 있는 그리고 밴드는 연주를 계속했다의 저자 랜디 쉴츠에 따르면, 두가는 자신이 본격적으로 동성애를 시작한지 약 10년 동안 2500명이 넘는 섹스 파트너와 접촉했다고 생각했다. (...) 카포시 육종으로 계속 화학요법을 받으면서 폐포자충 폐렴과 기타 에이즈 감염에 시달린 끝에 불과 31세에 신부전으로 사망했던 것이다. (...) 랜디 쉴츠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샌프란시스코 8번가와 하워드가가 만나는 곳에 있는 동성애자 전용 목욕탕에서 새로운 상대와 관계를 맺은 후, 불을 켜고 육종들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호모들만 걸리는 암에 걸렸어. 나는 죽을 테지만 너도 마찬가지야."


결국 동성애자 중 나쁜 새끼가 병에 걸린 후 작정하고 퍼뜨렸을 뿐이란 얘기다. 솔직히 이성애자도 사창가를 간다면 마찬가지이지 않나? 고로 한 사람에게만 충실한 내용의 BL은 깨끗함(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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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7
T. S. 엘리엇 지음, 황동규 옮김 / 민음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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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What the thunder said

When I count, there are only you and I together
But when I look ahead up the white road
There is always another one walking besides you
(...) What is the city over the mountains
Cracks and reforms and burst in the violet air
Falling towers
Jerusalem Athens Alexandria
Vienna London
Unreal

 

해석 생략한다.
천주교 아닌 분들에게 잠시 설명하자면 두 제자가 에마우스에 가는데 도중에 한 사람이 동행하지만 끝까지 눈치 못 채고 죽은 스승 얘기함 ㅋㅋㅋ 나는 기묘한 이야기 극장판 첫번째 이야기랑 알포인트 같은 '우리 말고 한 명 더 있어' 식의 공포영화도 떠오르지만.


솔직히 내가 영어영문학과를 거의 내팽개치다시피 한 이유가 교수놈이 황무지를 강의 안 해서이다. 처음엔 내가 학교랑 교수에게 너무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황무지를 읽어보니 그 때 대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내가 가장 성취되기 원하는 경지는 그 교수가 황무지 생각할 때마다 날 떠올리면서 수업에 촛불시위 까지 말고 박정희 찬양하지 말고 진도를 나가는 거다. 그치만 왠지 그 인간이 황무지 수업 안 나간 이유는 번역 실력이 딸려서이지 않나 싶고 ㅋ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인식이 T.S.엘리엇보다 구려 ㅡㅡ 아무튼 지금도 난 황무지 강의할 만한 실력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ㅠㅠ

생각해보니 그 새끼가 학생들 앞에서 날 욕할 때 보낸 시간으로 황무지 10번 강의 가능할 듯 ㅋ 시발 거기서 5년 버틴게 내가 생각해도 용함 한때 그 새끼 강의 들으러 가기 전 항상 소주 2병 마셨다.

지금은 썸남썸녀 언급마저도 많이 가라앉았지만(간혹 아직도 쓰는 페친도 있지만 무시하고 쓰겠다) 우리나라에서 에로스가 사라지기 전의 단말마같은 게 아니었을지. 사실 술 마시고 커피 마시고 디저트 먹을 돈만 아꼈어도 데이트할 비용은 가능하지 않았을지. 어른들 야 우리 어렸을 때는 자판기 커피가지고도 하하호호 웃으면서 행복했어, 라고 한다. 실제로도 그런 사람들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아파트 옥상 구석진 곳에서 비닐봉지 사용하여 이챠이챠하는 데이트이면 여전히 웃을 수 있을까? 만일 단식을 해서 사랑을 구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알고보니 여성이 담배피고 술을 마시네 오우 슈발 페미 아냐? 고백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에 남성은 중년이 되고 살은 점점 쪄가고 머리 정수리엔 빵꾸가 점점 크게 뚫리고. 얼리어답터가 되어 IT남이 되면 인기가 많아지겠지? 하며 사행성 게임에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동안 눈은 메말라 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겠지. 여성 또한 늘어나는 주름살 가리려 화장 스킬은 향상해가지만 자랑할 곳은 인스타그램 뿐이더라. 10~20대의 전성기만 생각하느라 남성이 다가오길 기다릴 뿐이다. 우옐백이 혐오주의자라고 스스로를 밝히고는 있지만, 최소한 자신이 우월 - 고전적 의미에서의 인간의 성취를 획득 - 하지 못한 이유를 타자의 오만으로 여기려는 사람들에게 있어 자신의 문제는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ㅇㅇ 라는 서사를 새겨주기엔 충분하다 ㅇㅇ. 자존심 때문에 고백도 못하고 끙끙 앓는 주제에 썸남과 데이트한다고 자랑은 오지고, 자기 자신의 토사물로 머리칼을 다 뒤덮는 그 시간.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던지는 돌을 맞으면서 죽어간다. 지옥이 뭐 따로 있나? 세상의 공포란 대개 사람의 끝을 모르는 허세에서 유래한다.



