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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 - 나를 괴롭히는 완벽주의 신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브레네 브라운 지음, 서현정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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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공감의 속성.)
1. 타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본다.
2.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3.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
4.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p. 72

 

 

이 책에서는 수치심을 다룬다.

수치심이란 말하자면 이 그림과 같은 것이다.

내 잘못이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수치심을 공감으로 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수치심이 아무리 사소하게 생각되는 것일지라도 널리널리 퍼뜨리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남자 분들은 어쩌면 이 책에 여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여 중도포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가 여성이야기를 많이 다루는 이유는 여성의 수치심이 가부장적인 이 사회의 표면에 전면적으로 표출되어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쉬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남성들의 '수치심'과 관련된 책을 읽고 싶다면 김정운 교수님의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이 책에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은 건 본인도 인정한다. 사실 그래서 이 책이 1점 마이너스 된 거고.

 본인은 여자이면서 여자관계를 어려워한다. 특히 어려운 게 남을 험담하는 사람들 모임에 끼되 화제를 전환시키는 방법이었다. 이 때 저자는 모여서 남 욕을 하는 여성들 속에서 같이 욕하지 말고, 사실관계를 따지는 질문을 자꾸 하거나 욕당하고 있는 대상을 도와줄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화제를 전환하라고 한다. 요새 남 욕을 하는 사람을 못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자꾸만 늘어나는데, 그러면 자신이 욕 먹는 대상으로 전락하거나 하여 여러 사람들이 수치심에 빠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본인도 남에게 상처를 주는 '직언'보다는 그 방법이 제일 낫다고 생각된다. 책에서 나온 방법을 써 본 적은 없지만 직언을 하여 피해를 본 적은 있다.

 아무튼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심리학에 가깝다. 어떤 방법에 성공한 사례가 나오기보다는 그 방법에 노력 중인 사례가 나온다.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공을 꿈꾸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자신을 바꿈으로서 남을 바꾸는 과정이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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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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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숲요일
김수나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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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좋아졌다면 그가 좋아하는 길을 함께 걸어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길로 다른 사람을 안내하는 것은 그 어떤 방법보다 더 자연스럽게 나를 소개하는 방법이다. 서로 좋아하는 길을 주고받으면 마음도 주고받게 되는 것이다.- p. 92

 

 

  

솔직히 이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아, 물론 맞다. 숲과 산은 다르다. 그치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난 숲탐방과 자세한 정보를 기대하고 이 책을 본 것이지 사람들이 놀고 먹는 걸 보려고 이 책을 본 건 아니었다. 뭐랄까... 밭에서 농사하고 먹을 걸 잔뜩 지고 산에 가는 건 확실히 부러워보인다. 하지만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그냥 부르주아들의 사치스러운 놀이같았고 호사스러워보였다 ㅎㅎ 차는 그냥 끓여서 마시면 되는 거지 그렇게 꼭 티 클래스까지 다니면서 차를 끓여야 하나? 뭐 복잡한 절차가 있긴 하지만 그거야 다기 구해서 하루 잡고 제대로 배우면 되는거지. 작가 말대로 결혼도 안 했는데 그릇에 신경쓰는 것도 좀 그렇다. 물론 플라스틱이 안 좋으니 그릇 구할 땐 자기라거나 좀 비싼 걸 구해야 한다는 데에선 찬성한다. 그런데 꼭 그렇게 담양에서 다기를 구해오고 그래야 하나? 요즘 시대가 얼마나 좋은데 좀 저렴한 걸로도 얼마든지 튼튼하고 이쁜 그릇을 구할 수 있는데, 뭘 저렇게 생색을 내나 싶다. 그래도 솔잎차는.... 좀 부러웠다.

 아무튼 여러모로 나와 맞는 책이 아니었다. 바쁜 일상에 휴식을 구해야 한다는 말은 맞는데, 그 휴식의 타입이 나하고 너무 다르다. 그 작가가 몸이 차갑다면 난 뜨거운 편이고, 그 작가가 산을 잘 못 올라간다면 난 완주하는 코스이다. 그렇지만 나하고 딱 하나 들어맞는 게 있다면, 도시 속에서 자연을 찾으려는 생각이다. 도시는 문명이고, 어차피 사방에 콘트리트가 쫙 깔린 이상 우리는 그 위에서 살아야 하는 신세이다. 그러나 도시 속에서도 자연이 더러 숨어있으며, 그것을 사람들이 누리고 즐겨야만 자연의 가치가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연을 즐기는 행위와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완전히 다르다.) 이 책 끝엔 도심 속에 다닐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하나가 다 명코스같다. 특히 북촌 쪽 코스는 본인도 작가와 함께 추천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서 16000원짜리의 가치는 없는 것 같다... 뭐 이런 식의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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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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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탐조일기
김은미.강창완 지음 / 자연과생태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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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주도가 자주 거론되는 이유는 두 키워드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여행, 그리고 구럼비. 

