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 Hound (Paperback)
Frederic P. Miller / Alphascript Publishing / 19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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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이의 시신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애니메이션 치고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시끄러운 곳에서 보는 건 가급적 피하고 볼륨을 높여 듣길 바란다. 주로 내용은 영적 현상과 음모론, 그리고 재개발이 임박한 마을에서 흔히 나오는 괴담을 잘 버무린 애니메이션이다. 사니와가 뭔지도 여기서 알았다. 영매를 뜻하는 신도의 옛날 언어인데, 나중에 이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소녀가 강제로 전달받으려 하게 된다. 딱히 스포일러는 아니라 본다. 애니메이션 설정에서 거의 대놓고 나오니(...) 반전이라 할 만한 요소는 거의 없지만 어른들의 인물 간 관계가 어떤지 잘 보면 흥미로운 사실들이 꽤 발견되니 이에 주목해서 보는 게 좋다. 인과관계가 안 나온다고 평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반전 찾느라 이런 건 놓친 게 아니고?

영이 나온다 해서 무서운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꽤 음산하며, 예고편에서 들리는 짓뭉개진; 음색이 심상치 않게 긴장감을 안겨준다.

 

제목과 대비되게 정신적 증상들을 늘어놓는 게 특이하다. 심리 전문 용어를 자세히 설명해주어서 개인적으로 보는데 불편함은 없고, 그래서 심리학적 지식이 없어도 상관없다고 난 보고 있다. 심리학 박사가 늘어놓는 심리 테스트들은 타로의 영적 능력을 각성시켜 주지만, 사실 그 외에 이렇다할 효과는 없다. 다만 6화에 나오는 '뇌 속의 호문쿨루스'는 시청자의 삶에도 유용할테니 좀 공부하듯이 봐도 나쁘진 않다. 요새 유행하는 인공지능을 위해 뇌과학은 필수 지식에 속하니, 애니메이션에서도 근미래물에서 계속 등장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곤 있지만 2010년도 이후부터는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몰지각스러운 작품들이 대거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그 때 나온 것 중 뇌과학 다룬 건 슈타인즈 게이트와 인그레스 정도...? 그것도 둘 다 게임 원작이잖아. 일본은 2008년도 이후 다들 두뇌가 퇴보라도 된 게 아닐까.) RD 잠뇌조사실 같은 좀 어려운 작품을 보기 위해서 쌓아야 할 기본지식이라 할 수도 있겠다.

기본 설정만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단 주인공은 자각몽을 꾸는데, 일반적으로는 수면 부족 현상이다. 꿈 내용으로 보면 누나를 잃은 데에 대한 충격과 남은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앓고 있는 듯하다. 누나에게 무언가 기가 눌려서 사는 것 같은 기색도 있지만 왜 그런지는 작품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으므로 분석하려 들지 않는 게 좋다. 내 추측으로는 양조장을 물려받는데 대한 어르신들의 타로에 대한 기대가 크니 질투가 나서 압박한 게 아닌가 싶기도. 그리고 심리학에서 보면 타로와 그 누나가 납치되기 전 그 나잇대엔 여자가 남자를 공격하는 게 흔하기도 하다. 흥미로운 건 주인공 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더 고전적인 정신적 현상을 겪는다는 데 있다. (나무위키에서 보면 주인공 타로가 여장을 한 적도 있다는데 난 아무리 이 작품을 봐도 언제 얘가 여장을 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설마 변장한 걸 갖고 얘기하는 건가? 그건 잠입을 위해서인데; 필요 이상으로 예쁘게 그려놓긴 했지만 너무 과장해서 쓴 듯. 나는 무슨 젠더 정체성이나 누나처럼 꾸며서 부모님을 기쁘게 하려고 한 줄 알았네.) 마코토는 자신을 떠나 다른 남자와 새로 시작하는 어머니를 죽이기 위해 잭나이프를 들고 찾아간다. 마사유키는 아버지가 그가 근무하는 연구실의 어떤 여성과 비밀스런 관계를 가지고 있는 걸 알고 영이 되어 그녀를 찾아가지만, 분위기를 보면 왠지 그녀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된 듯하다. 둘을 합쳐보면 영락없이 오이디푸스 현상인데, 아무래도 캐릭터 한 명으로 내세우기엔 너무 뻔해서 나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어머니는 딸을 잃은 충격으로 눈밑이 경련을 일으키는 증세를 보인다. 일단 나무위키에서는 PTSD로 보는데,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PTSD로 인한 틱 장애 혹은 뚜렛증후군으로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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