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계단 - 이러한 모든 것들이 감정이었습니다.
김준산.조하나 지음 / 페이퍼르네상스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분노, 사랑, 욕망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높은 차원에 속해. 놀라운 감정들이지. 그러나 이 세 가지 감정은 모두 위험해. 차원이 높을수록 강렬한 힘을 발휘하니까. 따라서 이 세 가지 감정은 혁명의 도구가 되기도 해. 혁명의 에너지는 분노와 사랑과 욕망이 작동한 결과지.



 


 

위에서 주장허듯이, 책에서는 혁명을 하기 위해선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상형의 가닥이 잡혀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성실히 일하되 다양한 것들에 도전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마음껏 부대껴보는 사람이랄까. 또한 싸우지 않고 지내고 싶다던가, 그런 쓸데없는 계약관계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피하라 조언도 하고 있다. 20대들이 보기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되려 사랑은 싸움이란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이 세계가 무언가 잘못되어 있음 투쟁해서 올바름을 쟁취해내야 하는 게 아닌가? 마찬가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한다면 싸워서 막아야 한다고 본다. 일상적인 전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 기세도 없는 인간은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소꿉놀이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로가 사랑의 투쟁을 시작하려는 순간 어느 한 쪽이 그 무대를 내려가려 극단적인 폭력을 취하거나 비겁하게 도망간다면, 그건 사랑이 식어버린 거지.

 

이런 글을 남기는 거 보면 2년 쉬다보니 이제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것 같다. 일도 하고, 독서모임은 너무 역겨워서 가기 싫지만 종교생활에서 뭔가 내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나서보겠다. 가능하다면 연애도 하고 싶다. 우선 살을 빼야 하겠지만. 이 책이 꾸준히 듣는 두철수 방송과 함께 내 활력소가 되었다. 물론 시험 공부에도 일부 도움이 되었고.

 

두철수 팟캐스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듣고 있다. 그 후 여러 감정이 섞여 뭐라고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가족을 중요시하는 방송인지라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편이지만, 그것과 청취자들에 대한 느닷없는 공격 및 몇 가지 문제되는 발언들을 제외한다면(대다수인가? 아무튼 현재만 챙기면 되지 고종 다음의 왕이 누군지 굳이 알아야 하나 난 의문이다. 태정태세문단세는 지식이라기보단 퀴즈상식에 더 가까울 거 같은데.) 나같이 철학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철학을 쉽게 톺아볼 수 있는 방송이기에 그냥 흘려듣듯이 하고 있다. 이 방송이 아니었다면 내가 바흐친이나 에티카 책을 읽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이 분들의 책도 꾸준히 구입해서 보는 중이다. 이미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라는 책을 읽긴 했지만, 여하튼 동양 철학인 사단칠정이 초반에 있어서 반가움을 느꼈다.

 

문학계에 관한, 아니 거의 모든 글 쓰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 있을 때 두철수의 칼날은 상당히 명쾌하다. 그러나 반론할 것도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기대승은 퇴계 이황처럼 정계에 나가 직접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떡고물(?)만 취하려는 사람을 안타까워하는 동시에 사농공상에 차별을 두려는 성리학자들을 본능적으로 막으려 할 뿐이었지 본격적으로 개인의 감정이 이성을 이길 수 있다고 하진 않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또한 새로운 사랑이 항상 전여친 혹은 전남친과의 사랑을 치유하리라 보장할 순 없어도 미미하게나마 효과는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연애 경험치를 쌓으려 할 뿐이지 단순히 기쁨을 지속시키려 계속 연애하는 건 아닌 듯하다. 사람마다의 관점차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맘에 걸린다. 예를 들어 싸우지 말자는 건 단순히 자신이 상처받기 싫다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화목하게 살고 싶다는 제스쳐일 수도 있다. 이들이 과연 메뚜기와 일지매는 새움출판사가 번역한 이방인 소설처럼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광고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용해 상품을 팔고, 미디어는 감정의 심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보다 어떤 경향으로 조건 없이 받아들이도록 이용하지.


감정을 평면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술수야. 감정에 대한 보편적 이해는 입체적 이해야. 감정 작용을 힘의 밀도에 따라 분류해야 해.



 


 

동감한다. 최근 SNS 광고를 보고 물품을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내 감정을 평면화시킨 미디어에 힘입어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똑같이 된 마음이 광고에 의해 현혹되었다는 증거다.

 

영화관을 생각해봐.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지. 그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똑같은 걸 느끼러 가. 감정이 감각을 통해 발전되어야 하는데 매개된 형식들 속에서만 수용되고 있잖아. 이런 집단적 감정으론 우리 몸의 감정 수용체인 감각을 바꿀 수가 없어. 이건 감정의 훈련이 아니지.



 


 

근데 난 아침에도 2시간 걸었고 이후 밤에도 거의 2시간 걸을 예정이기 때문에 ㅇㅇ 그렇지만 저자가 말하는 바는 내가 개그콘서트 안 보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 언제부턴가 영화관도 잘 안 가게 되더라.

 

포켓몬에 펄기아와 디아루가라는 전설의 포켓몬이 각기 다른 중력의 공간을 지배하고 있어. 그런데 아르세우스라는 거대 포켓몬이 침범하면서 공간의 균형이 엉켜 서로 싸우게 되잖아. 같은 공간 속 서로 다른 중력에 살았는데 우연한 돌발적인 침범으로 세계의 균형이 깨진 것이지.


일본 만화엔 간혹 엄청난 과학적 상상력이 동원되는데, 포켓몬에서는 중력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다중 세계론이란 신과학 이론이 등장하는 거지.



 


 

다중세계란 평행우주를 말하기도 한다. 너의 이름은이나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주된 내용으로 출현하기도 하지만, 포켓몬스터나 아리아에서처럼 에피소드 중 하나로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더욱 친절한 설명과 명확한 예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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