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하시모토 미츠지로 감독, 류세이 료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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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노하나같은 내용인데 타임머신 에피소드가 겹쳤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의 여주는 카케루를 살리는 건 이미 단념한 걸 전제로(그러나 편지 곳곳에서 미련이 묻어난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했었다면... 뭐 그런?), 카케루가 그저 죽는 때까지만이라도 행복하길 바란다. 여주는 카케루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발로 뛰다가 그와 사랑에 빠지고(사진에서도 보이지 않은가 하트가 금방이라도 뿅뿅 튀어나올 듯한 여주의 큰 눈 ㅎㅎ), 여주의 소꿉친구들이 자연스럽게 그녀를 돕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일은 각자의 성격을 변화시켜야 하는 등 여러가지 고난을 수반했고, 여주는 변화를 떠맡긴 미래의 자신을 책망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자신에게 펼쳐질 사태의 심각성을 점점 깨닫게 되고, 카케루는 카케루대로 자기 비하를 떨쳐내지 못하고 방황하는데..

그런데 딱히 여주가 뭘 어떻게 하지 않았어도 카케루가 마음에 가지고 있는 어둠이 워낙 깊어서 어떻게든 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케루를 탓하기엔 좀 거시기하다는 게 맞겠다. 이 작품은 12화 내로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설명과 감정선이 부족하긴 했는데 자살생존자(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분은 내 블로그에서 용어 검색해보시길 다만 스포 ㅎㅎ)가 정말 병같은 거라서; 부적인 감정이 주변으로 금방 퍼진다고 해야 할까. 카케루의 어머니도 무슨 죄가 있냐 정신질환이 있어서 그런 거지 쩝. 그냥 이런 사람을 봐도 찌질하게 생각하지 마라? 생각하는 걸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게 멍청해서도 아니고 가난한 환경과 집안이 큰 영향을 주니 잘 대해주면 그도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이래서 나는 요즘 애들 문해력이 떨어진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 사람들이 그닥 맘에 안 든다. 그 일이야말로 양극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인데.) 정도의 가벼운 교훈을 주는데 사실 애니메이션 스토리만으로 그걸 전달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그렇지만 그럭저럭 잘 해냈다고 본다. 좀 무거운 청소년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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