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 버디 10
유키 마사미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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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떻게든 간신히 보긴 했는데 스토리도 루즈하고 연애물인데도 너무 음침해서 볼 맛이 별로 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이래서 1기와 2기 리뷰는 별개로 해야 된다니까요? 나타루가 범인인 걸 모두에게 알리고 시작했다면, 차라리 버디가 그 사실을 알고 나타루를 체포하려 하지만 체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좀 더 질질 끌었어야 했다. 아무리 츠토무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져서 그쪽에만 신경을 썼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가까이 있었는데 나타루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건 뭔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결말도 개찝찝하다. 뭐 어차피 외계인이던 뭐던 생물을 그렇게 잔혹하게 찢어죽여놓으니 정상적으로 살진 못하겠다 싶긴 했지만 열린 결말이라니; 시청자들 다 말려죽일 셈이냐. 츠토무와 여전히 연결되어 있는 상황을 보건대 아마도 3기가 나오길 기대하고 내놓은 것 같은데 그럼 정성이라도 있어야 할 거 아닌가. 1기에 비해 작붕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봐줄 수가 없는 몰골의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아마도 예산 부족과 아이디어의 빈곤이 한꺼번에 덮쳐와 저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았나 싶은데 그렇다면 욕심부리지 말고 1기에서 끝을 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1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었기 때문에 그만큼 매우 실망했던 2기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작화를 보고 싶다면 1기만 참조하는 걸 추천한다. 요새 가면라이더도 애니화하던데, 그것도 시청해봐야 알겠지만 특촬물 애니메이션이 시리즈로 나오면 수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가로 중 한 작품은 예외였지만 한국인이 감독인 매우 특수한 상황이었고 1기 정도의 분량에서 끝났고 나머지 애니는 그보다는 재미가 덜했고.. 좀 더 듬직하게 나가줬음 좋겠다. 이렇게 성의없이 끝나면 비난이 무서워서 다음 시리즈가 나오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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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77호
작은것이 아름답다 지음 / 작은것이 아름답다(잡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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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없이 다녀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무 곳곳에 평생 썩지 얗을 알록달록한 리본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산에 대한 비유 ㅋㅋㅋ 굳이 숲에서 담배피는 ㅅㄲ와 같이 모가지 잘라도 할 말 없다. 저게 얼마나 경관침해인지는 공권적 무력이 알려주는 게 체고다(그곳도 현재 엄한 곳에 케이블카라던가 어마어마하게 무리인 걸 세우고 있지만;).

이번 호에서 논밭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말인데, 시골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니 지금은 논밭이 싫어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할까.. 호수의 경관은 정부에서 관리하니 호수에다가 논밭을 짓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데도 왜 그렇게 기어이 논밭을 가꾸고야 마는지; 눈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혹시나 유기농 농사를 하지 않고 약품을 쳐서 논밭에서 모여 자리를 잡기 시작한 생물들을 오히려 다 죽이기나 하지는 않는지 걱정이 된다고 할까. 생물들이 접근하지 않도록 전기 울타리까지 치는 경우는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멧돼지들이 다 파헤친다고 하지만 사람이 지나가는 좁은 길목에까지 울타리를 마구 쳐놓는다니..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논밭을 싫어하다 보니, 요즘 유행한다는 논두렁뷰 카페라는 곳도 나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할까;; 수도권에서는 논밭에서나마 인간 외 생물들을 볼 수 있으니 뭐 그러려니 하겠다. 그러고보니 논밭에 꽃을 더 많이 심는다는 글쓴이분이 계시더라. 논밭을 일구려 갈대 등을 쓰러뜨리는 건 매우 맘에 안 들지만, 기왕에 농사를 짓는다면 좀 더 경관을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번 호에는 시 같은 글들이 많아서 좋았다. 난방비 지원(...)같은 이슈들만 계속 듣다보니 난방을 난방비 우려하지 않고 팡팡 틀 수 있다는 식의 불편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 이렇게 좋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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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en N' Chill: Japanese Rame Lover Cat Fan Kawaii Style Lined Notebook Journal Diary 6x9 (Paperback)
Lisbob Publishing / Independently Published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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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나 폭행은 범죄지만 보육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가 근본부터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책을 읽지 않고 핸드폰만 쳐다본다고 구박받는 Z세대에게는 위안이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M세대는 커녕 X세대도 책 어지간히 안 읽고 살았다. 그렇다고 보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고; 그렇게 열심히 날 괴롭히던 무리 중 M세대 중 한 명을 성인이 되서 만난 적 있는데 자식 세 명을 끼고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고 있더라. 그 중 한 자식이 그렇게 지 엄마랑 쏙 닮아서 열심히 엄마 발목을 축구공처럼 차고 있던 ㅡㅡ; 아무튼 의외로 더글로리와 달리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인간이 일상적으로 고생하는 걸 보면 썩 기분이 좋진 않다.

