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틱 나인 1 - S Novel
시쿠라 치요마루 지음, 구자용 옮김, pako 그림 / ㈜소미미디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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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제나 당연한 듯이 거기 있던 게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잖아? 그럴 때 처음 깨닫게 되는 거야.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 말이야☆- p. 343

 

 

 

 

중심인물들을 실은 조그만 일러스트지와 책갈피가 동봉되어 있었다.

 

 책이 발간되기 전에 예약해서 산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아마 중사님의 적절한 정보 제공과 5pb의 과학 어드벤처 시리즈 중 하나라는 떡밥, 그리고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오컬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점.. 이 3가지 궁합이 맞지 않았다면 절대 사전예약을 하고 책을 사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 세가지 요소의 절충 때문에 별 다섯 개를 준다. 솔직히 카오스 차일드이 과학 어드벤처 시리즈 중 4번째로 나온다고 하는데다 올해 발매된다는 소식이 있어서 '오컬틱 나인은 나오지 않겠지' 생각하고 포기하려 했었다. (주요 장르가 오컬트이기도 했고.) 하지만 왠지 모르게 슈타인즈 게이트의 프로듀서인 시쿠라 치요마루가 이 내용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듯하다.

 일단 대부분의 시점에서 1인칭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인물이 정신없이 바뀌므로 퍼즐을 맞추듯이 소설의 사건을 정리한다고 보면 되겠다. 소설의 설정은 사람의 영혼을 전파로 해독할 수 있고, 오컬트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데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도쿄 키치죠지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들을 하나로 모아가는데, 아무래도 오컬트를 가볍게 취급하느라 키치죠지를 벗어날 수 없는 블로거 가몬 유타가 주인공인 듯하다. (노란 떡볶이 코트를 입고 있는 남자아이이다.) 자신이 니트 신이라고 떠들어대지만 실상은 키보드 워리어의 성격이 강하며, 실물의 이성에게 한없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인물이 인터넷에서도 현실에서도 거침없이 활약하면서 다른 사람의 약점을 후벼파대는 하시가미 시라이이다. 하지만 뮤라는 니코니코 생방송 점술가에게 트라우마를 보이고 1권 중반에서 후반까지 내내 인터넷에서 잠수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이 소설은 딱히 누구 하나를 특별히 비중으로 두지 않으며, 인물의 비중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경향을 보인다.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대량의 시체가 나오질 않나, 1권 끝부분에선 가몬 유타가 시체의 이빨을 뺀다(...) 하긴 사드의 소돔 120일이 서점 진열대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된지도 무려 3년이나 지났는데 무슨 내용인들 못 내겠느냐마는. 작가 후기를 보면 이야기가 '경우에 따라 모든 종교를 부정할 사이즈'라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로 진행되어 나갈지 매우 기대된다.

 

 

 

 

 

 

 

 

 

그 와중에 하늘에서 내려온 서큐버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료타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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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인간 - 엘리트 북스 100 홍신 엘리트 북스 100
토마스 만 지음 / 홍신문화사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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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사여, (...) 들은 바에 의하면 그대는 누구보다도 대담한 것 같소. 그것은 물론 분별없이 경솔했던 견제 공격을 두고 하는 말이오. 그런데 어머니는 계시오?"

"어머니는 만나뵌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를 대신해 충고하지. 그대는 하느님을 시험하는 행동을 했소. 제정신이었다면 그런 장난은 하지 않았을 것이오."

 

 

 

 

요즘 애니나 드라마가 막장물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사실 옛날 사람들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좋아했다.

단지 지금 경제가 침체되는 시기이다보니 대중문화를 살리기 위해 성적으로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올 뿐이다.

그 테마 중의 하나가 근친상간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비극 작품으로 유명한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 왕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수천년이 지난 지금마저도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소포클레스는 이제까지 전해져오는 이야기를 정리했을 뿐이라 하는데, 신화는 (성서를 포함하여) 어느 정도 근친상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근친상간은 금지되었던 회피되었던 간에 신이나 아니면 신적 존재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옛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다.

 

 여기쯤 읽으면 이 글을 읽고 있을 눈치 빠른 사람들은 근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까닭을 이해할 듯하다. 비록 전체적인 세계관이나 배경은 중세에 가깝지만 이 책은 오이디푸스 로마판 이야기이다. 마치 중세의 능글맞은 이야기꾼이 직접 눈앞에 나타나서 이야기를 하는 듯한 장황한 말솜씨에 (내가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기사도 이야기가 섞여 나와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게다가 아서 왕 이야기에서는 조금 딸리는 풍자가 가미되어 중간 정도 가다보면 흥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근친상간에 관해서 잠깐 이야기하자면 난 역시 프로이트의 이론이 정설이라 생각한다. 딱히 가정 뿐만이 아니라 공동체를 만들다보면 내부에서 꼭 섬씽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모두 다 똑같이 그에 대해서 넓은 마음을 가지고 이해해 주면 좋을텐데, 내 마음같지 않아 그에 대한 배신감이라던가 질투심이라던가 상대적 박탈감같은 걸 느끼는 사람이 꼭 한 명 이상은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정신적이기보다 육체적인 욕망이 과도해질 때는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내부 섬씽이 애초에 생기지 않도록 금기로 정한 것이겠지.

