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드보르작 : 첼로 협주곡
드보르작 (Antonin Dvorak) 작곡, 예르비 (Paavo Jarvi) 지휘, 카퓌 / ERATO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가린 게 맞는거냐 싶을 정도로 고어하니 식사 중엔 절대 보지 마시길 바란다.

4분짜리 애니메이션은 보통 안 보지만, 24분 애니메이션들을 이길 만큼 고어가 상당히 강하다기에 봤다. 오프닝 가사도 대놓고 이 애니 보지 말라는 내용이라 흥미를 끌었다. 풀버전으로 계속 들으면 진격의 거인 엔딩 황혼의 새 만큼이나 기분이 나쁘다는 특징이 있다.

1화부터 등장하는 남자애가 있는데, 일단 눈에 난 상처는 둘째치고... 처음엔 아토피인가 싶을 만큼 멍과 상처(담배 린치)가 전신에 나 있다. 내 몸이 다 근질거리는 건 물론이고 저 애니 보면서 밥먹은 게 다시 튀어나올 지경. 그에 대해 굉장히 무관심한 학우들을 보건대 사회의 불감증과 폭력에 대해 눈을 감아버리는 행태에 대해 반박을 가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 (섬뜩한 건 나무위키. 분명히 1화에서 여주도 아버지에게 맞고 살았던 것 같은 환상이 나오는데 맞지 않은 것처럼 나온다. '퓨파라서 맞아도 치유력이 발휘된 것 같다'라는 추측이 뒤에 달려있긴 하지만, 저렇게까지 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한다니 좀 무섭다.) 아무튼 그런 무관심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좀먹는 좀비 바이러스(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 듯. 괴물로 변하기 전에 인간의 환상이 나온다. 뭐 남매의 과거 또한 차마 사회에 대놓고 알리기 힘든 지경이니.)는 전역에 퍼져나간다. 지금은 지진 때 일부 휴교도 하는지라 어떤지 몰라도 학창시절 때 '북한이 침공하거나 전쟁이 일어나도 학교 다니라고 할 것 같다'는 농담을 친구들이 했던 적 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딱 저런 풍경이 될 것 같다. 아무튼 콥스(내장)파티처럼 잔혹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굉장히 윤리적 민감성이 없는 보통 인간들 때문에 더 끔찍한 애니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정의와 수호(마모루)를 외치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까지 정의에 관심이 없는 내용이 나오다니 어찌보면 신선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결말은 상당히 어설픈 편이다. 이렇게 할 거였으면 그냥 아는 남학생이 우연히 여학생을 돕는다는 설정으로 가지 애초 왜 한집에서 같이 가정폭력을 당하는 남매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는지 모를 지경이다(사랑해서 폭행한다? 혹은 근친 설정을 위해?). 오멘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뭔가 인간에게 맞고 살기만 했지 여동생이 선천적으로 나쁘게 굴었다는 설정이 부족하고... 어쨌던 고어 빼곤 전반적인 면에서 실패한 애니메이션이란 건 사실이다. 폭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환상에 사로잡혀있는 듯하다. 말 그대로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나올 만하고, 1쿨짜리의 가치는 없다. 물론 원작도 결말이 용두사미라 할 것까지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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