 

 구럼비로 여행을 갈 일정에 대한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구럼비는 현재 파괴되어가는 중이다.

 전라도와 충청도는 몇 번 가본 적도 없고, 무엇보다 더위에 엄청 약한 본인은 제주도에 갈 때마다 살인적인 더위로 인해 고생하고 온 기억만 있다. 물론 아주 어릴 때 제주도를 가본 적도 있었지만 겨울을 제외하고는 코스가 무조건 바다였다. 그래도 물에라도 좀 들어갔다 오면 살 만할텐데, 중고등학교 졸업여행엔 무조건 교복을 입고 가야하는 철칙이 반드시 자리잡고 있었으므로 물은 커녕 세수 한 번 대로 하기 힘들었다. 지금의 나에게 제주도는 악몽같이 어스름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곳이고, 그러므로 구럼비는 나에게 먼 거리감을 지닌 장소이다.

 하지만 구럼비를 파괴하면 제주도의 생태계가 어떻게 망가질지, 제주도에 대해선 일자무식인 나에게조차 끔찍하게 느껴졌다. 백번 양보해서 해군기지를 지어 우리나라 사람들을 지켜주려는 정부의 선한 의도였다고 하자. 그러나 지금 당장 제주도의 생물들은 주거지 혹은 머무는 장소를 잃어버린다. 그러나 어디 명박이 정부가 듬직하게 자신이 벌려놓은 일에 책임지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서지 않는다. 용산의 철거민들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람들은 대다수지만, 말도 못 하는 생물들에 대해서 인간은 무심해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 강창완 님과 김은미 님에게 탐조는 일상이구나.'라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들은 새로 인해 부부로 맺어졌고, 새로 인해 싸우며 새로 인해 화해한다. 어린 아들을 얼러가며 새를 보호하고 기록하러 제주도 구석구석을 누빈다. 글과 사진 하나하나마다 가족간의 사랑, 새와의 우애가 잔잔하게 느껴진다. 구럼비 파괴는 어떤 강도와 어떤 무게로 그들의 마음을 짓누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점이 가장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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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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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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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을 너무 오래 키우다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집은 처음부터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을 갖추질 못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쭉 길러온 개가 교통사고로 죽자 다시는 그 개 외의 다른 것은 기르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고양이를 요물이라며 싫어하신다. 덕분에 수명이 짧거나 나는 전혀 관심도 없는 곤충같은 것을 어릴 때부터 '길러야 했다'. 지하철에서 사온 병든 병아리는 일주일만에 죽어버렸다. 학습용으로 집에서 기르던 개미들은 내가 하도 관심없어 하니 어머니가 도맡아 기르다가 결국 놀이터에 풀어주었다. 카나리아는 내가 베란다 밖으로 날려버렸다. (나름 다른 새들과 같이 잘 살라고 했던 행동이었다.) 햄스터는 암수 쌍으로 길렀는데 새끼를 낳자 암컷이 스트레스를 부려 남편과 자기 새끼들을 다 먹어버려서 결국 어머니가 멋대로 죽여버렸다.

 집에서 독립하거나 결혼하면 개와 고양이 하나씩 기를 것이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고양이는 털이 너무 날려 안 된다며 벌써부터 반대를 한다. 가뜩이나 털 날리는 게 싫어서 푸들 두 마리만 키우고 있는 애니까... 그치만 아무래도 남자친구가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보니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남친 집에 있는 푸들 두마리 중 하나인 해피이다.

나랑 알고 지낸 4년만 보더라도 털도 빠지고 눈꼽도 많이 끼고 기침도 하고

아무튼 볼 때마다 병을 하나씩 달고 있는 녀석인데 용케 10년 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자신도 아픈 주제에 남친의 아토피도 치유했다고. 

