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42
이한성 지음 / 태학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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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른 고목과 식은 재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세월이 지나면 몸은 마른 고목이 되고, 마음은 식은 재가 되는 법이다. 지금의 나는 지난 겨울의 내가 아니고 어제의 나도 아니다. 나는 나날이 변해 가는 사람이다. - p. 21

 

 

표지가 제법 이쁘게 나왔다. 그대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포스터로 써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쓰신 때가 가을이라서 그런가, 위 인상적인 글귀에서도 그렇듯이 분위기가 대게 서정적이고 우수적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즉 피부에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보아하니 유럽에서는 꽤 오랫동안 정착된 개념인가보다. 하지만 결국엔 쇼핑으로 한꺼번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고,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때 그 물건들을 다 쓰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날이 끝나서 그 기념으로 거하게 파티를 연다면, 오히려 소비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결과만 초래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체험해본 사람들의 글을 들여다보니, 좋은 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본인을 포함하여, 사람들은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군것질을 하게 되는 것이 예사이다. 아주 작정하고 결심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정말 무심하게 예상치 않은 먹거리나 물건을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놓으니 군것질을 잘 안하게 되어 살도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이니, 의외로 효과가 큰가보다.

 두번째로, 쇼핑을 안 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대형마트로 갈 필요가 없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월마트 비슷한 대형마트의 개념이 들어온지 꽤 시간이 지났고, 정말 미국 사람처럼 차를 타고 대형마트를 들락거리며 장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사지 않는 날이 오기 전에 집에 미리 준비해둔 먹거리 혹은 물품들이 있기 때문에, 근무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향해서 쉬면 된다. 연료비도 줄어들고 더불어 차에서 뿜는 매연을 조금 줄였으므로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볼 때, 사람들은 이 날을 계기로 자신의 소비정도를 돌아보게 되는가보다. 사실 필요한 물건들만 구입해놓고 체계적으로 아껴쓴다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자꾸만 좋지 않은 신호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은 자취때문에 그날그날 필요한 먹을거리를 규칙적으로 구입하고 있으므로 특별하게 날을 정할 여유는 없다. 하지만 나의 소비능력이 어느 정도에 왔는지를 잠깐이나마 돌아보게 되었다. 현재는 안주거리로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직접 과자를 사거나 빵을 구입하지 않는다. 반찬은 항상 채소로 한 가지 메뉴만을 산다. 점심은 항상 요구르트 한 개와 치즈 두 장, 바나나 한 개이다. 이렇게 정해놓고 실천하니 그래도 돈을 체계적으로 쓰는 것이 아닌가 나름 속으로 자부해본다. 하지만 물건 자체는 아예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깝다... 내가 분실한 물건들은 얼마나 재활용되었을까? 확신할 수 없다. 무언가를 분실하지 않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앞길이 캄캄하다...

 

 

 자칭 녹색당 자원활동가라는 인간이 물건을 흘리고 다녀서 절약실천을 하기 힘들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미숙한 모습은 노력해서 극복하면 끝나는 법! 

 

아이들 소비교육 ▼

 

 

마트가자고 조를 땐?

 

- 다른 놀이로 관심 돌리기
- 4대 질문: 왜 갖고 싶은가? 같은 물건이 집에 없는가? 얼마나 필요하다 느끼는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순 없는가?
- 유사한 것은 차이점 물어보기
- 거절 혹은 지연만족 제기

 

보는 대로 사달라 할 땐?

 

- 마트에 가기로 한 목적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 이목을 집중시키려 함: 단호하게 마트 벗어나기

 

돈을 줘야 하는가 아니면 물건을 줘야 하는가?

 

- 돈으로 직접 사게 하는 게 바람직
- 용돈: 물건 결정, 수량, 예산세우기

 

새 것만 보면 사달라 할 땐

 

- 미리 약속 정해놓기
- 경제교육 선행

 

나잇대에 따른 교육차이?

 

- 유아: 물건 가격 알려주기
: 돈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어떻게 쓰는가?
: 소비와 저축의 기본개념을 알리는 놀이
- 초등학교: 용돈=규칙 알리기(규모, 사용처 등)
: 은행통장, 용돈기입장, 현금의 소중함 느끼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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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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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사람이 그대의 커다란 바다다.