 

 

사람은 파도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하게 또는 여리게, 이쪽을 혹은 저쪽을, 쉴새없이 쳐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땅에 고여 있는 쓰레기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파도로서도 휩쓸 수 없다면 다 불태워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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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잴 수 없는 것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1
에밀리 디킨슨 지음, 강은교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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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ead for beautyㅡbut was scarce

I died for Beautyㅡbut was scarce
Adjusted in the Tomb
When one who died for Truth, was lain
In an adjoining Roomㅡ

He questioned softly 'why I failed?'
'For beauty,' I repliedㅡ
'And Iㅡfor TruthㅡThemself are oneㅡ
We brethren are,' He saidㅡ

And so, as kinsmen, met a Nightㅡ
We talked between the Roomsㅡ
Until the Moss had had reached our lipsㅡ
And covered upㅡour namesㅡ


 


 

영미시를 번역하다보면 번역이 천차만별인 시들을 많이 발견하는데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 중 하나가 바로 에밀리 디킨슨이다. 간단한 시 That love is all there is조차도 그 시의 해석을 시작하면 복잡해진다.


민음사가 사실 과하게 의역을 하는 것도 있지만. freight를 검색해보면 화물이 나온다. 또한 groove는 철도의 굴곡을 의미하기 때문에 철도의 굴곡에 맞게 화물의 무게가 골고루 나누어져야 한다는 번역이 인터넷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는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의 화자는 에밀리 디킨슨의 비사교적인 성격을 볼 때 사랑하는 상대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탓으로 실패의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저런 사람을 사랑하기에는 그릇이 너무 작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번역에서도 또한, 화자가 사랑하는 대상이 망나니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문학계열 페미니스트를 거론할 때마다 아쉬운 건 그들이 거의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했다는 것이다. 에밀리 디킨슨은 실연을 일평생 가슴에 담고 살았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는(자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택했다. 따지고보면 유명한 이 둘은 전부 남성과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한 유형이었다. 예수는 사람이 죽으면 천사같이 되어 결혼관계에 관련없이 살아간다고 했다. 과연 머가리에 섹스만 들어찬 인간(남자)들이 섹스 소리하는 걸 죽어서는 듣지 않게 될까?


아무튼 먹고 자기가 힘들 정도로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그런 사랑은 깨져도, 수많은 애인과 썸남 중에서도 은근히 많이 신경쓰인다. 그러나 결국 의식의 밑둥까지 뽑힐 지경까지 이르면 사람은 파국에 이르거나 죽다 살아난다. 나는 급속히 아팠고 앓기도 오래 앓았다. 그 사람도 그랬다 한다. 하지만 결국 떠나보내게 되더라. 난 살고 싶었고 그렇게 지독한 사람을 사랑하다 죽기 싫었다. 앞으로도 그 사람을 봐도 모른 척 지나가겠지. 다음엔 사람의 인성을 보고 그런 사랑에 빠질 수 있음 좋겠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공평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사랑엔 원래 조건이 없다. 그게 사랑에 빠진 사람을 너무나 아프게 한다.



