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뽑은 고려 노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윤성현 지음, 원혜영 그림 / 현암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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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중에서

 

술 팔 집에 술을 사러 가니

그 집 아비가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말씀이 이 집 밖에 나고 들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만 술 바가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같이 허황된 것이 없다

 

 

이젠 다들 아시겠지만 사실 이런 노래 굉장히 좋아합니다(?) 노래 사이의 진한 술 냄새 ㅋㅋ

 

청산별곡은 예전에 노바소닉의 노래를 듣다가 알게 되었다. 그 때는 리듬이 좋아서 자주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온다 ㅋㅋ 시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자동재생이 되니 말이다. 하기사 CD 플레이어를 교복 속에 넣고 수업시간에까지 음악을 들었으니 머릿속에 박힐 수밖에. 그러고보니 그 때 이정현이 부른 단심가도 들었었다. 아마 어떤 곡의 인스트루멘탈 겸 삼은 짧은 노래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중에 아무리 그 곡을 찾아봐도 없어서 아쉬웠다. 요즘엔 유튜브에 가면 언제든지 들을 수 있어서 좋지만. 그러고보면 이렇게 내 90년대 말을 장악했던 노래들 중 두 곡이나 고려 말과 조선 초기를 관통하고 있는데, 그 시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긴 하다. 요즘에는 이런 리메이크(?) 노래 어디 안 나오나. 트롯트도 유행하고 있다고 하고 어제 보니까 텔레비전에 제시도 나오던데 과감하게 이런 복고풍 좀.

 

페북에서 이런 이야기하다가 마야의 진달래꽃 이야기까지 나왔다 ㅋㅋ 오랜만에 복고풍 음악도 들어보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가려 뽑은~ 시리즈 중 한 권인 것 같은데, 다른 시리즈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개인적 소견이 짙으면서도 짧은 설명과 그림이 매우 적절했다고 본다. ​

 

관동별곡 중에서

 

안축

 

선유담 영랑호 신청동 속

푸른 연잎 같은 모래톱 푸른 옥 같은 묏부리 흐릿한 기운 십 리

향내 아득하고 안개 부슬부슬 내리는 유리 같은 물결

아 배 띄우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순채국과 농어회 은실처럼 가늘고 눈같이 희게 썰었네

아 양젖은 그 무엇하리오

 

설악 동쪽 낙산 서쪽 양양 풍경

강선정 상운정 남북으로 마주 섰네

붉은 봉황 붉은 난새 탄 아름다운 신선

아 다투어 거문고 타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고양의 술꾼들 습욱의 연못가 집

아 사철 놀아 봅시다

 

 

관동별곡하면 정철만 생각했는데, 그냥 저 이름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시를 짓는가 보다. 처음 알게 된 시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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