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카슈미르
비두 비놋 초프라 감독, 프레이티 진타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최근의 여느 애니메이션 극장판과는 달리 제대로 2시간이 넘는 작품이다. 아무래도 플라네타리안 TV판이 있다보니 대충 그 이후의 줄거리를 다루고 있다. 물론 TV판 내용도 조금 다루고 있다. 이런 작품은 장단점이 있는데, TV판 내용을 본 사람에겐 지루하지만 바로 극장판을 보는 사람들에겐 이해가 쉽다는 점이다. 근데 솔직히 이럴거면 뭐하러 TV판을 만들었... 그래도 주인공의 과거라거나 로봇과의 전투에서 소소하게 잘린 부분이 있으니, 극장판만 보지 말고 일단 TV판부터 보고 오시길 바란다. 여전히 웅앵웅앵 말투는 맘에 들지 않으며 박살이 나(...) 서서히 고장나는 유메미의 모습을 좀 더 세심히 다루지 못한 건 아쉽다. 심지어 대사도 잘라버렸더라; 여하튼 그 이후로 많은 시간이 지나고,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된다. 모습을 보면 여전히 백화점 직원 로봇에게서 뽑은 그 데이터칩을 가지고 그것이 호환되는 기계를 찾아 전세계를 돌아다니녔는데,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기계를 만들 사람도 모자라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기계도 수명이 다해가서 호환이 되는 것들마저 얼마 되지 못할텐데 말이다. 아무튼 눈은 오는데 무거운 예나 씨까지 썰매에 이고지며 절룩절룩(아무래도 옛날에 큰 로봇과 전투를 벌일 때 큰 돌에 깔렸던 다리는 결국 절단해야 했었나 보다.) 계속 길을 가던 주인공은 기력이 다해 쓰러지나, 어느 동네 아이들이 우연히 그를 발견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그는 동네의 장로(사람들이 살고 있는 피난처가 성당이었고, 제복처럼 보이는 웃옷을 두른 걸 보니 핵폭탄 난사가 일어나기 전엔 수녀였던 것으로 보인다.)와 이야기하며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아 암막을 만들어달라고 한 뒤 별을 보여주는데, 그들 또한 매우 관심을 보인다.

일단 여기선 천국을 둘로 나눠달라는 유메미의 소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만일 인공지능이 감정이 있다면 종교에서는 로봇에게 포교를 할 것인가? 적어도 원칙적으로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나 기독교에겐 불가능하다. 로봇은 신의 창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창조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녀의 소원에 공감해주기가 어렵다. 자비를 강조하는 불교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난 남주의 선택이 맘에 든다. 별에 대한 안내는 별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일이지, 로봇이 사람들에게 버림받아가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라 본다. 플라네타리움이 문을 닫는 밤까지, 심지어 인간들이 오지 않을 때도 쉬지 않고 일했던 유메미에게는 조금 더 휴식이 필요했다. 남주에게는 죽을 때 가지고 갈 추억이 필요했다. 그것으로 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어른들이란 참... 구글이 영생프로젝트 한다는데 난 반대한다. 세상에는 미친 놈들이 많아서 나이들고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전수할 것도 딸리는 인간들은 노망걸리기 전에 어서 다 뒤져야한다.

P.S 엔딩 노래 다 나오고 맨 끝에 쿠키영상(?)이 있으니 꼭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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