 

 친구가 이 책을 쓰레기라고 평가했는데,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간단히 요약해서 요점은 이것이었다. "우리 십대, 이십대가 대체 왜 아파야 하는가? 청춘은 무조건 힘들고 아프게 겪어야 하는가?" 본인도 그 것에 찬성한다. 앞으로 이런 제목의 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 
 게다가 그의 주장에 기초한 실험들과 이론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가 나름대로 겪은 세계도 너무나 좁아서 가슴이 미어질 정도다. 그의 인생을 찬찬히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는 공부밖에 한 것이 없다. 아르바이트도 그 쉽다는 과외밖에 한 것이 없다. 게다가 그가 제시하는 온갖 실제 예시들조차 서울대에 다닐 여유가 있는 부유한 '서울대'학생들 뿐이다. 교육장으로 삼자면 세상이 가장 혹독하고도 광활한 곳이다. 그런데 왜 교육의 장소를 대학의 범위로 축소시키는가? 왜 우리의 사정을 그토록 '잘 알고 있다는' 그가 '꼰대처럼' 청춘의 세상을 대학이라는 감옥 속에 가두는가?

 그리고 일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마냥, 그가 말하는 모든 조언의 궁극적인 목표는 '취업'이다. 엄마의 '엄'자에도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자신의 '일'도 하지 못하고 자식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마의 마음씨 때문이란다. 한숨만 나올 뿐이다. 왜 엄마, 아니 '전업주부'는 자식에게 희생만 해야 하는가? 취미를 배우면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있다. 차라리 그런 예시를 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뻔했다. 자식을 '제약'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어떻게 감히 엄마의 '희생'에 눈물겹다고 말할 수 있는가? 잡초없이 꽃만 자라는 세상, 그 곳의 기계적이고 뒤섞인 향기는 그저 역겹기만 할 뿐이다.

 청춘이 아픈 이유는 이 책에서도 밝혔듯이, 꼰대와 그 꼰대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꽉 막힌 세상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사회에 대한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이다. 본인은 그의 강연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는 아이에게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이 것은 신자유주의 때문이란다'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왜일까? 책을 어느 정도 들춰보니 자신이 쓴 글을 홍보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조선일보에 연재도 하고 있다고 한다. 얼씨구. 일명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조선일보에 글연재를 하고 있으니 사회와 정치에 대해 얼마나 눈치가 없고 무식한지 그 수준을 알 만하다. 게다가 누군가가 진정성의 정치성에 대해 물어보니, 잠시 카메라를 꺼달라 요청하고는 대략 이렇게 말하더라. "어떤 국회의원님도 저를 밀어준다고 하셨는데, 전 정치할 생각이 없습니다. 트랜드로서 그 말을 거론했을 뿐입니다." 말은 청산유수다. 근데 카메라 켜고 당당히 이야기해보시란 말이다.  

 만일 당신이 보편적 복지를 꿈꾸고 있다면, 30대 40대가 되어도 부유층과 빈곤층이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사회를 꿈꾼다면. 이런 책이 세상으로 수출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난 이 책이 매우 부끄럽다.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수준을 그만큼 반영하기 때문에.

 

 

 

 

 

물론 사람은 평생 공부하면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공부'가 정말 자기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지,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해야 하는지는 본인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P.S 혹시나, 혹시나 이걸 유머로 썼는가 해서 덤으로 이 말을 남겨본다. '해봐서 아는데'는 유머로 사용해선 안된다.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사람을 은근히 비꼬는 단어란 말이다. 제발, 유머도 좀 정확히 알고서 쓰라고!!!

 

요약본 ▼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

 

- 직업선택의 십계

: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가라.

: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 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이 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 성공이란?=최선의 나 자신이 되는 곳

: 부모가 하라고 해서 안정적인가?

=스마트폰으로 통화만 하는가, 앱을 깔면 폭발이라도 하나?->가라.

: 나라는 ‘브랜드’ 쌓기=고객이 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장점 (단점을 보완함)

: 어떤 마지막 직장을 갖는가?=불안을 이기는 자기확신 필요

->나에 대한 성찰(답을 맞추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게 아니다.)

- 선망으로 상대의 성취를 인정하고 열등감을 극복하라.

- 취업: 일단 출발하는 기차에 올라타라, 창업시엔 더 급하다. (업무경험쌓기)

 

경험을 쌓아올려라.

 

-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종이배 인생: 씨(스펙)와 날(경험)->무늬

- 적어라: 유머감각, 경영전략

- 선택 이후에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 성장을 어떻게 하는가?

ex/ 멘토와의 대화, 독서, 나 자신을 만나는 여행

 

너의 현재에 충실하라.

 

- 마시멜로 실험->15년 후 SAT 시험점수: 쾌락을 미래로 지연시켜라.

->포기할 것: 버릇이 든 행동, 다른 대안이 없어 하는 행동, 다른 사람 때문에 하는 행동

- 지금의 행복은 미래의 당신으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성찰->중요한 일을 하라.

ex/ 아직 재태크 시작하지 마라. 그 시간에 내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해라.