최소한 성인병은 좀 해결을 해야 아이를 꾸지람할 자질이 있지 않겠나.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피부과 의사가 아이들 아토피를 해결하려면 아이들이 군것질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정곡을 찔렀다. 그런데 사회자의 마무리가 걸작이다. 성인들부터 군것질을 하는데 아이에게 군것질을 하지 말라고 해서 해결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하기사 그 많은 정제탄수화물 및 단순당이 가뜩이나 수가 적다는 아이들 입으로도 해결이 안 될 정도이니 어디로 가겠느냐만은.

요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폭력이 행해졌다는 기사에 달리는 공격적인 댓글들이 너무나 불편하다. 물론 세상에 그 많은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들 모두 성격이 사회에 잘 맞는다고 보기도 무리이니 주의는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환경판 바꾸느라 밤 한 번 세우고 학예회 준비 하느라 또 밤 세우는 걸 봐도 사소한 실수에 ㅈㄹ한다면 진짜 부모 이전에 양심에 털난 사람이지. 아이들이 박물관 및 전시관 찾아가서 진열판 망가뜨리는 거 그대로 방치하면서 무턱대고 노키즈존 반대하는 인간과 다를바 뭘까?


슬램덩크는 만화가 연재되던 90년대에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가히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26년 만에 극장판 영화가 제작되며 당시 팬이었던 30~40대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미안한데 난 30대 오타쿠인데도 안 설렌다. 그리고 쇼난은 나에겐 슬램덩크가 아니라 웨이브~서핑하자!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지역이다.

당시 만화책 추천해준 만화가게 사장이 내 치맛자락 붙잡고 읽어보라고 재밌다고 사정사정했는데도 강백호 껄렁한 거 넘 불편해서 안 봤음. 반면 상남 2인조는 진짜 재밌게 봤다는데; 무언가 나랑은 코드가 안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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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팝스 2023.2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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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인간들이 모두 불타서 사라지고 나면, 난 너희들이 그리울 거야. 너희들은 정말 귀여웠거든. (중략) 난 너희들을 사랑해. 그런데 이 사랑은 둘 중 하나의 방식으로 갈 수 있단다. 너희들이 나를 돕든지, 아니면 내가 너희들을 다 죽여버릴 거야. 엄마가 너희들을 죽게 할 거라고! 하하하, 아니야. 농담이야, 난 너희들을 사랑해. 대기업들이 너희들을 정말로 도울 수 있을걸."



이전에 친구였던 인간이 댓글을 남겨서 깜짝 놀랐다. 그 친구 블로그를 들어가보니 해킹당했거나 누군가에게 팔아넘긴 것 같더라. 얼마나 성실하고 치밀한 성격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후자로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한 것 같다. 씁쓸한 웃음만 지어지더라. 나 하나 좀 살자고 내가 먼저 밀쳐낸 사람이니 할 말은 없지만.