 

 어쨌던 이 소설의 결론은 이러하다. 서로에게 동질감을 가지고 탐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진실하지 못했던 엄마와 아들은 죄를 씻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걷는다. 엄마는 구호소를 만들어 자신의 아이를 키워가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죽을 먹이고, 아들은 거의 헐벗은 채로 발에 스스로 족쇄를 채운 채 17년 동안 고행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를 잡아 교황이 된다. 그런 끝에야, 그들은 서로를 봐도 서로에게 육정을 느끼지 않은 채 순수한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런 걸 보면 성적 금기는 아마도 가장 혐오하기 쉬우면서도, 인간으로서 가장 이기기 어려운 욕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직도 난 이 소설에 별 다섯 개를 줄 수는 없다. 그 순간이라도 일단 전심전력으로 사랑해서 성관계를 맺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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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4 (양장) - 약속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4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계창훈 그림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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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있는 시간. 즐거운 시간. 빠른 시간. 늦은 시간. 키스 뒤 30분의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태고의 시간. 이것은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의 하나야.- p. 130

 

 

 

1권부터 3권까지가 앤의 학교 적응기이자 연애담이라면,

4권은 앤의 사회 적응기이다.

 

 실제 서머사이드라는 고장에서 교장선생님이 된 빨강머리 앤의 작가 몽고메리는 혹독한 고생을 겪었음이 분명하다. 일단 마을엔 유령마을이라는 그닥 훈훈하지 않은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부유한 집이 많은 고장이 늘 그렇듯이) 서머사이드 학부모들의 텃세가 매우 강하게 표현된다. 게다가 단순한 텃세도 아니라 이지메에 가깝다. 원래 프링글 가문 중에 한 사람이 교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앤이 교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교육을 부러 사교육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캐나다는 1950년대부터 공교육화가 시작되어서 앤같이 똑똑하지만 가난한 아가씨도 어느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캐나다도 그럴 수밖에 없는 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캐나다의 공교육을 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하다.

 심지어 학교 아이들마저 은근히 앤을 따돌리지만, 앤은 그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그들의 꼬여 있는 마음을 하나하나 풀어주려 노력한다. 물론 그녀가 그렇게 한다고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들도 있다. 하지만 작가 몽고메리는 그것이 앤의 노력이라거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꼬집는다. 앤은 심지어 서머사이드에서 멀리 떨어져 프랑스에서 사업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고아처럼 살고 있는 그의 딸아이를 데려가게 만든다. (거기에 몇 가지 우연도 작용하지만.) 이 소설에선 자신이 하고 있는 말과 전통에만 얽매인 나머지, 앤이 도저히 말을 꺼낼 수 없게 만드는 수다스런 아주머니들이 도저히 바뀔 수 없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과거에 일어난 불행을 곱씹으며 미래에 그런 일이 닥치는 걸 두려워한다. 아니, 두려워 한다기보단 오히려 그런 일이 일어나서 마을에 신선한 충격이 일어나기를 얼핏 바라는 것도 같다. 우리는 얼마나 과거에 매여있는가. 쓸데없는 걱정으로 미래를 날려버리고 삶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반성해야 한다! 아무튼 앤이 그곳에 너무 오래 눌러살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복잡한 서머사이드 고장을 벗어나 편안한 애번리와 길버트에게 돌아간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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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과의 춤 1 얼음과 불의 노래 5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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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속의 어린애를 죽이십시오, 존 스노우. 이제 우리에게 겨울이 거의 닥쳤습니다. 당신 속의 어린애를 죽이고 어른이 태어나게 하십시오." - p. 218

 

 


존 스노우 역할을 맡은 배우와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역할을 맡은 배우가 사귄다는 소문이 쫙 깔렸다.

왕좌의 게임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는 몰라도 인생에서 진정한 승자는 존 스노우...

저런 여자의 이마에 키스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아흑 ㅠㅠㅠ


 하지만 어쩐지 홍보효과를 노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 5부 1권에서부터 존 스노우와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을 중점으로 세우기 때문이다. 물론 티리온도 많이 나오긴 하지만 이 인물은 원래부터 작가가 개인적으로 편애하는 캐릭터이니... 그냥 캐릭터간의 밸런스는 포기하기로 하자. ㅋ 4부에서 라니스터 가문을 풍지박산 내버리고 잠적을 했기 때문에 그동안 나오지 않았었는데, 밑천이 어디까지인지 모를 환관 바리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난 것으로 나온다. 그나마도 창녀촌에 가서 지 아내를 찾다가 왕비의 부하한테 잡혀 다시 라니스터 가로 돌아가는 느낌이지만, 아무튼 아직까진 멀쩡히 강을 누비고 다닌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부시고 멘탈붕괴시키고 괴롭히는 사디스트적인 취미가 있는가 보다...