- 감정은 육체의 버릇: 객관화, 오늘 해결하라, 자학금지

- 행복은 유동적 상태: 상대적 꿈을 계속 꾸라

 

조급하지 말라. 꾸준히 하라.

 

- 인생시계: 24살=아침 6시 12분->이른 나이도 아니고 늦은 나이도 아니다.

- 나만의 전성기를 준비하라.: 실패, 불안->성장

- 목표의식을 확고히 작고 구체적으로, 생산적 방법을 기르고, 성실히 실천하라.

: 하루에 한 시간씩 꾸준히 일 년을 해라.

- 목표가 벅차면 줄을 놓아라.

 

대인관계를 중요시해라.

 

- 대안별 처리: 한 사람이 그대의 커다란 바다

: 영혼을 기댈 수 있는 자, 최선의 상대와 자기를 만들 수 있는 자 하나를 몸바쳐 사랑하라.

- 일상 속에서 입장바꾸기 연습

 

대학에서 얻어야 할 것

 

- 커다란 지식, 커다란 책임, 커다란 꿈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법

 

: 시 외우기

: 유명한 작가의 글을 옮겨 적기

: 좋은 글쓰기 관련 책과 기사 메모 

요약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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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태 2011.12
자연과생태 편집부 엮음 / 자연과생태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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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5~10분 안에 금방 접어서 만들 수 있는 것들만 주로 만든다. 공예가니 예술가니 하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고 또 그런 틀에 갖히기도 싫다. 그냥 좋아하는 풀잎 접기를 해서 여러 사람들이 즐겁고, 또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돈만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풀잎이라는 소재가 지닌 숙명이자, 그런 풀잎을 소재로 한 초편공예의 참 가치라고 생각한다.- p. 50

 12월이다. 겨울이다. 날씨가 유래없이 따뜻해서 실감이 안 나고 있었지만, 우리의 존재를 깨달아달라는 듯 겨울바람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동물들이 동면에 들어가고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는 계절이다. 게다가 서울에는 아직 눈도 안와서, 상당히 조용한 계절이다. <자연과 생태>도 동면에 들어갔는지, 조용한 내용들이나 혹은 씁쓸한 내용들이 많았다. (혹은 본인이 시험기간에 읽었던 것이라서 우울해보인 것인지도.) 사진에 찍힌 담비는 매우 귀여웠지만, 등산객들의 이기적인 정복욕심으로 인해 마음대로 산등성이를 뛰어다닐 수 없다는 글이 슬프게 들렸다. 그 다음 제주도 어느 창고에 자리잡힌 둥지에서 목을 불쑥 내민 붉은부리찌르레기 새끼가 조금 귀여워보였다. 그러나 '한강의 강물은 서울로 통한다'에서 다시 마음은 우울해졌다. 그 구정물에서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생물들이 있다는 소식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흘러가는 강물이 막히면 결국 사람들의 마음도, 생명도 막히고 만다는 사실을 높으신 분들은 왜 모르는 것일까. 그나마 큰 웃음을 주었던 기사는 어김없이 정병길 기자의 실험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쓰여져 있는 글을 다시 베스트에 올리기엔 다른 기사들이 너무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기사를 쭉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초편공예가이신 김봉원 님을 접하게 되었다.

 

책에서 나온 곤충은 진짜 살아 움직일 것처럼 보였다. 

 

 중앙정보부에서 일하셨던 이력도 있다던데 왜 길거리에서 몇 푼 안되는 작품들을 팔고 계실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이 분은 진정한 자유인이시다. 주말에만 작품들을 팔고 그때 번 돈으로 월화수목금을 논다니.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의 우선순위로 꼽는 것 같은데, 이 분은 직접 실천하고 계시지 않은가. 사실 인사동에서 그를 내쫓았다는 상인들도 그가 돈을 많이 벌어서 질투한 것이 아니라, 그가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고 질투한 것이 아닐까? 자신의 일이 직업이 되는 즐거움은 둘째치고, 온종일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본인에게 직업이 생긴다면, 저렇게 몰두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 인간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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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언 전기 12 - 초마여신 전설
임달영 지음, 정수철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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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되돌리면 돼. 예전의, 페이시아 란드 필리스틴으로...

 쯧쯧. 펠리스야. 여자의 마음은 폭력을 쓴다고 되돌려지는 게 아니란다. 마법진에 있다보니 어째 11화에 있던 광전사랑 합쳐진 것 같은데, 어쩌다가 저렇게 정신머리를 못 차리고 있는지. 분명히 예전의 펠리스라면 페이시아한테 필살기까지 쓰고 이렇게 죽자사자 싸우진 않았을 텐데. 아무튼 여기서부터는 먼치킨이 된 (더불어 살짝 맛이 간), 소년 펠리스가 아닌 청년 펠리스가 등장한다. 여자보다 더 이뻤던 얼굴은 어디가고 남자다운 얼굴에 차도남같은 성격을 지니게 되어버렸다. 역시 페이시아를 잃어버린 데 쇼크먹었나. 강해지겠다는 집념을 보면 그녀를 희생제물로 삼아버린 자신에 대한 후회일 수도 있고. 아무튼 단순히 마법에 의한 부작용으로 치부하기엔 정신상태가 너무 이상해졌다. 예전의 사글사글했던 펠리스를 내놔...