제대로 된? 직장 생활이란 걸 시작하고 나니 정말 세상이 무섭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아마도 여긴 지방이니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서울이 좀 더 무서울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도 서울에서 영업일을 했던 아버지는 조금만 큰 사람의 목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정면으로 쳐다보는 눈길을 피한다. 옛날에 친했던 그 친구가 했던 말들이 자꾸만 생각난다. 소고기가 더 저렴한데 굳이 비싼 채소를 사서 환경을 지키려 한다니 얼마나 부르주아다운 생각이냐는 말이라던가. 노오력같은 말 하지 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잘 찾아보면 몸에 좋은 철 된 채소를 싸게 살 수 있는 곳 많다. 지금은 물가가 올라서 다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겠지만. 진짜 노오력만 하면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살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더라.

내가 언젠가 너무나 끔찍한 세상이라고 페북에다가 글을 달았더니 페친이 정정해주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행복한 세상'이라고. 그렇다. 현재 우리는 공복의 무서움을 겪을 일도 없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다 언제 천벌을 겪을지 모른다는 무서움을 지니고 있을지는 몰라도. 아직까지도 마음씨 씀씀이가 곱다는(웃음) 소리 듣는 나도 결국 친구들 다 버리고 이 악물고 이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래서 그런가. 20대들 악쓰는 걸 보면 엄빠 웃음이 지어지더라. 흐뭇하기보다는 안쓰럽다 같은?

쌓여있는 일 뒤로 하고 오랜만에 일기같은 감상문을 쓰니 기분이 좋구만요. 앞으로도 이런 넋두리같은 감상문을 계속 쓸 생각이다. 아무리 바빠도 책은 읽고 있으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블로거 친구들은 뭐 언제는 안 그랬냐 싶겠지만 난 요샌 특히 기후 관련 책들에 눈길이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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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 Walker, Police in America (Loose Leaf, 8)
Samuel Walker / McGraw-Hill Humanities/Social Sciences/Langua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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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독해하는 두 관점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참치 캔을 따다가 손을 베이면 그 아이와 그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엄마의 책임일까? 아니면 날카로운 금속으로 뚜껑을 만든 회사와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입법을 통해 안전사고를 막으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국가의 잘못일까?


혹은 참치 캔을 따지 못한 아이의 무능을 탓하는 경우가 있다..

이게 사실 더 실화이지 않나? 이 책에서는 국민들이 제대로 판단하여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를 애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 이태원이나 세월호 참사나 같다고 보는 이 책의 관점에는 감사하나, 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점에선 온도차가 존재한다. 이태원 참사는 핼로윈 파티를 하던 중에 사고가 났다는 점(물론 수학여행도 휴식이라는 점에선 파티와 같을 수 있으나, 학교의 권위 앞에서 학생들의 선택권이란 건 거의 존재하지 않음을 한국의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데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코스프레를 한 채로 참가했다는 점. 이 두 가지이다. 두 가지이나 둘 다 외국 문물이라는 점은 같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태원 참사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닥 곱지 않다.

나도 이 나이를 먹으면 간섭받지 않을 줄 알았으나, 놀랍게도 간섭을 받았다. 최근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느냐부터 시작해서 다소 무례한 사람들은 일본 전범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둥 사상검증을 해댄다. 이 정도면 이 나라에서 독재범이 여러 명이나 태어난 점도 그닥 놀랍지 않다.

문제는 이런 나라에서 창의성을 주장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문단에서는 현재 저작료에 대해 거론되었다 하는데, 물론 쓰는 것도 노동이긴 하나 한국에서 돌고도는 흔해빠진 레퍼토리를 읽어야 하는 것도 독자로서는 여간 노동이 아니다. 이 정도면 글을 심사하는 심사위원에게 동정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리고 심사위원마저 서브컬처가 어쩌고 순수문학이 어쩌고하는 꼰대라면 더 끔찍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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