 존 스노우는 자칭 왕이라 주장하는 영주 스타니스와 같이 있지만 꽤나 고전하는 듯하다. 그나마 양파 기사인 다보스가 그의 이성을 찾아주면서 좀 나아지는가 했더니, 그런 중요한 놈을 대뜸 사신으로 보내버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진다. (어쩌면 병사들이 열폭하고 스타니스는 뒤에서 그 상황을 존 스노우가 처리하도록 방관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전에 다보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무슨 욕을 하든 잘 참아내는 게 기특하긴 한데, 워낙 스타크 가문에서 천대받아와서 성격이 소심해진 게 눈에 확연히 보인다. 여태까지 이그리트와 샘이 잘 받쳐줘서 로드커맨더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보는데, 이그리트는 죽고 샘까지 먼 곳으로 보내버렸으니 앞으로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좋은 소문이던 안 좋은 소문이던간에

이 소설에서 타르가르옌 가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좋은 소문은 어쨌던간에 타르가르옌 가문 중 한 인물이 정복왕이었다는 사실이다. 살짝 알렉산더의 이미지를 따온 느낌이 나기도 하다. 지금은 타르가르옌 가문이 쫄딱 망한 상태이지만 그 후손을 어떻게든 '가지기만 하면' 왕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듯하다. 게다가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이 여자인 까닭에, 그녀와 혼인하여 왕좌를 얻으려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 사실 그런 상황이라면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결혼을 거부하는 것도 왕좌를 얻는 하나의 방법인데, 대너리스는 노예제도 철폐에 너무 빠져버려서 철왕좌에 앉는 것마저 사실상 포기해버렸다;;; 자신은 끝내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드래곤 세 마리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이다. 아무튼 반란을 며칠동안 막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덜컥 맘에 들지 않는 남자와 결혼약속까지 해버리는 걸 보면, 여러모로 궁지에 몰린 듯한 이미지이다. 사실 이 소설 자체가 여러모로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 정도로 대너리스의 성격을 악화시켜버릴 줄은 몰랐다. 이 책 마지막에 가서야 드래곤을 통제해야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신히 깨달은 듯한데, 어떻게 행동할지 기대되는 바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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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진 옮김 / 하늘연못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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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똑바로 쳐다보며 웃었다. 파리의 날개를 잡아 뜯어버렸다. 능숙하고 힘센 손으로 파리의 등에서 날개를 잡아뜯는 것을 그녀는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보았다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교회들과 아파트들과 의회를 떠올리면서 그녀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몸을 움츠리며 그녀의 날개를 등에 납작하게 접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하지만 왜 그래야 한단 말인가. - p. 258

 



음... 이미 나 빼곤 버지니아 울프 팬들은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동인출판사에서 버지니아 울프 학회의 사람들을 다 모아서 전격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해부했던 적이 있다.

근데 거기서도 모잘라서 2탄이 나왔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속초의 도서관에서는 이 책이 없다고 한다... 사야겠다 쿠소 ㅠㅠㅠㅠㅠㅠ


 영미문학을 전공했거나 혹은 아마추어 덕후들이 반드시 팬이 되어 스토커처럼 그들의 문학 뒤를 졸졸 쫓을 수밖에 없는 작가들이 몇 사람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버지니아 울프이다. 사실 버지니아 울프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더블린 사람들'을 쓴 제임스 조이스를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랬다. 사실 그처럼 강렬하고 인상적인 소설을 쓰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읽게 되는 소설은 사실상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패턴은 이렇다. 필수전공으로 그녀의 장편소설 중 대표작인 '등대'나 '세월'을 꾸벅꾸벅 졸아가면서 공부한다. 졸업하고 나서도 가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생각하게 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상 그녀가 살았던 시대와 우리가 살았던 시대 사이에서 여성의 차별은 그닥 나아진 게 없으니까. 이런 상황을 버지니아 울프는 어떤 식으로 묘사했을까?)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소설을 한 번 살펴보다가 그녀의 파격적인 문체와 설명에 매료된다. 



이것도 아마 영문학도 외엔 아는 사람이 없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영국 음식 드립의 원조는 사실 버지니아 울프이다,

그녀는 '등대로'라는 장편소설과 '자기만의 방'이라는 에세이에서 영국 음식이 맛없음을 인정하면서,

그 원인을 우유 등의 신선도가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과연...? 


 어쩌다가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됐지(...) 아무튼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단편에서 그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나는 말해주고 싶다. 그녀의 여느 장편소설과 달리 단편소설은 그녀의 사는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게다가 어떤 단편소설에서 등장했던 사람이 이후 다른 단편소설에서 출연하는 경우도 있어서 옴니버스 이야기같은 인상도 준다. 장편 <댈러웨이 부인>의 초고로 보이는 단편들도 있으니 비교하면서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유산>이라거나 <래핀과 래피노바> 같은 단편소설들은 몇 번을 읽어봐도 신선한 충격을 준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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