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Yurikuma Arashi: The Complete Series (유리쿠마 아라시)(한글무자막)(Blu-ray)
Funimation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츠바키 쿠레하가 '시곗바늘이 느리게 간다'고 이야기한 것에 감탄했다. 확실히 애인이 죽은 이후 자기도 따라가고 싶지만 나이가 들어 죽지 못하도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빛이 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느리게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대체로 별볼일 없어지는 나이가 될 수록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그렇게 중요한 나이에 학교에 갖혀 썩어간다는 점이다. 곰의 침략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의미였으나, 어느새 학교는 곰들이 선호하는 먹잇감이 잔뜩 모여 있는 김밥같은 곳으로(...) 변해버렸기에 의미가 없다. 도망칠 곳이 없어진 학생들은 제일 먼저 이를 깨닫고, 린을 닮은 그 여왕님의 지시에 묵묵히 따른다. 마치 단간론파처럼, 희생물을 지정해서 이지메를 시키는 것이다. 전쟁은 옛날부터 나름 인간의 스트레스를 푸는데 본능적으로 도움을 주는 개념이었다.

 

일단 아라시, 즉 폭풍은 이지메처럼 닥쳐온다. 주인공은 어느 여자아이와 사귀고 있다. 친구들은 문제의 그 여자아이가 죽을 때까지 그 일을 묵인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 여자아이가 죽기 전에도 사건은 소리없이 닥쳐왔다. 예를 들면 둘이서 밀회를 즐기던 화단이 망가진다거나.

유리는 다들 알다시피 백합을 뜻한다. 사실 꽃은 기능을 따지고 보면 인간의 성기같은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에선 특히나 백합의 수술(...)이 유독 크고 아름답게 돌출된다. 그걸 곰들이(곰 중 부치에 해당하는 한 마리?가 주인공을 좋아하는 태세다) 핥고 있는데, 너무 선정적이라 블로그에 올렸다간 짤리지 않을까 싶다;

쿠마는 곰이다. 그렇다. 이 애니메이션은 인간 주인공이 명백히 있지만, 인간 사회에 스며든 곰들 또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략 우주에 뿌려진 어떤 매개체로 인해 곰들이 사람이 되기도 하고(웅녀?) 유독 인간고기를 밝히게 된다는 스토리도 가지고 있다. 제법 유식해지기도 해서 만일 특정한 곰이 함부로 인간을 먹는다 판단할 경우 재판을 열기도 하지만, 인간을 먹는 게 뭐가 나쁘냐고 변호사가 워낙 당당하게 주장하는 나머지 판사가 완전 져버린다는 현실(...) 사실 여러모로 곰이 학교 바깥의 세계를 상징하는 듯한 부분이 많다. 덕분에 잔혹한 장면도 상당히 있으니 주의 바란다 ㄷㄷ

선생님의 정체가 흥미롭다. 우테나에서도 그랬지만 이 감독은 질투라는 감정을 상당히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어릴 때 로리콘과 사랑에 빠졌는데 성장해가니까 막상 그 로리콘이 떠나려 해서 비뚤어졌다고... 아무리 인간 말고 다른 동물은 성장이 빠르다지만 애기때부터 사귀는 게 말이 되냐 이 로리콘 ㅅㄲ야 ㅋㅋㅋ

그런데 여기서 나온 상자의 개념을 그대로 해석하자면 '시간의 정지'인데 우테나에서도 저것과 똑같은, 관처럼 생긴 상자(서랍)이 등장한다. 설마설마했지만 그럼 우테나의 학교는 시간이 정지해서 무한으로 학생으로 있을 수 있는 상자 안인 거고 이사장은 핵심 인물인 건가 ㄷ

페친이 루루를 상당히 싫어하던데 난 루루를 욕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살인 방조도 어차피 결과적으로 보면 살인이긴 하고, 얘네의 관계상 그런 식으로 긴코가 숨겨버리면 어차피 맺어져도 금방 다시 둘 중 하나가 떠나버릴 것 같다. 섹시네들은 루루가 질투 때문에 다 된 밥에 초쳐놨다(?) 하지만 난 꼭 질투 때문에 긴코의 비밀을 만천하에 까발리진 않았을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의 좋아함을 지키기 위한 마음 어느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

전반적으로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평가는 별로 안 좋은 듯하다. 아무래도 펭귄드럼과 좀 많이 비교되는 면은 있다. 난이도도 높은 편. 결말이 좀 아쉽다. 쿠레하와 긴코가 사람과 곰의 모습으로서 서로 좋아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아무리 곰이 사람을 먹으니 무리라고 하지만, 예전에 늑대와 양이 친구되는 애니도 나오지 않았었나?

P.S 유리쿠마 아라시 7화는 어디서나 영상에 오류가 있어서 인터넷으로 볼 수 없다. 다만 유튜브에 영어로 더빙된 게 있는데 화질도 흐릿하고 일단 겁나 빠르다(...) 자막도 없어서 영어 잘 못하시는 분들은 보기 힘드실 듯. 난 일단 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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