 


 

희망이란 날개 달린 것이라는 시가 있다. 간단한 시이지만 강은교 시인과 장영희 교수의 번역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강은교 시인은 큰 폭풍이라는 시련이 따뜻하고 작은 새들을 어쩔 줄 모르게 함을 강조하며, 장영희 교수는 폭풍이 불고 있음에도 가슴이 따뜻한 작은 새가 노래를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번역은 결국 공통점을 지닌 채 끝나고 있다. 희망은 어디에서나 소리를 들려주지만, 결국 그것을 추구하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함을 말이다. 이대로 포기하고 있기엔 자신이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자신의 본능이 지닌 따뜻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산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시의 번역이 강은교 씨의 글을 싫어하고 장영희 씨를 마음으로 존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었다. 아무리 번역이 잘 되어 있더라도 결국 사람들에게 시를 쉽게 전달하는 푸근한 마음씨가 중요하다. 그래서 번역에서는 항상 의역의 여지를 남겨둔다. 물론 대부분의 쓰레기같은 번역에 비하면 두 분 다 신의 경지에 이른 건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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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6
찰스 부코스키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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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be a great writer

stay with the beer.

beer is continuous blood.

a continuous lover.



시들이 전반적으로 길지만 굳이 번역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시들이 많았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깊게 생각할 필요없이 쭉 읽어나갈 수 있었고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시보단 산문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도 제법 음률이 있는 편이다.


그나저나
문학가에게 늘 따라다니는 것 : 술
과학자에게 늘 따라다니는 것 : 술
예술가에게 늘 따라다니는 것 : 술
이구만. 덕분에 요 근방 맥주가 땡겨서 아주 고생이었다ㅠㅠ 백수가 돈이 어딨겠나 보리차로 달래야지;

아 그냥 시작한거 여기다가 맥주썰 풀겠다;;; 그냥 공부하는데 더워서 맛이 간거라 생각해주시라(...)
1. 왜 인민의 맥주라는데 시원하게 한 500ml에 천원 안 하냐. 막걸리도 750ml 정도에 1500원인데.
2. 역시 맥주는 손잡이 있는 큰 유리잔 째로 벌컥벌컥 마시면서 안주로 소세지 먹는 게 최고다. 근데 그러려면 무슨 밥 한두끼 정도의 돈이 들어감 쩝.
3. 일단 첫 월급 타면 냉장고에 전부 맥주캔만 집어넣어야지.

찰스 부코스키가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는데 내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밥상에서 격언을 외셨다니 극혐. 옛날엔 삶의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 읽으세요!라고 하는 사람 진심으로 경멸했다. 특히 거기 나온 격언을 자기 언어처럼 말하는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참아줄 수는 있고 단지 절대 친구로 삼지 않고 있다. 비슷한가...
그들의 머릿속에 일리아스는 전쟁만 해대고 나나는 야하기만 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찬양하는 자기계발서의 근본이 그런 고전소설들에서 나왔다.
아무튼 그땐 진짜 심하게 충격이었다. 어머니도 한때 자기계발서 유행할 때 물들으셔서 자기계발서 추천해달라길래 귀찮아서 아예 그냥 에세이의 원전인 몽테뉴를 추천해주더니 5번 반복해서 읽으시더라. 처음부터 그 책을 사람들에게 읽어줄걸 그랬다. 내 어머니 빼곤 도망가려나()

 

I meet the famous poet

this poet had long been famous
and after some decades of
obscurity I
got lucky
and this poet appeared
interested
and asked me to his
beach apartment.
he was homosexual and I was
straight, and worse, a
lush.

I came by, looked
about and
declaimed (as if I didn't
know), "hey, where the
fuck are the
babes?"


 

 

못됐다 ㅋㅋㅋ
그 외 시인이 술 마시고 갖가지 주정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하생략하기로.. 너무 솔직하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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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 (양장) - 전통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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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이 윌리엄과 다른 세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1993년 4월 2일 예심 법정에서 엘리는 대니얼의 머리에 5발의 총을 쏘았고, 대니얼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1.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사고를 내 사람이 죽으면 가해자가 일하는 기업이나 가해자의 가족에게 빚을 져서 보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비록 가해자 자신은 맞아죽을까봐 직접 사람의 유족을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장례식장에 찾아가 저런 식으로 사과를 하는 것까지 다 보상에 속한다고 한다. 박근혜가 세월호에게, 삼성이 반올림들에게 저렇게 사과했으면 그렇게까지 유족들이 화가 났을까?
그러나 우리나라도 미국 닮아가서 현실은 개썅마이웨이...