 

그래도 솔직히 말해서 저 장면은 좀 멋있었다. 밑에서 위로 치켜든 눈매..

 

 문제를 꼽자면 급속한 전개이다. 시간을 후딱 몇 년 후로 돌려놓지 않나, 신캐릭터를 떡하니 올려놓질 않나, 펠릭스와 페이시아의 전투장면이 벌써부터 등장한다. <베르세르크> 정도의 스토리 수준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스토리에 개연성을 줘야 하지 않나? 그러려면 12권보다 최소한 4권 정도 뒤에, 신캐릭터들의 특성이 대강 감이 잡히게 한 뒤에 페이시아를 내보내도 내보냈어야지. 전에 마이언 전기를 읽으신 분들이 계속 결정적인 반전장면은 언제 나오냐며 지루해하던 눈치인데, 임달영님이 제발 고정하시고 스토리에 안정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블로그에 달린 덧글을 보면 '마이언 전기 정말 급속도 전개에 뻔한 내용으로 끝나요.'라고 하던데 잘하면 그렇게 될 기세이다. 뻔한 엔딩까지는 봐주겠지만, 임달영님은 스토리가 옆으로 새면 만화책으로 미연시를 구상하실 분이라서... 여러모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다.

 왠만하면 만화책따위는 한꺼번에 읽은 다음 한꺼번에 서평을 올리는 편이다. 그런데 마이언 전기는 기본적으로 오래 전에 썼던 소설을 다듬어서 그런지, 구성이 비교적 안정되었다. 최근에 다단계로 만화를 연재하시던 모양이던데, 그 중 제일 좋아하는 걸 뽑으라면 난 이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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ナナとカオル 2 (ジェッツコミックス) (コミック) ナナとカオル (コミック) 2
甘詰 留太 / 白泉社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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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저 명언은 정말 스토리의 문맥과 그림을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높으신 분들은 이걸 몰라요.(응?)

 일단 표지와 19금 딱지를 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은 성인만화다. 그러나 성관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단 등장인물도 오랜 시절부터 소꿉친구였다는 고등학교 남학생과 여학생이며, 주 내용도 심하지 않은 소프트 SM이다. 남주 카오루가 (섭처럼 생긴 얼굴에) 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 망상을 우연히 짝사랑하는 여주에게 실험해보는 내용이라고 해야 할까. 묘하게도 여주 나나는 그 상황을 '휴식'으로 해석하며, 부담스러울 정도의 인기와 무리한 일과로 억누를 수밖에 없는 '욕망'을 해소한다. 그 과정이 텍스트보다는 그림으로 풀어져가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고 할까. 작붕 하나 등장하지 않도록 인체의 뼈와 근육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집념도 그렇고, 여성 섭으로서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도 그렇고. 일본 만화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단점을 전부 커버하는 작품이라서 신기했다. (이 만화 이름이 괜히 '나나'와 카오루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이 책에선 SM이 너무 이상적으로만 등장해서 이 책을 보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이에 대한 환상을 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원나잇 상대뿐만 아니라 남자친구라도 혹은 남편이라도, 주의하고 경계하지 않는다면 위험한 상황은 언제든지 오는 법이다. 플레이를 할 땐 물론 섭은 자신의 몸을 포함한 정신까지도 돔에게 맡겨야 하지만, 육체적 고통이 온다면 반드시 신호를 주어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그 체계를 설정하지 않고 무모하게 서둘러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돔이 개차반일 경우 그 신호들을 무시하고 섭을 반정도 죽여놓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상대를 잘 골라서 플레이를 하는 한편, 서로의 경계를 엄격하게 정해놓아야 하는 것이다. 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뭐든지 도리는 지켜야 하는 법이다. 뭐 일단 성인판타지만화일 뿐이니 평가에서는 제외하겠지만.

 

 P.S 사실 어떤 사이트에서 번역본으로 봤었는데, 운영자 분이 사이트를 폐쇄하셨다. 그리고 타치인가 뭔가하는 내 타입도 아닌 여자가 자꾸 나타나서 나나와 카오루 사이를 깔짝대는게 왠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삼각관계로 들어가려는 눈치이다. 그래서 적당히 읽기를 관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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