 

 요전엔 개껌을 씹다가 이빨에 피가 나와서 동물병원에 보내라고 했더니, 가급적 집에 많이 있게 해주고 싶다고 한다. 의외로 속내만큼은 잘 밝히지 않는 남자친구라서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이런 식으로 혼자 해석을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 살았으면 어떤 병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병원에 데려가서 개를 겁주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하고 싶었던게 아닌지. 그리고 남친이 해피를 특히 이뻐하는지라, 집에서 오래 두고 있게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굉장히 순하고 깔끔도 잘 떠는 녀석이지만 애교떠는 것도 힘든 나이인지, 종일 집안에 엎드려 있는 게 대부분이라 이제껏 녀석을 눈여겨본 적이 없다. 차라리 남친이 키우는 다른 암컷 개 솜이에게 더 눈독을 들였을까. 말썽쟁이지만 그만큼 애교도 잘 떤다. 하지만 요새 남자친구와 해피의 관계를 보면, 반려동물의 이쁜 모습은 애교와는 거리가 먼 듯 싶다. 이 책을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듯도 싶고... 아무튼 나도 반려동물을 키우면 뭔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은 이 책에 쓰여진 것 중 어느 하나도 공감이 안 간다. 아무래도 나보다 더 동물을 잘 아껴줄 사람에게 선물로 줘야 할 듯.

 

 

주인인 남자친구와는 성격상 맞지 않는 솜이.

카메라를 들이대니 정자세를 잡는다.

얌전한 성격에 사진은 죽어도 찍기 싫어하는 남자친구랑 그 동안 갑갑해서 어떻게 지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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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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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 류시화 제3시집
류시화 지음 / 문학의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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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낙타의 행성이고 우리는 침입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독자가 계속 이어서 써야 하는 시 中

 

 류시화의 시를 보았다. 확실히 불혹의 나이라서 그런지 지난 날을 회상하는 시가 많다. 무엇보다도 밖을 보는 것보다는 자신의 안을 성찰하는 시가 많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이런 시들을 좋아하게 된 것을 보면 나도 겉으론 25살로 보여도 안으로는 꽤나 늙었나보다.. ㅋ

 책마을이라는 리뷰카페에서 이 책을 받았다. 상자에서 처음 책을 꺼내들었을 때의 느낌은 언제나 새롭다. 유별나게도 이 책의 표지에서는 종이와 연필의 냄새가 났다. 손을 맞잡은 그림이 서로 겹쳐지는 느낌마저 정겹다. 마음이 왠지 편해진 듯한 느낌이다.

 어렸을 때 류시화의 시를 피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물론 그 땐 겉멋이 들어서 어려워보이는 시가 아니면 잘 안 봤던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뭐랄까, 시라기엔 너무 장황했다.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았는지, 묘사는 온데간데 없고 어딘가 수다스러운 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그 예시였다고 할까. 하지만 이 세번째 시를 보니 어느정도 묘사력도 상승한 느낌이고, 무엇보다 시인 자신의 경험이 솔직하게 잘 우려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침묵 끝에 나온 짤막한 말 한마디는 애절하면서도 아름답다.

 특히 쉼보르스카의 시나 천상병의 시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시인과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특히 쉼보르스카의 시는 꽤나 사회에 도전적인 시인데 류시화 씨가 그 분에 대한 시를 썼다는 게 왠지 나에게는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다. (본인은 전에 이 폴란드 시인의 시집을 보고 서평을 쓴 적이 있는데, 사이트는 http://vasura135.blog.me/80147004708에 있다. 그러고보니 쉼보르스카 씨도 류시화 씨 못지않게 언어를 좋아한다.)

 특히 <만약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세탁을 한다면>이라는 시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전의 시에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던 유머감각이 명쾌하게 드러난다. 정치가들과 오염된 지구환경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는 쌈박한 발상이라니! 계속 살아계셔서 네번째 시집도 내셨으면 좋겠다. 2012년이 꽤나 재밌는 해라서 점점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될 때이긴 하지만... 류시화 시인께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실 줄은?! 대단한 시집을 낚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읽을수록 김남조 시인의 축약성있는 시와 비교되서 이런 미사여구를 쓰는 건 아니다... 아마도?)

 

 

빨래하니 강은교의 <빨래 너는 여자>라는 제목의 시가 생각난다.

빨래를 너는 정경, 특히 이불을 너는 정경은 꽤나 시원한 느낌이다.

이 시가 특히 그런 느낌이 강했다. 뭐랄까... 청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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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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