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 1313일의 기다림
이경태 외 지음 / 북콤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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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로 고통을 당한 모든 아이의 유족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하나님의 진리가 이 땅에 이뤄지도록 인도해주셔서 진실이, 모든 것들이 빨리 파헤쳐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고, 그런 와중에 하나님께서 모든 유족의 마음을 위로해주시옵소서."



 


 

이거 읽고 책속의 한줄에 글 썼더니 3분 후에 점확히 이 부분을 따서 올리신 분이 또 계시더라. 같은 시간에 같은 글을 읽고 같은 부분이 좋다고 써서 같은 앱에 올렸다니. 너무 신기한 체험이었다.


표지도 밝았고,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5년 정도 지났으니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페이크였다. 낚였다고 할까. 읽으면서 여전히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특히 가족구성원의 시신을 찾지 못해 점점 마음도 몸도 무너져가는 다른 가족들 이야기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자신들은 세금 잡아먹는 인간이 아니며 욕심이 없고 순수하다는 말을 했다고 하니 죄스러운 기분까지 들었다. 우리나라 오지랖이 언제부터 이렇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수준까지 왔나.

 

책을 읽던 중 해경청장만 헬기를 타고 갔고 세월호 사건 피해자들은 배만 3번 바꿔타며 육지로 향해 이동하다 숨졌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 정도면 일부러 사건의 피해자들을 죽여 무언가의 비밀을 입막음하려 했다는 여러 음모론들도 신빙성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진상이 다 밝혀졌음 한다.

건강하던 할머니가 시름시름 앓았다. 영인이를 키운 할머니였다. 방학이 되면 영인이는 늘 할머니를 찾아갔다. 혼자 버스를 타고 강원도까지. 겨울에는 산에서 나무를 해 마당 한쪽에 쌓아두었다. 2013년 겨울 영인이가 해놓은 나무가 2014년 4월에도 남아있었다. (...) 여섯 번의 항암 치료 끝에 결국 2017년 2월 할머니는 떠났다.




 

내가 전전전남친과 헤어진 게 매우 안전이별이라 생각되는게, 이 놈은 세월호에서 구조된 학생들이 웃었다느니, 걔네들도 분명 학교에서 누굴 왕따시켰을 거라느니 그걸 주제로 소설을 써본다느니 떠들어댔었음. 그래서 니 할머니는 잘 챙겨드리니? 장작 팰 줄은 알고?


최근엔 (컴퓨터 말고) 무언가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인재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가 이렇게 어이없이 인재를 잃었구나 싶다. 그 나이에 장작 팰 줄 아는 사람은 드물텐데.

서울대공원을 걷고, 평택에서 영화를 보고, 안성에 와서 대림동산에 들렀다. 다리가 아파 벤치에 앉았는데 청년이 "잠시만 기다려보라"며 슈퍼 쪽을 향해 걸어갔다. 잠시 후 돌아온 그의 손엔 아이스크림 하나가 들려 있었다.


'두 개도 아니고 하나야?'


자세히 보니 '쌍쌍바'. 덩치 큰 청년은 톡 하고 아이스크림을 반으로 갈라 한쪽을 건넸다.


(...) 그렇게 시작된 연애. 두 사람은 1986년 3월 23일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여행지는 제주도였다.



아니 왜 하필 ㅠㅠ 너무 기가막힌 사연이라 올렸다.

 

부스럭, 바스락, 찌르륵, 짹짹, 깍깍. 산을 올라가면서 듣는 소리지만 오늘따라 낙엽과 풀벌레 소리, 새소리가 모여 한 편의 오케스트라 하모니를 연출하는 듯 소리가 풍성하다. 요즘은 매일 산에 다니며, 산중턱 어느 바위에 돌탑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얼마나 돌탑을 높게 쌓아야 아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인상깊은 구절에 올린 것과 똑같은, 현철 군 아버지의 편지에서 발췌했다. 전부 아이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잘 배어난 글들이다. 상당히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은데... 여러 구절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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