2. 중재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오는 편인데 나도 JTBC인가 어느 방송에서 중재 프로그램 본 적 있다. 애완동물 호텔에서 개를 학대한 건으로 중재하기에는 호텔 사장이 너무나 싸가지가 없어서 불편했는데 방 임대한 사람과 건물주 간 싸움은 의외로 평화롭게 해결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필자 말대로 얼굴을 자주 본 적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듯. 그 방송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의외로 좋았는데...

3. 전에 한번 감방이라는 단어를 썼다가 누군가에게 혼났다. 수용소나 보호소나 소년원이란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젠장 넌 어릴 때 안 그랬냐 모르고 그럴수도 있지 ㅋ 하지만 그 말은 맞다. 생각해보면 살인자는 죽여야 된다느니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성범죄자들의 성기를 잘라야 된다느니 그런 말을 흔하게 쓴다. '니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라는 말은 수긍할 수 있어도 '니가 성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라는 말은 수긍하기 힘든 것인가 ㅋ (성범죄는 남자도 여자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엔 범죄 방식을 너무나 자세히 설명해주는 대한민국의 언론에 1차적 죄가 있는 듯. 옛날에는 조폭이 잡히면 카메라 앞에 무릎 꿇리고 옷을 벗겨서 문신을 보여주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타투라는 예술이 도저히 발전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독일은 악명높은 사건에서 범죄자가 어떤 일을 했는지 상세히 알러주는 다큐멘터리 방영을 금지했다고 한다. 사실 아직까지 보호직엔 관심 없으나, 정 거기가 신청하는 사람이 없어 도전하기 널럴하다면 전략적으로 취업에 도전할지도 모른다. 갱생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 감방 이야기를 했을 때도 그 생각은 지니고 있었고 그 전에도 지니고 있었다.

4. 부분부분 남성이 성폭행당한 사례가 눈에 띈다. 대부분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행 당하는 자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게 유감이긴 하다. 그러나 굳이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부분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남성이 성폭행당한 사례에 대해선 읽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미망인 패티의 용기에 감사하다. 그녀가 남편 살해자를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이런 귀한 자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음... 왜 그리 운이 없었니;;;

5. 사람을 경계하는 법은 확실히 배운 것 같다. 요새 어제까지의 세계 보고 있는데 원주민들도 사람을 무서워하더만. 그다음이 큰 나무 쓰러지는거. 짐승들은 되려 오지일수록 온순하다고 한다. 위에 인상깊은 글귀에서도 보듯이 여성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가혹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항상 굳세게 세상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세상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 투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게 문제가 될 뿐이다. (예를 들면 유아 살해.) 그러나 핵발전소를 짓는 걸 적극 찬성하며 페인트칠과 동등한 위험도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는 저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편이다. 그래서 저개발 국가의 당뇨병과 언어 말살을 제외하고, 저자는 대부분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시대에 대한 저항은 현 세대들의 숙제로 떠넘겨졌기 때문이다.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에 있다. 누구도 그 언어를 말하지 않는다면, 그 언어는 존재 목적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 언어를 배우느니 차라리 클링온어(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클링온족이 쓰는 말)를 배우는 게 낫겠다."


대체 이 멍청한 인간은 스타 트렉을 보고 뭘 배운 것일까?


멸종위기에 처한 외계인들이 '조국 행성'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걸 보며 "액션이 박진감 있네~"라는 감상밖에 못 말하니 진정 후손들이 발달하고 있는지 의문스럽고 통탄스럽다. 하기사 일본가서 일하면서 한국인들을 조센징이라 말하는 한국인도 봤는데 오죽할까. 문제는 언어의 중요성을 모르는 멍청이들이 이 세상을 설치고 다녀도 '세계화' 시대에 뒤쳐질까봐 사람들이 모두 그들의 머가리에 철퇴를 내리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저출산 때문에 한국어 등은 조만간 쇠퇴될 것이라 본다. 내가 인간문화재 취급되기 전에 그냥 빨리 죽고 싶다.

 

당뇨병은 감염병도 아니고, 병세가 급속히 진행되는 치명적인 질병도 아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에이즈처럼 언론의 헤드라인을 차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늘날 당뇨병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사망자 수와 고통에서 에이즈를 훨씬 능가한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들의 에이즈 발병률을 걱정하고 있을 시간에 가족들 다이어트에 신경 쓴다면 더욱 세상이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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