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퍼레이드 마치 - (6disc)
사쿠라미 카츠시 감독 / 매니아 엔터테인먼트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다들 이걸 보고 시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실은 그 이전에 건퍼레이드 마치 애니메이션 자체에서 주인공이 알고 있는 동화의 대사라 한다. 아무튼 환수도 주인공의 시 읊기에 만족하는지 더 이상 접근하지 않는다. 정말 환상적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꺼벙한 분위기에도 잘 맞고 어딘가 로맨틱한 부분도 있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이전에도 연극이 등장하더니 중간에 이런 걸 넣는 게 감독 취향이신 듯.

 

파일럿 수트. 내가 여태까지 본 메카물 중 가장 칙칙한 수트인 듯. 게다가 저 헬멧까지 쓰면 사람 얼굴이 안 보인다. 처음엔 당황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듯. 로봇은 2인조로 타야 하는데, 아쿠에리온 이후 간만이라서 반갑다 ㅎㅎ 원랜 이런 타입의 로봇을 좋아함.

연애물이라고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1화부터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일종의 떡밥 뿌리기인데, 지구에 환수가 등장해서 싸워야 하지만 점점 불리한 전황으로 인해 사기가 꺾이는 인류(이 점에선 토탈 이클립스보다 더 막장이다. 그쪽 세계관은 미국과 소련 큰 나라들이 경쟁하면서도 나름 자리를 잡아 자신들만의 세계를 형성해서 나름 전방과 후방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일단 무작정 환수가 있는 곳에 로봇을 뿌려놓고 싸우라는 식이다.), 클론에 대한 힌트를 제시하는 장면들(사실 아무리 막장 애니메이션이라 해도 군에서 아동을 비행물체에다 태우고 날진 않는다. 그러나 일단 첫 장면에서 나오는 남자아이는 헬기에 타고 있으며, 같이 있는 여성은 어머니가 아닌 듯한 인상을 대놓고 풍긴다. 보다보면 알게 되는데, 아이는 시험관에서 기계를 기동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예지 능력을 암시하는 여자아이의 말투도 무언가 심상치 않다. 나무위키에선 저출산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보단 이런 공감?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클론을 키우는 게 아닌가 싶다. 어째 다들 신체 능력이 약한 듯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양산하는 걸 보면 말이다.)이 전부 이 때 등장한다. 누가 군대물이니 단순히 연애물로 보지 말라더니 정말이었다. 그림체도 상당히 좋고 솔직히 지금 봐도 괜찮을 만한 수작이다. 괜히 욕심내서 새 기술 썼다가 작화가 온통 망가지는 작품들보단 나은 듯하다. 나무위키에서는 스토리조차 욕하지만, 고어물도 슬래쉬 선에서 끝날 뿐 묵직한 대목들이 거의 없어진 요새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보면 화수만 부족하지 거의 대작 수준이다.

전쟁물로서도 좀 특이한 점이 있다. 그 당시 모든 로봇물들처럼 에반게리온 핵심 설정을 베꼈다고 볼 수 있는데(남자 세 명을 바보 트리오라고 부르는 데서도;), 나름 군 체계가 잡혀있고 입으로 직접 거론하지 않을 뿐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그 상황을 인정하나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애써 무시한다는 게 이 작품의 결정적인 특징이다. 그래서 군대가 별로 환영받지 못하며, 군대학교에 다니는 남성들, 즉 파일럿들은 남성으로서의 인기도 별로 없다. 게다가 출격 명령만 떨어져도 몇몇 오타쿠들 빼고는 아주 죽상을 한다. 그 날의 준비를 위해 철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담만큼은 아닐지라도 전쟁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 게 아닌가 싶다. 기타 전쟁에 관한 제작진의 사유가 듬뿍 들어가 있다. 결국 사람들은 밀리터리물을 생각하고 이 애니메이션을 보겠지만 정작 작품은 원작보다도 전쟁물로 가버린 셈.

P.S 어떤 분이 작품에 등장한 동화 대사의 부분들을 간간히 주워담아 편집하셨는데 꽤 그럴듯하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와도 연결되니 참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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